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차세대

섬김은 늘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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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부서 교사 20년, 교만한 내가 변화되는 시간
발달 장애인 위한 헌신 … 직업도 바꿨다

 

흔히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자연이 바뀔 만큼 긴 시간이라는 의미다. 서빙고 온누리교회 사랑부에는 강산이 두 번 바뀌도록 그 자리에서 묵묵히 섬긴 교사가 있다. 유승진 교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년은 하나님께서 교만한 나를 예수님의 일꾼으로 빚어가는 시간입니다”
그의 섬김은 끝이 없다. 늘 진행 중이다. 자신이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감으로 가득한 그를 만났다.

 

“나의 구원자, 나의 주님”

 

서빙고 온누리교회 사랑부는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장애인 학생들이 모인 공동체이다. 대부분 발달장애인들이다. 사랑부 교사로 섬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쉽지 않은 섬김을 20년 동안 꾸준히 했다는 것이 놀랍다. 유승진 교사 스스로도 놀라는 눈치다.
“사랑부 교사 생활을 10년 정도 할 때까지 제가 성실한 탓에 섬길 수 있었다고 착각을 했어요. 그런데 내가 얼마나 사랑이 부족한 사람인지를 알고 난 이후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하나님은 날마다 제게 부족한 사랑을 차고 넘치도록 채워주셨어요.”
그를 변화시킨 음성도 들려주셨다.
“네가 부족한걸 알지만 그래도 너를 선택했다”
그는 이 음성을 듣고 큰 힘과 용기를 얻었다. 지체들과의 끈끈한 관계도 한몫했다. 사랑부 교사로 섬기다 사랑부 전도사가 된 김종영 전도사와 부서 교사들과의 교제와 나눔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물이다. 아내의 중보기도도 큰 힘이 되었다. 그의 아내도 차세대 영아부를 8년 섬기고, 올해부터는 중등부를 섬기고 있다. 그 남편에 그 아내다.
위기가 있었다. 8년 전 천안으로 직장을 옮기게 됐다. 주변에서 직장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그러나 이사를 가면 사랑부 섬김을 내려놓아야 했다. 한번 내려놓으면 다시 섬기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갈등을 많이 했다. 하나님께 매달렸다. 하나님의 응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출퇴근을 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때 그 응답이 유 교사를 꼭 붙잡아줬다.
그가 사랑부를 섬기게 된 것은 무엇보다 아내의 역할이 크다. 그는 불교신자였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직장 동기에게 아내를 소개받았는데 아내는 모태신앙이었다. 처음에는 하나님 밖에 모르는 순수한 아내가 신기했다. 아내가 만난 하나님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염려도 있었다.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한다는 것이 마음의 큰 짐이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하나님은 그를 구원하셨다.
아내와 6년을 교제하고 결혼했다. 아내의 도움으로 예수님을 더 깊이 만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예수님을 나의 구원자,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하게 됐다.
유 교사는 아내와 결혼하기 1년 전부터 함께 3부 성가대를 섬겼다. 그러다 성가대를 잠시 쉬고 있었는데 아내가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아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수락했다.
차세대 영아부부터 탐방을 했다. 가장 마음이 끌리는 부서를 선택하기 위해서였다. 복도에서 만난 성도에게 영아부가 어디냐고 물어 찾아갔다. 들어가자 좁은 방에서 교사와 어린 학생들이 있었는데 뛰고, 넘어지며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유 교사는 굉장히 당황했다고 한다. 그곳은 영아부가 아니라 사랑부였기 때문이다.
요즘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남자 교사가 귀했다. 유 교사의 사정을 들은 사랑부 코치와 교사는 다른 부서는 가볼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일부터 사랑부 학생을 섬기라면서 학생들을 맡겼다. 그는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황당한 일이었다면서 웃었다.

 

그가 사랑부에서 사는 세상

 
사랑부를 섬기기 전에는 장애인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평소 장애인 학생들에 대한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사랑부를 섬기면서 장애인 학생들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만드신 걸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장애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방법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장애 학생들의 순수함, 부모의 한결같은 자식사랑을 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깨닫게 되었다.
사랑부에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대다수다.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어렵다.
“학생이 앉아 있는 휠체어를 옮기다 보면 육체적으로 힘들어요. 여름캠프 같이 밖으로 나가면 다치기 쉽기 때문에 매순간 긴장하게 되지요. 그것보다 더 어려운 점은 사랑부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섬김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것에요.”
장애 학생이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서 옆 학생의 예배를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마다 그는 고민을 한다. 교과서적인 판단기준으로 통제를 할 것인가, 아니면 장애 학생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예배를 드리게 도와줄 것인가를 말이다. 그는 그때마다 학교에서 장애아동이 일주일 동안 힘든 통제를 받았을 것을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학생에게 크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 주일이라도 편안하게 예배를 드리도록 도와주는 쪽으로 선택한다.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학생들이 영이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깊이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늘 되새긴다.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사랑을 잘 전달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장애 학생들은 애교를 부리거나 표현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어느 날 사랑부를 졸업한 장애 학생을 우연히 길에서 만났다. 그 학생이 “아~ 유승진 선생님이다”며 인사했다. 내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다니…. 가슴 찡한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또 장애 학생의 부모가 그에게 따뜻한 눈빛과 미소를 보내줄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져요. 부족한 섬김에 죄송할 따름이에요.”
사랑부는 유 교사에게 참 많은 변화를 주었다. 그는 보건학과 환경을 전공한 과학도다. 하지만 사랑부를 섬기면서 8년 전 직장을 바꿨다. 하나님이 그에게 장애 학생에 대한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다.
“발달 장애 학생들에게 환경적인 요인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어요.”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으로

 

그도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당신이 지쳐서(누군가 널 위하여)’ 찬양을 부른다. 그러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위로가 된다. 이 찬양을 부르고 있으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장모님이다.
“저의 지혜부족과 연약함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장모님이 생각나요.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장모님을 보고 저도 누군가를 위해 중보기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가 의지하는 말씀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섬김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그 다운 말씀이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
그에게는 25년 동안 응답을 간절히 기다리는 기도제목이 있다. 팔십이 넘은 어머니의 구원이 바로 그것이다.
“제 기도가 부족해서 아직 응답받지 못했어요. 1년 동안 투병하시던 아버지께서는 소천하기 일주일 전에 주님을 영접하셨는데 어머니는 아직이에요. 성도님들께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사랑부를 위한 중보기도 요청도 잊지 않았다.
“20대 튼튼한 청년들이 사랑부 교사로 많이 헌신하도록 기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문의: 010-2890-1707, jyoung107@hanmail.net
/ 김현준 기자 khj@onnuri.org

작성자  김남원 기자 one@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