2026년 10월 24일 토
인물

“사랑은 장애를 뛰어 넘는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1급 지적장애인 김영훈 형제 예수제자학교(JDS) 수료

 

 

“세상의 시선, 한계의 벽을 깨고 일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소망을 발견했습니다.”

지난 8일, 1급 지적장애인 김영훈 형제(예수사랑부, 35세)가 예수제자학교(이하 JDS)를 수료하자 어머니 김영희 권사(서초C공동체)가 한 고백이다.

김영훈 형제는 14기 JDS 양재 저녁반을 당당하게 졸업했다. 일반 성도들도 과정이 길고 과제가 많아서 수료가 쉽지 않다는 JDS 과정을 묵묵하게 해냈다. 그 뒤에는 장애를 뛰어 넘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품어준 14기 JDS 양재 저녁반 학생들의 사랑이 숨어 있었다.

/ 이소정 기자 s2868@onnuri.org

 

▶ 14기 JDS 양재 저녁반 식구들과 함께(왼쪽부터 김영희 권사, 김도균 목사, 김영훈 형제, 김준홍 장로, 백홍기 장로, 오범규 팀장).

 
 

‘사랑은 마음속에서 자란다’는 속담이 있다. 사랑은 같이 생활하면서 마음속에서 움트고 자라난다는 의미다. 이 속담처럼 김영훈 형제와 14기 JDS 양재 저녁반 학생들은 6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먹고 마셨다. 김영훈 형제의 부모인 김준홍 장로와 김영희 권사는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14기 JDS 양재 저녁반 학생들은 오히려 “김영훈 형제 덕분에 하나님의 사랑을 더 크고 깊이 느꼈다”며 공을 돌렸다.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에는 꽃향기가 가득했다.

1급 지적장애인 김영훈 형제가 JDS 과정을 수료한 것 자체가 기적이자 선물이다. 그러나 그의 부모 김준홍 장로, 김영희 권사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하나 더 있다. 아들이 다시 한 번 세상으로 나오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난 35년 동안의 우여곡절을 보상받은 기분이 들었다.

 

 

지쳐있던 삶에 생기가…

 

 

김영훈 형제는 지적장애 1급이다. 지적장애는 지능, 지적, 인지 능력과 심리적, 사회적 적응 능력이 부족해서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발달장애를 말한다. 그 어떤 보석보다 반짝이는 눈망울을 가진 김영훈 형제에게 장애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김영훈 형제가 세살 무렵이었다.

“걷는 것이 느리고 말하는 것도 느리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갔는데…”

청천벽력이었다. 지적장애가 의심된다는 의사의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아들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드리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 아프고 수없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10여 넘게 방황했다. 김영희 권사는 수치심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집에만 있었고, 김준홍 장로는 그 상처와 아픔을 세상의 쾌락으로 채우려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 부부와 김영훈 형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김영희 권사에게 둘째 아이가 생겼다. 불안하고 또 걱정이 되었다. 둘째 아이도 큰 아들처럼 장애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당시 위층에 살던 부부가 김 권사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싶다고 했다. 김 권사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제안을 수락했다. 신기하게 그들 부부의 기도를 받고 있으면 평안이 찾아왔다. 둘째인 딸 한나도 건강하게 태어났다. 위층 살던 부부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 교회에도 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말씀에 사로잡혔다.

“제자들이 예수께 물었습니다. ‘랍비여,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의 죄 때문입니까.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이 사람의 죄도,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 드러내시려는 것이다”(요 9:2~3).

꼭 필요한 평안과 위로가 임했다. 아들에게도 아주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교회를 다닐수록 아들을 위한 공동체가 필요했는데 때마침 지인을 통해 사랑부를 소개받고 1998년 온누리교회에 등록했다.

온 가족이 사랑부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회복을 경험했다. 이듬해 김영훈 형제는 사랑챔버에서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쳐있던 삶에 생기가 넘쳤다. 믿지 않는 친척들이 구원을 받는 축복도 누렸다.

“불심과 유교사상이 강했던 우리 집안 식구들이 교회에서 회복된 우리 부부와 영훈이를 보면서 교회에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김준홍 장로는 벌써 20년 가까이 장애인 부서를 섬기고 있다. 사랑부 부모회 회장을 시작으로 장애인부서 담당 장로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섬겼는데 그 원동력은 아들이었다.

“사실 장애가 있는 아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아들 덕분에 제가 축복을 받았더라고요.”

 

 

장애를 넘어 희망을 보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1급 장애인 김영훈 형제가 JDS 과정을 수료한 것은 수료 이상의 의미가 있다. 김영훈 형제가 다시 한 번 세상 속으로 나설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사실 김영훈 형제의 부모도 아들이 JDS 과정을 수료할 거라고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JDS 양재 저녁반 오범규 팀장의 적극적인 권면과 평소 사랑챔버 활동을 열심히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욕심을 냈다. 7년 동안 JDS 간사로 섬긴 이숙경 권사가 김영훈 형제의 큐티와 과제를 일대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도 용기를 내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숙경 권사의 도움은 절대적이었다. 이 권사는 약속대로 김영훈 형제의 둘도 없는 동역자가 되어주었다. 큐티를 할 때면 말씀을 쓸 수 있도록 도왔고, 독후감을 내야 할 때면 책의 제목과 목차를 함께 쓰면서 김영훈 형제가 내용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권사의 헌신 덕분에시간이 지날수록 김영훈 형제가 놀랍게 성장했다. JDS 훈련 이후 김영훈 형제의 말수가 부쩍 늘었다.

“영훈이가 처음에는 의사표현을 매우 짧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덧붙여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발표하는 시간을 통해서 자신감도 생겼고요.”

JDS의 꽃인 여름 아웃리치는 김영훈 형제와 부모에게 잊지 못할 최고의 선물이었다. 사실 아웃리치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영훈이가 가족 외에 다른 사람들과 해외 아웃리치를 간 적이 없다보니까 다른 팀원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걱정되더라고요.”

걱정과 달리 김영훈 형제는 정말 씩씩했다. 아웃리치 사전 모임부터 사역까지 모든 활동에 참석했다. 아웃리치 가는 날 가장 먼저 짐을 챙긴 것도 김영훈 형제였다. 일주일 동안의 캄보디아 아웃리치를 다녀온 이후에는 표정까지 밝아졌다. 김영훈 형제와 함께 캄보디아 아웃리치를 다녀온 팀원들에게도 뜻 깊은 기억으로 남았다. 함께 아웃리치를 다녀 온 이경민 집사는 “배려하고, 사랑할수록 그 사랑이 배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14기 JDS 양재 저녁반 담당 김도균 목사는 김영훈 형제와 함께한 JDS 과정의 의미를 이렇게 되새겼다.

“김영훈 형제와 함께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고 나누는 훈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훈 형제는 지금 양재 온누리교회 2부 예배 안내봉사를 하고 있다. 일대일 제자양육도 받을 예정이다. 김영희 권사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14기 JDS 양재 저녁반 학생들의 사랑 덕분이라고 고백했다.

“JDS 훈련기간 6개월이 우리 가족에게는 지난 35년 동안의 세월을 보상받는 것처럼 큰 축복이었어요. 사랑만 있다면 장애를 넘어 우리 영훈이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14기 JDS 양재 저녁반 식구들께

 

“여러분은 아름다운 주님의 제자이십니다”

 

 

안녕하세요. 영훈이 엄마 김영희 권사입니다. 영훈이가 JDS 과정을 수료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14기 JDS 양재 저녁반 식구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보여 주신 그 사랑에 힘입어 올해부터 영훈이가 양재 2부 예배 안내봉사자로 섬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새신자 교육과정을 마치고 곧 일대일 제자양육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훈이가 다녀 온 캄보디아 아웃리치가 제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캄보디아 아웃리치는 영훈이가 세상 밖으로 한발자국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영훈이와 함께 캄보디아 아웃리치를 다녀온 팀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영훈이를 자녀같이, 조카같이, 형제같이 돌봐주시고, 격려와 사랑으로 힘이 되어주시고, 믿음의 식구가 되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릅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분들을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14기 JDS 양재 저녁반 입학부터 수료식까지 영훈이의 손과 발이 되어준 이숙경, 오재홍 간사님 부부께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우리 영훈이가 어려운 문턱을 넘어 축복된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훈이의 삶에 중요한 획을 그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과의 만남과 교제를 통해 영훈이가 기쁨을 얻고 감성이 풍성해진 것을 봅니다. 영훈이에게 큰 선물을 주신 14기 JDS 양재 저녁반 식구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주님의 제자이십니다. 앞으로 주 안에서 더 큰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드러내는 예수님의 참된 제자의 삶을 살아가기를 축복합니다.

/ 김영희 권사(서초C공동체)

작성자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