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년의 시간을 거슬러(남양주 캠퍼스 – 터키 아웃리치)
남양주 캠퍼스 – 터키 아웃리치
터키는 초대교회의 배경이 되는 곳이자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가 있던 소아시아 지역이 바로 터키 서부이다. 그래서 터키에 다녀오는 것을 성지순례라고까지 얘기한다. 그만큼 넓은 터키 도처에는 기독교와 직,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유물과 유적이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경험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그에 따른 경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 이전에도 나는 터키를 한차례 방문했었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처음의 여운이 잊히지 않아 가정을 꾸리면 아내와 함께 다시 찾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던 차에 1년차 결혼기념일 일정과 아웃리치가 겹치는 것을 보며 아내를 설득해 함께 팀에 지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원하고 나서 비행기를 타기까지 망설임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긴 일정으로 인한 업무의 부재, 답이 없는 재정, 아내의 육체적 연약함 등에서부터 집안의 대소사와 심지어는 터키의 반정부시위 기사까지 갈등을 키웠다. 결국 아웃리치를 포기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백상욱 목사님의 부드럽지만 영향력 있는 권유와 설득, 지원에 힘입어 터키행 비행기에 막바지로 탑승할 수 있었다. 아웃리치와 선교는 혼자 지는 짐이 아닌 가족공동체 안에서 함께한다는 사실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였고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는 내가 속한 이곳이 얼마나 복된 곳인지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두 번이나 보내신 목적
이번 아웃리치는 두 가지의 목표가 있었다. 바울이 형제들을 다시 방문하려는 마음으로 2차 전도여행을 시작한 것처럼 남양주 소속이었다가 선교사로 파송된 이영광, 이찬양 선교사님을 방문하여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고, 성지순례를 통해 초대교회의 흔적과 발자취를 밟으며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고 그 땅의 무너진 신앙의 터를 다시 회복해달라고 기도하는 땅밟기 사역이 두 번째 목표였다.
선교사님들은 에스키세힐이라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그보다 더 아름답게 꾸며진 하늘광장 교회를 섬기고 계셨다. 아름답게 꾸며진 교회 건물도 인상적이었지만 더욱 은혜가 되었던 것은 현지인 성도와 현지어로 진행되는 예배. 비록 가사를 이해하진 못했지만 성령의 기름부으심을 느낄 수 있었고 백상욱 목사님의 통역된 설교를 듣는 회중들의 몰입과 진지함 속에서 마치 초대교회의 열심이 재연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현지교회지원 사역이 끝나고 진행된 소아시아 일곱 교회 지역 땅밟기는 버스로도 그 이동거리와 시간이 상당했다. 각각의 지역을 다니면서 그 옛날 복음의 열정 하나만을 가지고 광활한 지역을 맨발로 이동했을 선조들의 열심이 느껴졌다. 각 지역에 도착할 때마다 지역과 관련된 성경말씀을 찾고, 배경을 배우면서 이천년 동안 성경 위로 켜켜이 쌓인 먼지를 한 겹 치우는 것만 같았다. 언어의 현장감은 다소 약하게 느껴졌던 성경말씀이 다시 이천년 전으로 돌아간 듯 귀에 생생하게 들려왔다. 초대교회를 향한 칭찬과 책망의 말씀들이 여전한 권위와 생명력을 갖고 선포되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다. 동굴과 지하로 숨어들면서까지 신앙을 지켰던 선조들의 흔적은 남아있지만 정작 오늘날 터키 기독교의 현주소는 너무 미약한 것을 보며 이 땅의 영혼들을 위해 흘린 사도들의 땀과 눈물의 수고가 허망하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허망함은 허무함과는 달랐다. 절망이 아니라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자극이라 믿는다. 그 땅에 예수님의 복음이 전해지는 일에 기도와 관심을 기울이는 것. 너무나 당연하지만 당연해서 실천하기 어려운 바로 그것이 허무함을 채우는 길이며 나를 터키 땅에 두 번씩이나 보내신 하나님의 목적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끝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선교사님의 마지막 인사가 하나님의 음성처럼 선하다. 부디 이곳에서의 경험을 오랫동안 잊지 말아달라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분주한 일상이 시작되었지만, 선교사님의 당부처럼 일상에 치여 그곳을 잊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의 기억이 오랫동안 일상을 새롭게 하게 되기를 소원한다.
/ 정진만 간사(남양주 온누리교회)
작성자 온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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