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깔창 생리대, 문화 소외, 결식아동…
이 시대 저소득층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현실을 드러내는 말이다. 그들이 겪고 있는 한숨 나오는 현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다. 저소득층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당연한 것들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부모의 온전한 사랑은 두말할 것도 없고, 기초적인 욕구조차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경제적 결핍에 허우적대고 있다. 그들의 눈물을 누가 닦아줘야 할까? 교회와 크리스천이다. 그렇다면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우리가 어떻게 품고 도울 수 있을까? 온누리복지재단 산하시설 ‘군포시청소년쉼터 하나로’(이하 군포 하나로)를 찾아가 그 방법을 물었다.
/ 홍하영 기자 hha0@onnuri.org

한 아이가 군포하나로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 벽면에 꿈의 날개를 그리고 있다.
“뭐가 이렇게 비싸?”
생리대가 가득 쌓여 있는 마트 진열장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생리대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핸드폰 계산기를 두드리는 일도 허다하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서성이며 고민하다 생리대 하나를 집어 든다. 유쾌하지 않은 이 일을 한 달에 한 번 겪어야만 한다. 이 유쾌하지 않은 일상이 불쾌함을 넘어 두려움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실제 저소득층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비싼 생리대는 공포의 대상이다.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위생용품인 생리대가 엄청난 사치품이 될 수도 있다. 오죽 돈이 없었으면 비싼 생리대 대신 신발 깔창이나 여러 겹 포갠 휴지로 생리대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생리기간이 되면 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학교에 아예 가지 않는 청소년들도 있다.
저소득층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성장기를 보내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시력에 맞는 안경을 구매해서 불편을 해소하지만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안경하나 맞추는 것이 꿈같은 일인 경우가 있다. 안경 맞출 돈이 없어서 눈을 잔뜩 찌푸려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학교급식 먹는 것조차 눈치가 보인다. 나라의 도움으로 무상급식이 제공되고 있지만 저소득층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마저도 방학이 되면 사라진다. 그때부터는 끼니를 때울 방법이 없어서 배를 곯아야 한다. 21세기에 배곯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기 있다.
누구나 쉽게 즐기는 영화 관람도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누군가는 쉽게 쓸 수 있는 단돈 만 원이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며칠 동 생계를 이어가야 할 생활비이기 때문이다.
여러 매스컴에서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눈물 나는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수많은 단체와 기관, 개인들이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청소년복지지원법도 개정 되어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생리대와 안경 등을 후원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들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만들어졌다. 이제는 방학이 되어도 끼니를 걱정하지 않도록 방학 동안에도 맛있는 급식이 지원된다.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꼭 해야 할 일
하지만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한 가지 도움이 더 필요하다.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꼭 해줘야할 일이다. 바로 ‘정서적, 영적 지원’이다.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온전한 돌봄과 사랑을 받아 본적이 없거나 받지 못하고 있다. 군포 하나로 부속시설 꿈의 집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아이들 대부분은 수급가정,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저소득층 가정이다. 그 아이들 대부분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
믿음이(가명,12)네는 다문화가정이다. 아빠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한국말이 서툰 엄마는 믿음이의 학교생활에 큰 도움을 줄 수 없다. 마음 둘 곳 하나 없는 믿음이는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 어린 애가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믿음이에게는 따뜻한 어른들의 사랑과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된 소망이(가명)는 매일 집에 늦게 들어오시는 부모님을 기다리며 혼자 시간을 보낸다. 소망이의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기 때문에 거의 매일 혼자 있고, 식사도 제대로 챙겨먹을 수 없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소망이가 하는 일이라고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것 밖에 없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소망이의 언어는 도저히 초등학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거칠다. 소망이에게도 함께 시간을 보내주면서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집을 나와 군포 하나로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랑이(가명,18)는 “두 번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학대를 받고 집에서 뛰쳐나온 사랑이는 군포 하나로에 와서도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지냈기 때문이다. 군포 하나로를 찾아온 봉사자들에게도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꿈의 집 지역아동센터 이화자 센터장은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해줄 수 있는 친형제나 부모 같은 어른들이 정말 급하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재능기부, 멘토, 학업 지원 등 정말 다양한 봉사분야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다. 그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해야 한다. 김형근 소장(군포 하나로)은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돕기 전에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좋은 마음으로 봉사하러 왔다가 오히려 상처 받고 가는 봉사자들이 종종 계세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툴툴대고, 수업 시간에 5분도 못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이 당황하고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그럼에도 불두하고 그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 ‘내가 상처 받아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웃음).”
마음의 준비가 단단히 되었다면 그 다음은 긍휼한 마음을 품고 실천해야 한다.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 대부분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별로 없다.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술이나 음악 등 예체능을 공부를 하고 싶은데 가정이나 기관이 지원해줄만한 형편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때 예체능 분야에 달란트를 가진 성도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미술에 달란트가 있는 성도들이 미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줄 수 있고,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는 음악적인 재능을 가진 성도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특별한 달란트가 있어야만 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필요하다. 박희망 형제(가명,28)는 군포 하나로에서 생활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범죄에 가담했을 정도로 그 지역에서 유명한 문제아였다. 장애가 있는 부모님 밑에서 생활하면서 방황을 참 많이 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대형마트에서 착실하게 일하고 있다. 부모님도 모시고 살고 있다. 박희망 형제는 정말 많이 밝아졌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가 이렇게 변화할 수 있었던 비결은 믿어주고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준 어른들 덕분이었다.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지역아동센터나 청소년 쉼터에서 봉사하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는 각 지역마다 설치 되어있다.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방과 후 학습, 생활지원, 현장학습 등을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 쉼터는 보호가 필요한 가출 청소년이나 학교 밖 청소년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상담서비스, 자립지원서비스, 학업지원 등의 서비스들을 지원하고 있다.
문의: 031-399-7997(군포 하나로)
작성자 홍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