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기독교 세계관으로 살아가기-직장] 직장은 하나님의 훈련장

기독교 세계관으로 살아가기-직장
 
직장은 하나님의 훈련장
 
젊을 때 계획한 커리어에서 벗어난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루하루 출근하는 시간이 얼마나 괴로울까? 필자도 계획과 많이 다르게 진행된 직장 초년생 업무에 방황했다. 하지만 돌아봤더니 그렇게 헤맸던 시간이 결국은 하나님이 인도하신 길이었음에 감사하다. 나에게 직장은 성공을 좇는 곳이라기보다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게끔 훈련받아서 하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곳이다.
필자는 교수가 되고 싶어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교수를 직업으로 하지는 못했다. 주어진 상황에 순응해서 기업의 경제 연구소에서 일했다. 처음 배치된 부서는 전공과 조금 거리가 있는 거시경제 동향분석팀이었다. 경제성장률과 환율, 금리 등의 거시경제지표들의 흐름을 체크하고, 모니터링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주요 업무였다. 보고서를 작성했더니 언론이 인용하면서 라디오나 TV 인터뷰를 할 때도 있었다. 비슷한 주제를 계속 연구하다 보니 어느새 그 분야 전문가 소리를 듣게 되었고, 강의할 기회도 생겼다. 회사에서 주최하는 포럼 기획과 진행을 책임지는 일도 했다. 
그동안 했던 일들을 돌아보며 신기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내가 잘하지 못했던 일들, 나의 약점으로 생각했던 일들을 했다는 점이다. 전부 자신 없어서 겁을 먹었던 일들이었다.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환율과 금리 등을 다루는 거시경제학 과목은 F를 두 번이나 맞고 세 번째 수강하면서 겨우 마쳤었다. 보고서도 최대한 쉽게 작성해야 했다. 솔직히 필자를 포함한 많은 박사가 자신의 글이 멋있게 보이려고 현학적인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그러나 필자가 근무했던 연구원에서는 중학교 2학년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글을 다듬는 훈련을 했다. TV 인터뷰도 거쳐야 할 관문이었다. 말을 두서없이 하기로 유명했던 내가 스무 장 분량의 보고서를 15초 이내로 요약해서 말했다.
내가 꿈꾸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고 있을 때는 일이 일로만 보였다. 업무를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로 봤을 때 세상과 회사에 불만이 가득했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가정에까지 끌고 들어왔었다. 당시 집안 분위기가 매우 끔찍했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죄인을 새벽기도로 부르시고, 기다려주신 덕분에 바로 설 수 있었다. 성공과 성취를 위해 발버둥 쳤지만 잘되지 않아서 힘들어할 때 하나님이 예비하신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 기도 시간을 가지려고 힘썼다. 나를 나보다 훨씬 잘 아시는 하나님은 나 자신과 내가 잘하는 것들을 내려놓기를 원하셨다. 하나님은 나 중심으로 행동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하셨다.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훈련을 시키셨다. 내가 가진 지식과 노하우를 타인에게 그대로 주장하고 주입하기보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잘 이해하고 소화하는 방법을 개발하라고 하셨다. 훈련 기간이 너무 길어서 불만이기는 하다. ‘이렇게 훈련해서 하나님은 나를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하고 싶으신 것일까?’, ‘세상에서의 일과 직업은 크리스천에게 어떤 의미와 위상을 지녀야 할까?’, ‘크리스천이 다니고 있는 직장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는 중에 위안을 주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단서를 찾았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직장에서의 일, 즉 직업을 ‘소명’이라고 했다. 그는 성직자에게만 쓰였던 단어 ‘베루프(Beruf, 소명)’를 일반 직업을 나타내는 단어에 처음 사용했다. 루터는 직업이 단순한 ‘노동’(Arbeit)이 아니라 ‘소명’(Beruf)임을 천명했다. 또 그는 <고린도전서>에 자주 나오는 ‘부르심’이라는 단어를 ‘직업’을 의미하는 베루프로 번역해서 ‘직업이란 소명(부르심)과 같으며,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임을 강조했다. 하나님이 나를 지금의 직장, 일터로 부르신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 이유를 깨달으려고 노력하고, 하나님이 나를 통해서 직장에서 이루려는 목적을 위해 힘써야 한다. 
크리스천은 사회적인 의미에서 성공해야 한다. 이는 성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성공의 길을 걷게 된다는 의미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의 성공을 위해서 중보기도에 힘써야 한다. 크리스천은 직장에서 반짝반짝 빛나야 한다. 크리스천이 있으므로 주변이 편해야 한다. 관계 측면에서 불필요한 긴장감이 조성된다면 해소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마음이 불편한 말을 듣더라도 욱하지 말고 참아야 한다. 나 자신이 끊임없이 죽어야 한다. 인내하면 바보가 된 것 같지만, 주변에서 그렇게 참는 모습을 인정해 주는 날이 온다. 승진해서 리더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마치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준 것과 같이 팀원들을 계속 섬겨야 한다. 직장에서 하나님의 정의를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어떠한 일이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옳은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은 매우 힘들다. 조용히 있으면 편하겠지만, 하나님은 크리스천이 직장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있으라고 하지 않으신다. 크리스천이 있는 직장은 더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부조리와 부패가 없어져야 한다. 경영은 더 합리적이어야 하고, 결과와 함께 과정도 동등하게 중요시되어야 한다. 
교회에서의 하나님의 일, 직장에서의 세상의 일을 구분하지 않고, 직장에서 하나님의 일을 하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찬사와 축복을 드린다. 때로는 나의 달란트가 세상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그 과정 역시 하나님이 부르신 방법과 계획이다. 밝은 빛과 복음을 세상 사람들 앞에 비추기 위해 마련하신 하나님의 훈련장에서 우수 요원으로 거듭나는 은혜와 축복이 있기를 기도한다. 
/ 홍준표 성도(온누리세계관학교, 서빙고공동체)
 

작성자  김다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