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공동체 모잠비크 아웃리치 - 까뗌베에서 만난 사람들
지난 8월 13일부터 20일까지 서대문공동체 열명이 모잠비크 아웃리치를 다녀왔다. 이반석, 최순덕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까뗌베(Catembe)땅을 밟고 온 그들은 이제 한 번 더 무릎 꿇는다. 그 땅 향한 하나님 마음을 더 깊이 알기 위해, 자신 향한 하나님 음성을 더 잘 듣기 위해.아웃리치 왕초보들, 그러나...7월 20일 준비 모임 / 서대문공동체가 모잠비크 아웃리치 준비 모임을 시작한 것은 7월 13일. 이후 준비 상황을 나누고 아웃리치를 위해 기도하며 매주 모였다. 멤버의 평균 연령은 사십대 후반, 게다가 대부분 아웃리치 초보들... 먼 나라 모잠비크로 가는 여정이 만만치만은 않을 듯 싶은데, 그 열정은 이십대 청년을 능가한다. 기도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그림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었다.8월 8일 파송예배 / 저녁 7시 30분, 파송예배를 드리려고 교회 유아실에 공동체 식구들 30여 명이 모였다. 떠나는 이들과 남는 이들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 손신국 전도사는 마태복음 4장 23절 말씀을 전했다. “예수님의 사역은 가르치고 전파하고 치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이 세 가지 사역을 흉내라도 내보려 합니다. 내가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며 나아갑시다.” 우여곡절 끝에 가게 된 이들의 바람과 사정상 갈 수 없는 이들의 격려가 오갔다. 떠나는 사람들의 어깨에 손을 얹고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8월 12일 짐 꾸리기 / 여행가방 12개 분량의 짐을 쌌다 풀었다 하기를 여러 번. 옷으로 가득 채웠다가 뒤늦게 의료품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의료품을 구해 다시 나눠 넣느라 벌어진 일이다. 다른 공동체에서 오신 ‘짐 꾸리기 전문가’ 집사님이 팔을 걷어부치셨고, 덕분에 짐은 깔끔하게 완성! 매일 저녁 아웃리치를 위한 기도 모임이 열렸던 집사님 댁 마룻바닥에는 가방의 바퀴 자국이 훈장처럼 남았다.복음 담은 의약품, 사랑 담은 풍선 8월 14일 긴장 감돈 마푸토 공항 /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에 도착한 것은 한국을 떠난 지 약 스물다섯 시간이 지난 뒤였다. 17시간의 비행에 홍콩과 요하네스버그에서 갈아타느라 보낸 시간이 8시간... 설레임으로 상기됐던 얼굴들이 피곤으로 녹초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마푸토 공항에서 세관에게 붙잡혀 잔뜩 긴장했던 탓에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히 기진맥진했다. 7월 24일에 성동광진 공동체, 7월 31일에 JDS가 다녀간 후 세 번째로 들이닥친 단체 손님인지라 모잠비크 공항 측에서 의심을 한 것이다. 선교사가 공항 사무실에 붙잡혀 있는 두어 시간 동안, 일행은 피곤도 잊은 채 나직히 찬송가만 읊조렸다. 결국 짐가방 몇 개를 풀어 보이고 이반석 선교사를 공항에 남겨 둔 채 먼저 출발, 사역지인 까뗌베로 향했다(다행히 비자 문제는 잘 해결되었다). “제가 서대문공동체 출신이에요. 서대문공동체에서 이렇게 여기까지 와 주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둘러앉은 자리에서 최순덕 선교사는 목이 메었다. 중보기도자를 세워 달라고 하나님께 매달리던 터라 이들의 방문이 더욱 반갑고 감사했던 것이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겁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이반석 선교사의 고백을 들으며 아프리카에서의 첫 밤을 맞았다.8월 15~16일 몰려든 환자들, 명랑한 아이들 / 이반석·최순덕 선교사가 세운 온누리미션상업고등학교와 에피토시중학교에서 의료 사역과 전도 사역을 했다. 상업고등학교에서 7킬로미터 떨어진 에피토시중학교로 가는 길은 가깝고도 멀었다. 낡은 대형 트럭을 타고 달리다 보니 입을 열 수 없을 정도로 모래 먼지가 심하게 일었고, 첫날 돌아오는 길에는 그마저도 멈춰 버렸다. 모래 길에 바퀴가 빠졌기 때문이다. 발이 푹푹 빠지는 길을 한참 걸은 후에야 다른 트럭을 빌려 탈 수 있었다. 중학교에 도착한 팀원들은 각자 흩어져 준비해 간 학용품을 나눠 주고 포르투갈어로 된 사영리를 펼쳐 들었다. 롱가어가 생활어인 이들이기에 의사소통이 쉽지는 않았지만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다. 외워 간 몇 마디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려는 팀원들의 노력에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 또한 진지해진다. 이방인들이 열심을 다하여 전하는 복음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책상 앞에 앉아 의약품을 배급하는 간호사 두 사람 앞에는 환자들이 끊이질 않았다. 이른 아침에 20m였던 줄이 종일 그 상태 그대로... 하루 동안 17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수지침 사역을 펼친 집사님 책상 앞도 사정은 마찬가지. 오가는 길에 집 한 채 보기 힘들었는데 어디서 그렇게 모여드는지 신기할 뿐이다. 그들은 맨발로 두세 시간 씩은 보통으로 걸어다니는 모양이다. 오랜 내전으로 많은 남자들이 죽고 여자들만 남은 사회 상황과 일을 여자가 도맡아 하는 관습 때문인지 환자들은 대부분 여자들이다. 관절염, 두통, 위염 증상을 가장 많이 호소하고 아이들은 비위생적인 환경때문에 생긴 피부병이 많다. 몇몇 팀원들은 줄서 있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붙잡았다. “데우스 떼 아마(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데우스 떼 아벤쇼우(하나님이 당신을 축복하십니다)”를 말해 주며 기도하던 입에서 뜨거운 방언이 터져나오고, 그 영혼 향한 안타까움과 사랑이 전해져 주름진 흑인 여인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악몽을 꾸고 가슴이 아프다는 이들에게는 약보다도 기도가 더 특효약일 듯 싶다. 아이들에게는 형형색색 풍선이 단연 인기다. 왕관 모양을 만들어 머리에 씌워 주자 무표정하던 얼굴이 금방 환해지며 성큼 앞으로 다가온다. 저녁 집회도 아이들의 명랑함으로 순식간에 분위기 업! 어떤 노래든 쉽게 따라 부르고 리듬에 맞춰 춤도 잘 추는 이들의 음악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느새 현지인들과 팀원들 모두의 얼굴에는 같은 미소가 번지고 같은 목소리로 “예호바 이 므네(좋으신 하나님)”를 목청껏 불러 본다.손 전도사의 ‘다윗과 골리앗’ 설교 후, 창세기 스토리를 영화화한 성화를 상영했다. 우리의 예상과는 반대로 이곳 아이들은 아직 애니메이션보다 실제 사람이 나오는 영화를 더 좋아한단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에피토시중학교에서는 발전기를 돌려 영화(포르투갈어)를 올렸다. 상업고등학교에서는 여러 번 영화를 보여 줬지만 이곳에서는 영화 상영이 처음인지라 어른들까지 다 모였다. 영화에 빠져든 이들은 상영 시간 내내 쥐죽은 듯 조용하다.밤 늦은 시간 숙소 뒤뜰에서는 대하, 랍스터 파티가 열렸다. 바다를 접한 나라 모잠비크는 수산물이 풍부하다고 하더니, 그 크기나 맛이 한국산의 몇 배다. 은하수 선명한 하늘 아래, 하루의 고단함을 그분 앞에 내려 놓는다. 아카펠라 예배, 하나가 된 예배8월 17일 씨미 교회 / 이반석 선교사가 섬기고 있는 씨미(Nsime) 교회로 향했다. 이 선교사가 까뗌베 지역에서 재건축해 준 다섯 교회 중 첫 번째 교회다. 스위스 여선교사 루이스 페르나도(Louese Perrenoud)가 세우고 순교했던 이 눈물의 교회를 이반석 선교사가 99년도에 새로 지었다. 가장 아끼는 까풀라(여자들이 치마처럼 두르는 것)를 한껏 차려입고 오는 여인네들이 최 선교사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최 선교사도 이날은 그들처럼 까풀라를 둘렀다. 이 선교사가 시작 종을 울리자, 아이들, 여자들, 남자들이 각각 구분해 앉는다. 아웃리치 팀원들의 특송과 인사가 있었고 교회 리더가 나와 이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표했다. 예배는 1부, 2부로 나뉘어 드렸다. 1부는 선교사가 전한 방식 그대로 경건한 장로교 예배였고 2부는 그들만의 방식대로 춤과 노래가 있는 예배였다. 흥겨운 아프리카 리듬에 맞춰 타원으로 돌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무반주의 아름다운 아카펠라가 즉석에서 예배당을 가득 채운다. 먼 나라에서 온 이들을 환영하는 그들의 화음이 너무나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8월 20일 돌아옴 / 한국에 돌아온 날은 계속되던 비가 잠깐 그쳤을 때였다. 많은 비가 내렸다는 얘기에 가물어 메마른 아프리카 땅이 떠올랐다. 안타까움, 아쉬움과 함께.8월 28일 개강예배 / 저녁 7시 30분, 한동홀에서 서대문공동체 식구들이 다시 모였다. 개강예배를 드리는 이 자리에서 모잠비크 아웃리치 보고가 있었다. “아웃리치 기간 동안 여러분의 띠기도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열명만 모잠비크를 갔다 온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함께 하셨습니다.” “우리에겐 아주 작은 일이 그곳에서는 큰 일임을 보고 왔습니다. 그 땅 그 아이들을 함께 품고 기도합시다.”모잠비크 영상과 사진을 보며 서대문 공동체는 하나가 되었다. 아웃리치는 그들의 모잠비크 사랑에 불을 붙였을 뿐만 아니라 서로 연합하여 한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다. 여름이 저무는 이때, 그들 안에는 같은 꿈, 새로운 꿈이 고개를 들고 있다. / 김현정(2천선교·홍보) jeong917@netian.com 손신국 전도사 인터뷰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최소한 7박 8일의 시간을 내야 한다는 것이 직장인들에게는 큰 부담이었고, 장시간의 비행도 건강이 안 좋으신 분들에게는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장로님의 적극적인 지지와 다락방장들의 찬성으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멤버 대부분이 아웃리치가 처음이었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모두 100% 순종하셨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된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하나님은 낮은 자들을 높이시고 약함을 들어 쓰시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교회를 보고 왔습니다. 선교사님들 두 분이 교회였고 그곳 아이들도 교회였으며 같이 간 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교회였습니다. 하나님 향한 마음을 가진 자들이 곧 교회임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서대문공동체는 모잠비크의 이반석·최순덕 선교사님과 계속 교제할 것입니다. 또 바자를 통해 온누리미션상업고등학교 채플실 건축 헌금을 할 예정입니다. 내 안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비전교회의 그림도 떠올랐습니다. 아프리카 땅 전체를 놓고 볼 때 많은 가능성을 가진 곳입니다. 아프리카를 밟고 오게 하신 하나님 뜻을 계속 구하고 기도할 것입니다.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