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어미의 역할은 그저 청지기일 뿐입니다.”

“어미의 역할은 그저 청지기일 뿐입니다.”

 

온누리교회 사랑챔버의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어령 형제는 ‘첼리스트’로 불린다. 또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한 화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이름 앞에 어김없이 붙는 단어는 장애인, 바로 지적장애인이라는 말이다.

 

만능 재주꾼인 어령 군은 비록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이제는 첼로를 전공한 음악인으로서 당당히 석사과정을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세종대학교 석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독주회를 열게 되었다.

오는 6월 4일 세라믹 팔레스홀에서 열라는 ‘김어령 첼로독주회’. 이번 연주회를 앞두고 어령 군의 어머니 송명애 권사가 간증을 나눴다. 그것은 아들을 통해 이루어진 하나님의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였다.

/ 조유진 기자 ujin@onnuri.org

 

 

 

아들이 두 번의 뇌수술을 했을 때에도 평생 장애인의 삶을 꾸려가야 한다는 선고를 받았을 때에도 그리고 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남 다른 재능을 주셨음을 알았을 때에도, 아들의 삶에 있어 제 역할은 그저 하나님께서 아들에게 계획하신 일들을 이루시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청지기일 뿐이었습니다.

 

어령이가 중학교 2학년 때에 국악예고 지휘자로부터 권고 받은 피리를 5개월 동안 배운 뒤 다시 지휘 선생님 앞에서 피리를 불었을 때, 예고를 다니는 아이들 보다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입학원서를 내면 받아 주겠냐는 질문을 했지만 선생님을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국악예고 언덕을 내려오면서 얼마나 스산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고백했습니다. “하나님! 이제는 제 뜻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길을 여시면 갈 것이고 닫으시면 기다리겠습니다. 다시는 하나님을 앞질러서 아들의 도화지에 제 바램을 색칠하지 않겠습니다.”

 

어령이의 진로에 어미로서 해야 할 모든 노력을 내려놓기로 한 것입니다. 아주 느릿느릿 흐르는 시간을 묵묵히 버티면서 하나님의 마음대로 하시라는 오기 비슷한 것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처음 사랑챔버에 아들을 보내면서도 내심 “지적장애인들의 오케스트라가 가능한 것일까? 지적장애인에게 지속적으로 레슨을 해주실 선생님이 과연 계실까?”라는 의구심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령이는 사랑챔버를 통해 첼로를 배우게 되었고 백석예술학교를 거쳐 세종대에 학사편입을 하여 교수님의 권유로 석사과정까지 밟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여정의 열쇠는 아들에게 처음 첼로를 가르쳐 주신 정현애 권사님과 현재 첼로선생님이신 장윤정 사모님이십니다. 10년이 넘어가도록 늘 아무 대가 없이 아들에게 레슨을 해 주시는 천사표 선생님을 하나님의 계획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만날 수 있었겠습니까.

 

어령이와 2인1조로 함께 해온 30년 동안 힘든 일도 무수히 많았지만 너무나 큰 은혜를 누렸습니다. 아들의 어미된 것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내려놓습니다. 졸업하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릅니다. 이제껏 달려온 시간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하나님, 제 아들의 행로를 아버지의 손에 올려드립니다.

 

/ 송명애 권사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