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순이 살아야 공동체가 산다>“자식보다 잘해주는 우리 순장님”

글로리 1순 김희수 순장

 

글로리 1순 포즈

김희수 순장(가운데)을 비롯해 글로리 1순 순원들이 서빙고 온누리교회 로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웃고 있다.
이촌공동체 글로리 1순 김희수 순장은 목소리 크기로 유명하다. 어르신 순원들과 순모임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이촌공동체 글로리 1순은 67세부터 92세까지 순원들이 모인다. 김희수 순장의 나이도 75세다.
김희수 순장이 글로리 순을 섬긴지 올해로 15년째다. 세 명으로 시작한 순모임에 지금은 20명이 참석하고 있다.
“순장님 덕분에 순모임을 사모하게 되었어요”
그녀의 헌신은 순원들을 교회로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교회와 차세대를 위해 어느 순보다 열심히 중보기도하는 순을 만들었다.

 

기도하는 입술 되게 하소서

 

지난 23일 글로리 1순이 순모임을 하고 있는 서빙고 온누리교회 아론기도실을 찾았다. 모임시간보다 한참 일찍 갔는데 벌써 순모임 준비가 끝나 있었다.
“웬 아가씨여?”
기자의 등장에 어르신들이 의아해했다. 김희수 순장이 인사를 시켜줬다. 반갑게 인사하는 동안 기자의 손에 사탕을 쥐어져있었다.
“오늘 찬양은 331장입니다”
안경을 끼고, 몇 장인지 재차 묻고 나서 찬양이 시작됐다. 박자와 상관없이 부르는 찬양 속에 성령님의 임재가 느껴졌다. 모임을 시작하는 기도가 울려 퍼졌다.
순 식구들의 성령 충만, 순모임과 순장, 나라와 교회, 차세대, 이재훈 담임목사를 위한 기도였다. 중보기도 열심히 하는 순은 기도제목부터 남달랐다. 자연스럽게 나눔 시간으로 이어졌다.
“지난 한주 동안 받은 은혜를 나눠주세요”
순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종희 순원이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딸이 임신을 했어요.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어주셨어요.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더욱 열심히 하나님 일에 헌신하기로 결단했어요”
은혜를 나누고 큐티를 했다. 먼저 지난 주일말씀을 돌아가며 읽었다. 순원들이 말씀을 읽는 동안 순장은 성경의 흐름을 짚어줬다.
이날 큐티말씀은 사무엘하 11장과 13장이었다. 다윗이 시험당하는 말씀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미운 감정이 생겼을 때를 이야기 하고, 그때 어떻게 했는지를 나눴다. 순원들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한 순원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훔쳐간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사람을 용서하기가 어려웠지만, 하나님께 미운 마음을 토해냈더니 오히려 회개기도가 나왔다고 했다. 또 다른 순원은 요양센터에 있는 아들을 간호하면서 생긴 미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자신은 부모로서 계속 가르치려 하고, 자식은 맞서려고 하는 상황이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미운 마음이 사라졌다고 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성령님의 운행하심이 동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하는 순원들의 얼굴이 빛났다. 그런 순원들을 순장은 격려하고 축복했다.
말씀을 나누고 나서 중보기도를 시작했다. 나라와 정치, 교회와 차세대를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공과공부도 했다. 순모임은 순장의 기도로 마무리되었다. 순장의 기도에 글로리 1순의 기도제목이 들어있었다.
“우리가 주님께 쓰임 받는 방법은 중보기도뿐입니다. 날마다 기도하는 입술 되게 하소서.”

선데이크리스천에서 순장으로

 

서빙고 온누리교회에 김희수 순장에 대한 소문이 자자하다. 아픈 순원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고, 순원들과 함께 여행 다니고….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순원들을 돌보는 데에 쓰고 있었다. 그렇게 보낸 그녀의 15년은 어땠을까.
“모태신앙이지만, 결혼하고는 선데이크리스천(주일성수만 지키는 교인)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하용조 목사님이 설교하다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믿음은 자기를 희생해야하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날 이후 그녀는 온누리교회의 모든 집회에 참석하고 양육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봉사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때 시작한 봉사가 순장이었다.
“처음에는 막막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해 기도했어요.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순원들을 더 헌신적으로 섬기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녀는 날마다 순과 순원들을 위해 기도했다. 하나님 앞에 진정으로 기도하는 순이 되게 해달라고, 삶을 되돌아보는 순이 되게 해달라고 부르짖었다. 순원들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순원들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세 명으로 시작한 순모임이 20명으로 늘어갔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저를 핍박하고 떠나는 순원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흔들리지 않았어요. 더욱 헌신하겠다고 결단한 그 마음 그대로 실천했더니 어느새 15년이 흘렀더라고요. 그동안 순원들이 변화한 것이 가장 큰 열매에요.”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교회식당에 가는 것을 꺼려하던 부유한 순원이 이제는 식사는 물론 카페에서 먹은 음식 뒤처리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25년 동안 주일성수만 지키던 순원이 지난해 세례를 받았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순의 규칙이 한몫했다. 매주 금요일 순모임에 순원 전체가 큐티를 하고 참석해야한다는 규칙이 순원들의 신앙을 성장시켰다.
“저는 매주 목요일 하루를 순모임 준비에 전념합니다. 순원들도 몸이 아파서 나오는 못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원 참석하고 있어요. 또 큐티를 하고 올 곳을 약속하고 지키고 있어요”
순원들을 변화하게 한 이유가 어디 규칙뿐이겠는가. 순장의 정성과 관심, 순원들을 향한 사랑이 가장 큰 원동력 아닐까.

 

순장과 함께 떠나는 여행

 

순원들은 그녀를 ‘자식보다 잘해주는 순장’이라고 칭찬한다. 순원들이 그녀에게 가장 감동 받는 순간은 함께 여행을 갈 때다. 자식들도 데리고 가기 힘든 곳을 순장이 모시고 간다. 순원들은 2003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갔던 때가 가장 좋았다고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경기장에 데려다줘서 정말 좋았어요. 그때 순원들 모두가 경기장 잔디밭에 엎드려 기도했어요. 청년들을 위해 기도했고, 교회를 기도했어요. 언젠가 온누리교회가 이곳에서 집회를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창립 25주년 감사예배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드렸었지요. 우리의 기도가 응답되었다고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몰라요.”
그들의 순 여행은 그냥 보고 즐기는 여행이 아니다. 논산훈련소를 방문해 청년들을 위해 기도했고, 임진각에 가서 북한을 바라보고 기도했다. 한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했다. 하늘공원에 올라 서울의 안보를 위해서도 기도했다.
그녀에게 순모임은 어떤 의미일까.
“아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작은 공동체지요. 삶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고. 기도하면 영성이 자라고, 순원들이 변합니다. 순장은 가장 외로워하는 순원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합니다. 그래야 순이 부흥합니다”
그녀에게 간절한 기도제목이 있다. 온누리교회 성도 모두가 순모임에 참석하는 것이다. 순모임을 통해 진정한 예배자가 되고, 중보기도자로 세워지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고, 소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테니까.
/ 조은실 기자 ces@onnuri.org

 

 

작성자  조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