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대행진서 만난 정영열 장로, 권능․지혜 선교사 “하나 되는 마음으로 16일 함께 했죠”
평화대행진서 만난 정영열 장로, 권능․지혜 선교사
발이 붓고 터져도 끝까지 걸은 정영열 장로
행진 종료를 이틀 앞둔 22일(목). 열정과 패기로 지칠 줄 모르는 젊은 참가자들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얼굴이 있다. 반바지에 노란 평화대행진 조끼를 입고 힘차게 걷는 그는 내일모레 칠순을 앞둔 정영열 장로(68)다. 청년들에게서 발산되는 긍정적 에너지를 한껏 입고 걷고 있다는 그의 고백이 귀했다.
‘발이 퉁퉁 불어 터 고통스럽지만 함께 걷는 청년들을 보니 하나님께서 오히려 힘을 주신다.’ 청년들과 같이 걸으면서도 뒤처지지 않았던 그의 고백이다.
정영열 장로는 지금까지 14일 동안 약 280km 행진을 해왔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평소 등산을 통해 체력을 단련해 다행이라고 웃었다. 이날 일정은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군에서부터 파주시 적성면까지 25km의 여정. 정 장로는 일행의 가장 뒷자리에 서서 따랐다. 그는 이 시간이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기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했다.
사실 그가 처음부터 평화대행진에 참여할 생각은 아니었다. 당초 평화대행진 담당이던 홍범식 장로가 미얀마 아웃리치에 가야하는 바람에 부탁을 받았다. 부담되고 걱정스러웠지만 순종하기로 했다. 예상대로 첫날부터 힘이 부쳤다. 초반에는 30km씩 걷는 빡빡한 일정에 구토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그도 역시 발에 물집이 터지고 퉁퉁 부었지만 절뚝거리며 걸었다.
힘에 겨웠지만 신기하게도 둘쨋날부터 그의 마음에 감사가 들어왔다. 잘해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때부터 기도했다. 혼자 조용히 걸으며 이 자리에 참여하기까지 자신의 삶이 어떠했는지 되돌아보면서 회개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입에서 감사가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 그는 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의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행군을 마치고 쉬는 시간이면 청년들이 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장로님, 장로님’하며 반기고 안부를 묻는다. 정 장로는 청년들과 함께 철책선을 걷고, 북한 땅을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웃었다.
든든한 백(Back) 권능․지혜 선교사 부부
16일 동안 힘찬 행진을 하다보면 생각지 못한 부상도 있기 마련. 이번 평화대행진에는 의사, 간호사 부부가 참가자들의 뒤를 든든하게 커버했다. 바로 권능, 지혜 선교사 부부다.
여권 갱신을 하러 왔던 고국. 8월 1일 출국 예정이었던 부부는 2000선교본부 도육환 목사의 요청에 의해 일정을 27일로 변경하고 평화대행진 팀에 합류했다. 이번 시간을 통해 부부는 남북이 하나 되기에 앞서 우리 안에 하나 됨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했다.
부부는 북한의 어린 아이들을 돕고 선교지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사역을 감당해왔다. 이번 기간에도 청년들과 함께 걷다가 청년들이 지치기 시작하는 오후에는 의료차량에서 물집을 짜거나 소독하는 것을 도왔다. 온누리교회와 CCC가 함께하다보니 인원수가 많아져 치료실도 배정받을 수 없어 마치 야전병원처럼 밖에서 펜라이트와 랜턴을 하나 들고 청년들을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한 부상이나 중도에 포기하는 이 없이 모든 사람이 완주하고 있어 기쁘고 감사하다 했다.
부부는 특히 물집을 짜고 치료를 하는 가운데 하나님 마음을 많이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교회와 선교단체, 남한친구들과 북한친구들이 이 기간에 연합할 수 없다면 통일은 어떤 의미에서 축복이 아닌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것. 부부는 “우리가 의료로 섬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덧붙였다.
“이제 우리가 우리의 은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더 이상 동쪽에서 서쪽이 아닌 남쪽에서 북쪽으로, 신의주와 초산, 나진선봉에 있는 우암리까지 사랑과 평화의 신을 신고 걸을 수 있는 시절이 올 것을 기대하며 준비해야 합니다.”
‘블레싱 한반도’를 외치며 걷는 청년들을 보며 부부는 통일을 짊어지고 가야할 세대인 청년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세대를 초월한 섬김과 사랑과 하나됨을 보여준 것 같다며 행복해했다.
/ 정지은 기자 jji@onnuri.org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