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말씀 해설]"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 1:16)
맛있는 말씀 해설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 1:16)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 1:16)
룻기서는 총 4장 85절로 구성된 매우 짧은 내용이다. 게다가 45절도 대화 내용이 주를 이룰 정도로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박진감 넘친다. 룻기는 6주 동안 보리와 밀의 추수기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독일의 괴테는 “성경 가운데 룻기만큼 감동적인 사랑이야기를 읽어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극찬한 바 있다. 룻기는 중세 때부터 다섯 두루마리 축제 절기에 포함되어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읽히곤 했다(아가서는 유월절, 룻기는 오순절, 전도서는 장막절, 애가는 예루살렘 멸망일인 주전 596년 아브월 9일, 에스더는 부림절).
어떻게 한 개인의 불행한 가족사가 우리에게 커다란 은혜와 감동을 주는 정경(正經)으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이를 알기 위해 룻기의 배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룻기는 모압 여인 룻이 베들레헴 지방의 이스라엘 가정에 시집오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행복하기만 했던 가정이 10년쯤 지난 시점에 정확히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과 두 아들 말론과 기룐을 차례대로 잃는 비극이 발생한다. 이 일로 하루 아침에 세 과부(시어머니 나오미와 그녀의 자부 오르바와 룻)만 남게 된다. 어느 날 나오미는 이 절망스러운 상황을 잊고자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워하던 나오미가 며느리들을 불러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살 것을 권면한다. 이에 오르바는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룻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시어머니 나오미를 홀로 두고 떠날 수 없어서 끝까지 함께 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선사한다(룻 1:16~17). 여기서 독자들이 은혜를 받긴 하지만, 궁금증이 유발되는 대목이다. 모압 며느리 룻이 시어머니를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 다른 자부 오르바와 달리 끝까지 신앙을 선택했기 때문에 룻기가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아니면 남편 엘리멜렉과 두 아들을 잃은 시어머니를 인간적으로 측은하게 여긴 룻의 특별한 효성(孝誠)이 작용해 문학적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것일까? 둘 다 틀리다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룻기가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감동을 주는 까닭은 그것을 넘어 한 이방 여인 믿음의 선택이 다윗 왕조를 일으켜 세우고, 그 다윗의 후손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가 오셔서 온 인류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한 해석이다. 룻기가 구속사적으로 볼 때 절망과 희망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사사시대는 300년 동안 온갖 우상숭배와 타락으로 영적인 어둠 가운데 있었다. 룻기는 똑같은 사사시대에서 영적인 희망을 제시하고, 다윗 왕조를 내다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룻의 선택과 결단은 평범하지 않다. 비범한 은혜의 결정이었다. 따라서 룻기는 우리 모두에게 효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 있다. 모든 구약적 이야기가 반드시 신약의 예표나 그림자로서만 해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약 성도들의 삶의 자리가 오실 메시아의 통치와 다스림을 앞서 보여주는 사건 내지는 선취적인 사례(illustration)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히브리서 기자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며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 11:1~2)고 말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사사시대에 한 가정의 슬픔도 외면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사랑과 변하지 않는 신실함(헤세드)을 구속사의 관점에서 엿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나오미 가족은 친족 구원법인 고엘제도(kinsman redemption)를 통해서 기업 무를 자 보아스를 섭리 가운데 만나게 되어 새로운 인생을 출발한다. 룻기 4장 17~22절에서 보이듯 믿음으로 살아간 룻은 가족사와 다윗의 왕조사,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보여주고 있기에 정경(正經)적인 가치가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것이다.
/ 김상수 목사(대전온누리교회)
작성자 정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