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 일
사역

온누리교회 창립 21주년 기념 특집 | 르포: 네팔-‘세계의 지붕을 복음으로 덮어라’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네팔

하나님께서 복으로 주신 천혜의 자연, 경이롭고 아름다운 히말라야사랑하기에 아름답게 지으신 네팔을 통하여 찬양받길 원하시는 하나님

연재1. ‘살아있는 신’까지 만들어 섬기는 나라, 네팔2.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네팔3. 네팔에 Acts29 비전을 세우는 사람들

서울에서 카트만두까지는 멀었다. 아직 직행 노선이 없기 때문이다. 어둑새벽에 집을 나섰는데 다시 어둑해질 무렵에야 카트만두 공항에 다다를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네팔은 여느 도시와는 달랐다. 히말라야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카트만두는 모노톤의 희미한 전등불만이 어둠을 걷어 내고 있었다. 그 차분한 톤이 무척 편하게 느껴졌다.

 카투만두는 네팔의 상징이다. 네팔의 수도이지만 고층 빌딩 하나 없다. 시내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힌두사원과 불교사원이 줄지어 있다. 2천3백만 명이 넘는 네팔 인구 중 약 150만이 카트만두에 모여 산다.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은 히말라야 산줄기 군데군데에서 촌락을 이루어 어울러 산다. 가파른 산줄기에 있는 계단식 밭을 하루에도 몇 차례 오르락내리락하는 산골 사람들에게 카트만두는 희망의 땅이요, 동경의 땅이다.

미소가 아름다운 네팔 사람들 다음 날 아침 마주한 카트만두는 전혀 다른 판이었다. 서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처럼 카트만두의 아침은 부산했다. 해가 뜨기도 전에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몇 번이나 폐차되고도 남았을 낡은 차에서 뿜어내는 매연 때문에 아녀자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머플러로 입을 가리고 다닌다. 좁은 도로에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릭샤, 그리고 사람과 개와 소가 뒤엉켜 그지없이 복잡하다. 중앙선이 없어 대부분의 차량이 가운데로 달리다가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서로 비켜난다. 경적 소리는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그런데도 어느 한 사람 얼굴 붉히지 않는다. 네팔 사람들의 표정은 해맑고 느긋하다. 모두들 네팔 사람들 특유의 그 아름다운 미소를 띠며 만나는 사람마다 ‘나마스테’ 아침 인사를 나눈다. 그 해답을 네팔 제2의 도시이자 세계적인 휴양 도시인 포카라에서 찾을 수 있었다.

천상낙원과 같은 도시, ‘포카라’

포카라는 산과 호수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마치 천상낙원과 같은 도시다. 포카라의 상징은 안나푸르나(Annapurna)와 마차푸차레(Machapuchare), 그리고 페와 호수다. 8천미터 이상 높이의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포카라의 중심부에 페와 호수가 있다. 페와 호수는 만년설을 품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맥, 험준한 계곡, 눈 녹은 물이 모여서 만들어진 투명한 호수다. ‘호수’를 뜻하는 네팔어 ‘Pokhari’에서 ‘포카라’라는 지명이 지어졌듯이 폐와 호수는 네팔 사람들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곳에 국왕의 별장이 세워져 있다. 그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페와 호수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연봉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페와 호수에 비친 마차푸차레, 바람이 일렁이는 물살과 구름으로 인해 희미하게 보이는 만년설이 덮힌 마차푸차레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페와 호수의 잔잔한 수면을 닮은 듯 평화롭다. 해발 6천미터에 달하는 마차푸차레는 포카라 어느 곳에서나 바라 볼 수 있는 뾰족한 모양이 인상적인 산이다. 눈이 쌓이지 못하고 쓸려 내려갈 정도로 워낙 가파르기 때문에 히말라야 산맥 중 유일하게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네팔 사람들은 인적이 미치지 못하는 이 산을 신성시한다.  경이로운 산간마을 풍경

설산과 장엄한 자연에 대한 깊은 동경으로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나섰다. 언젠가 한 번 쯤은 꼭 가고 싶었던 히말라야를 밟게 된 것이다. 긴 시간 여행을 할 수 없기에 1박2일의 일정으로 포카라를 출발해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시발점인 나야풀까지 차로 올랐다. 해발 1천70미터인 이곳에서 해발 1천9백40미터인 간드롱이라는 마을까지 오르는 일정이다. 세계 14대 고봉 중 9개가 네팔에 있다. 해발 7천6백50미터이상이 되는 50개의 봉우리가 지구의 지붕을 이루고 있는 네팔에서 우리가 택한 일정은 마을의 뒷산 정도를 오르는 격이다. 고산이 즐비한 네팔에서는 3천미터가 안 되는 산은 뒷동산처럼 여겨 이름도 붙이지 않는다.

조그만 마을을 벗어나자 폭포가 이어지는 울창한 원시림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해발 7천미터 이상의 히말라야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나타나는가 하면 어느새 깊은 골, 계곡도 보인다. 수십 미터가 넘는 폭포도 나온다. 특히 가파른 산등성이에 아슬아슬 걸려 있는 산간마을의 풍경은 경이로울 정도다. 높고 가파른 산등성이마다 노인네의 연륜 깊은 이마 주름처럼 촘촘히 쌓인 계단식 밭고랑이 있다. 네팔의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계단식 밭을 하루에도 몇 차례 오르락 내리락하며 농사를 짓고 살아간다. 그 밭고랑 사이로 짐을 가득 실은 조랑말 행렬이 지나고 있었다. 높은 산에 사는 사람들의 유일한 화물 이동 수단이다.

오리가 동동 떠다니는 도랑에서 코흘리개 어린 소녀와 아낙네들이 빨래하는 풍경은 오랜 전 가난했던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 초입에는 마을이 모여 있다. 우물가에 옹기종기 모여 발가벗고 목욕하는 아이, 머리를 감는 여인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우리가 가야 할 간드롱이라는 마을로 심부름을 나선 남매를 만났다. 아침, 점심 모두 굶었다는데도 표정이 밝다. 이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산골에 사는 아이들은 코끼리처럼 갈라진 맨 발에 슬리퍼를 신고 가파른 산을 오르내린다.

부질없는 인간의 욕심

 때 묻지 않은 자연을 품고 있는 이곳 하늘은 유난히 맑다. 능선을 오르며 내내 파란 하늘과 하얀 산, 그리고 초록빛 숲이 빚어내는 자연의 빛깔에 취했다. 그런데 갑자기 잿빛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산밑으로 잔뜩 몰려 있는 뽀얀 구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구름덩이들이 간간히 바람에 실려 힘겹게 산을 넘는다. 산이 높아서일까. 한 번 낀 먹구름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구름과 안개비를 머금은 첩첩산중을 그냥 걷는다. 어느새 구름이 사라지고 햇살이 따가웠다. 땀으로 몇 번 목욕을 하고 나서야 간드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산 속에 파묻힌 아름다운 마을 간드롱은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롯지에 묵었다.

깊은 산속의 밤은 빨리 찾아 왔다. “후드둑, 후두득…”빗방울 소리가 잠을 깨웠다.‘이 일을 어쩌지. 눈 덮인 안나푸르나를 만나야 하는데…’이렇게 깊은 산 속에서도 인간의 부질없는 욕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드러내는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를 만나고 싶은 마음을 아신 하나님께서 비를 거둬 가셨다. 계곡에는 구름안개가 가득했지만 간간히 해가 비췄다. 마을을 돌아 언덕에 올라서니 서서히 안나푸르나 산군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여명 속에 하얀 눈을 뒤집어 쓴 거대한 산군이 그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자욱한 안개가 바람 따라 몰려왔다가 바람 따라 발끝에서 사라진다. 구름안개 속에 자태를 감추며 애간장을 태우는 안나푸르나는 마치 하늘을 유영하는 빙하와 같다.시편 기자의 고백이 생각났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도 없고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 말씀이 세계 끝까지 이르도다” (시 19:1~4).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안나푸르나의 설경과 발밑으로 몰려왔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구름 안개가 빚어내는 그 장엄한 풍경은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하나님의 영광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높은 데서 찬양할지어다’

네팔은 아름다웠다. 하나님께서 네팔을 아름답게 지으셨다. 네팔 사람들의 얼굴에는 아름다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하나님이 복으로 주신 천혜의 자연, 경이롭고 아름다운 히말라야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랑하기에 아름답게 지으신 네팔을 통하여 찬양받길 원하셨다.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산맥으로 인하여 그 엄청난 대륙, 중국과 인도에 가려진 나라, 그래서 중국과 인도와 티벳의 관문인 네팔을 통해 복음이 전해지길 원하셨다. 이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네팔의 산과 호수와 하늘은 변함없이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네팔이었다. “할렐루야 하늘에서 여호와를 찬양하며 높은 데서 찬양할지어다 그의 모든 사자여 찬양하며 모든 군대여 찬양할지어다 해와 달아 찬양하며 광명한 별들아 찬양할지어다 하늘의 하늘도 찬양하며 하늘 위에 있는 물들도 찬양할지어다 그것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할 것은 저가 명하시매 지음을 받았음이로다” (시 148:1~5). 아멘.

/ 글·사진  장선철 편집국장jsc@onnuri.or.kr

 

▲ 네팔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하나님이 주신 천혜의 자연, 경이롭고 아름다운 히말라야가 있기 때문이다.

 

▲ 네팔의 대부분 사람들은 가파른 산줄기에 있는 계단식 밭을 하루에도 몇 차례 오르락내리락하며 농사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

 

▲ 산골에 사는 아이들. 코끼리처럼 갈라진 맨 발에 슬리퍼를 신고 가파른 산을 오르내린다.

 

▲ 해발 2000여 미터의 마을로 심부름을 나선 남매를 만났다. 아침, 점심 모두 굶었다는데도 표정이 밝다.

▲ 만년설을 품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맥, 험준한 계곡, 눈 녹은 물이 모이는 투명한 호수를 낀 포카라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