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세요!"
“그녀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세요!”
여성노숙인들의 자활 돕는 ‘열린여성센터’
잘 몰라서 그렇지 우리가 섬기고 기도해야 할 사역지가 너무 많다. 알려져 있지 않은 사역지와 시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미자립교회,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선교사와 선교지, 소외된 이웃 등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 우리가 도와야 할 또 하나의 이웃과 사역지가 있다. 바로 여성노숙인들과 여성노숙인들을 위한 쉼터 ‘열린여성센터’다. 수많은 여성노숙인들이 폭력과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열린여성센터는 위기에 처한 여성노숙인들이 보호받고, 자립심을 길러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귀한 일을 함께해 줄 동역자들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 홍하영 기자 hha0@onnuri.org
“여기가 열린여성센터인가요?”
주택과 원룸이 가득한 굽이진 골목길을 따라 조금 걸어 들어가면 홍제내 2길 66-10이 나온다. 간판이 없어서 얼핏 보면 일반 원룸과 다를 바 없지만 이곳이 바로 여성노숙인들을 위한 쉼터 ‘열린여성센터’다.
열린여성센터는 사단법인 열린복지의 산하시설이다. 사단법인 열린복지는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어울려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고 있는 기관이다. 열린여성센터에서는 여성노숙인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5층 건물인데 정원이 30명이다. 잠잘 곳이 없는 여성노숙인들과 모자가정 세 가정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열린여성센터에서는 여성노숙인들에게 숙식제공은 물론이고, 심리상담, 무료진료 연계 등 보호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문화체험 나들이, 자활서비스 정보제공, 신용회복 지원, 임대주택 입주지원 등 기초적인 복지와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누군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용산역이나 서울역, 고속버스터미널 등지에 가보면 노숙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2016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대책’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노숙인이 1만 1,340명이나 된다. 그 중에서 여성노숙인이 25.8%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노숙인들이 적지 않은데 왜 눈에 잘 띄지 않는 걸까?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게 되는 온갖 폭력과 위협을 피해서 숨어 지내기 때문이다. 대다수 여성노숙인들이 장애인 화장실이나 PC방 등지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또 다른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노숙인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범죄가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노숙인들은 남성노숙인들에 비해 성범죄나 구타, 가혹행위 등 각종 범죄에 너무 쉽게 노출되고 있다. 노숙 생활 중에 경험한 성추행과 성폭행 피해 비율이 7.2%나 된다. 남성(0.5%)보다 14배나 높다. 구타나 가혹 행위도 여성노숙인(10.7%)이 남성노숙인(7.3%)보다 높다.
여성노숙인들은 자신을 건드리는 남성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머리를 짧게 자르기도 한다. 남성노숙인이 많은 쉼터는 무서워서 들어갈 엄두도 조차 내지 못한다.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으면 쪽방에 들어갈 수 있지만 그곳 역시 안전하지 않다. 속옷도 입지 않고 복도를 돌아다니는 남성들 사이에서 숨죽이고 살아야 한다. 이 같은 위험한 상황을 피해서 여성노숙인들은 시설과 병원, 음식점 등을 전전하며 숨어 지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녀들은 왜 이토록 위험한 노숙생활을 하게 됐을까? 폭력을 피해 또 다른 폭력이 가득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경우가 많다. 여성노숙인 대부분이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집을 뛰쳐나왔다. 여성노숙인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그녀들이 있다’에 나오는 60대 강 모씨 역시 가정폭력 피해자다. 남편의 구타도 모자라 시부모와 시동생, 동서, 시누이에게까지 맞았다. 그들이 왜 때리는지 그 이유조차 알지 못했다. 아홉 살 된 자식이 해코지 당할까 봐 그저 맞기만 했다. 자식이 성인이 된 다음 남편과 이혼했다. 그 지옥 같은 집에서 벗어났지만 돈이 없어서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가정폭력 뿐만 아니라 경제적 자립이 힘든 여성들의 현실이 그녀들을 거리로 내몰기도 한다. 집을 나와 고시원에서 생활하다 월세가 밀려 쫓겨나는 여성들도 있다. 찜질방이나 PC방에서 근근이 버텨보지만 비용을 낼 수가 없어 노숙생활을 하게 된 경우도 있다.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생활했는데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나오는 여성들도 있다. 살려고 집을 뛰쳐나온 그녀들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다. 누군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따뜻한 보호자
열린여성센터는 여성노숙인들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보금자리를 제공해주는 가장 따뜻한 보호자다. 열린여성센터에서는 여성노숙인들에게 전문 상담과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노숙인 대부분이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수많은 여성노숙인들이 불안과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고, 양극성 장애나 조현병 등을 앓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열린여성센터에서는 마음이 아픈 여성노숙인들에게 정기적인 심리상담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전문상담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숙식제공부터 시작해서 일자리 지원, 문화체험 나들이, 건강교육, 신용회복 지원, 임대주택 입주지원, 자격증 취득반(바리스타, 요양 보호사, 조리사 등) 등 까지 도울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많은 여성노숙인들이 열린여성센터에서 보살핌을 받으면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다.
김세영 사회복지사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여성노숙인들을 볼 때마다 이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어요. 정신질환을 가진 친구였는데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폭행 때문에 열린여성센터에 오게 됐어요. 이곳에 와서도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세 번이나 퇴소를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건강관리부터 돈 관리 하는 법,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까지 도왔어요. 그랬더니 조금씩 변하더라고요. 지금은 열린복지의 다른 주거시설에 거주하고 있는데 사회성도 많이 좋아지고, 제과제빵자격증도 취득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연락이 끊겼던 엄마와 연락이 닿아서 같이 살 계획도 세우고 있더라고요. 스스로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까 참 뿌듯하더라고요.”
우리가 열린여성센터와 함께 여성노숙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후원금을 보내는 방법이다. 후원금은 열린여성센터 시설 운영과 여성노숙인들의 재활과 자활을 돕는데 사용된다. 물품후원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옷과 신발, 가방 등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은 여성노숙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비누, 세제, 치약 화장품 같은 생필품들도 큰 보탬이 된다. 문화생활에 도움이 되는 티켓이나 도서, 운동용품, 가전제품 등도 후원할 수 있다. 이 귀한 일을 함께 할 자원봉사자도 필요하다. 홈페이지(www.homelessness.or.kr)나 블로그, 카페에서 재능을 기부할 수도 있다.
김세영 사회복지사가 온누리교회 성도들에게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어떤 도움이든 다 좋습니다. 열린여성센터에 오셔서 선생님(여성노숙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십시오. 열린여성센터를 위해서 기도도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녀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세요.”
후원/봉사문의: 02-704-5395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6-301-251526 (열린여성센터)
작성자 홍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