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국내캠퍼스

남양주 온누리교회 ‘등잔밑여행’ 가던 날

 

가족과 함께 역사를 만나다

재인폭포 앞에 선 남양주 온누리교회 성도들의 활기찬 모습

재인폭포 앞에 선 남양주 온누리교회 성도들의 활기찬 모습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날 노래가 떠들썩하게 울려 퍼진 지난 5일. 남양주 온누리교회가 뜻 깊은 가족행사를 개최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등잔 밑 여행 Family’가 바로 그것이다. 등잔 밑 여행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잘 모르는 지역을 찾아간다는 의미다.
남양주에서 가까운 경기도 연천 일대 유적지와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다. 재인폭포, 구석기 유적지, 숭의전, 호로고루성을 둘러봤다. 문화유산해설가가 그곳에 깃든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까지 들려줘 더욱 특별했다. 남양주B공동체 가족들이 떠난 여행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지난 5일 오전 8시30분. 여기는 남양주 평내동. 전세버스 2대가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 남양주 온누리교회 성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날은 남양주 온누리교회 성도들이 가족과 함께 등잔 밑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할머니부터 어린 손주들까지, 연령대도, 구성원도 다양한 100여 명의 성도들이 함께 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의도가 무엇일까? 기재우 총무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이 함께 의미 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하려고 여행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마침 문화유산해설가로 활동 중인 임찬웅 집사의 재능기부가 더해졌다. 오늘 여행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임찬웅 집사의 재미난 역사 설명이 곁들여졌기 때문이다.
첫 방문지는 재인폭포다. 이곳은 슬픈 전설이 서린 곳이다. 재인(才人)의 아내를 탐한 원님이 이 폭포 절벽에서 재인으로 하여금 광대줄을 타게 한 뒤 그 줄을 끊어 죽게 했다. 재인의 아내는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원님의 코를 물어뜯고 자결했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이 마을은 재인의 아내가 코를 물었다하여 ‘코문리’라 불리게 되었다. 지금은 어휘가 변해 ‘고문리’(古文里)가 되었다. 이곳은 주상절리 절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비경(秘境)이다.
재인폭포는 경기도 연천 일대 유적지의 시작에 불과했다. 한탄강과 임진강이 교류하는 연천은 북한과 가까운 지역적 특성으로 군부대가 많고, 지뢰 매설지역도 많다. 화산폭발의 영향으로 만들어 진 주상절리 절벽이 곳곳에서 빼어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구석기 유물뿐만 아니라 청동기 유물인 고인돌까지 발견된 지역이다. 지질학적으로도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두 번째 방문지는 전곡리 구석기 축제 현장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수많은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주먹도끼 만들기, 주먹도끼로 돼지사냥하기, 원시적 방법으로 불 피우기 등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할 수 있었다.
고려시대 임금과 신하들의 신주를 모셔놓은 숭의전을 둘러보고 호루고루성터에 도착했다. 호루(홀)는 마을, 고루는 성을 의미한다. 이곳은 고구려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곳이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임진강을 배를 타지 않고 건널 수 있는 곳인 만큼 당시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이 성을 두고 고구려와 신라가 대치했다. 지금은 당시의 치열했던 전투현장은 느낄 수 없지만, 고구려와 신라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곳곳에서 기와돌을 볼 수 있는데 붉은색 기와는 고구려, 검거나 회색빛이 도는 기와는 신라 것이란다. 문화유산해설가 임찬웅 집사가 잡초 사이에서 널 부러진 기왓장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그 기와가 고구려의 유물인지, 신라의 유물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윤정 성도는 “어린이날 자녀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나 부담이 컸었는데, 오늘 등잔 밑 여행이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었다”고 말했다. 기재우 총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성지순례도 기획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정시애 어린이는 오늘 여행이 참 좋았다고 했다. 무엇이 그렇게 좋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해서 좋고, 무심코 지나쳤던 곳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배웠거든요.”

숭의전 앞에서.

숭의전 앞에서.

호로고루성

호로고루성

전곡리 국석기축제 현장.

전곡리 국석기축제 현장.

 
<여행을 다녀와서>

 

오늘 하루

 

온 누리에 봄기운이 물씬 풍기던 어린이날. 남양주 온누리교회 성도들이 두 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경기도 연천이다. 남양주에서 가까운 지역이지만 생소한 곳이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가보겠나 싶어 동행했다. 예상보다 좋은 날씨, 막히지 않는 도로 상황에 감사했다. 마음도 즐거웠다.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버스에 타서 주위를 둘러보니 매주 만나 삶을 나누는 순 식구들과 주일마다 눈인사 나누는 낯익은 얼굴들이 많았다. 평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적었던 성도들의 이야기도 듣고, 자기소개를 하다 보니 어느 덧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경기도 연천은 지역 특성상 군부대가 많다. 마을들은 조용하고 아담했다.
우리 순의 자랑인 역사문화해설가 임찬웅 집사님의 인도로 재인폭포에 도착했다. 재미난 해설을 들으면서 몇 발짝 움직였을까. 눈앞에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청록물빛으로 채워진 호수, 우아하게 떨어지는 폭포, 이곳이 화산지대였음을 보여주는 주상절리 절벽까지 절경이 내 눈과 마음에 들어왔다. 나직하게 들리는 물소리와 산새소리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물이 떨어지면서 만들어낸 공기는 시원한 바람이 되어 얼굴에 부딪혔다. 그 청량감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재인폭포는 그렇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 어쩌면 이런 기회가 아니면 발걸음조차 안했을 곳에서 주님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났다. 그런 것이 어디 자연뿐일까. 하나님은 우리가 돌아볼 생각도 못하는 곳에 발걸음하고, 관심을 기울이기를 원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다시 버스에 탔다. 이번 행선지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 현장이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아담과 하와가 살던 시절. 구석기 시대 유물과 당시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풍성했다. 이번 여행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가장 즐거워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여러 가지 체험을 하고, 놀이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었다.
삼삼오오 둘러 앉아 행복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고려시대 사당이었던 숭의전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때 우리 집 셋째 정하가 품안을 파고들더니 잠이 들었다. 나는 숭의전을 둘러보는 것을 포기하고 버스에서 아이를 재워야 했다. 그 시간은 조용히 하나님을 묵상하는 시간이었다. 육아가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하나님이 아이를 통해 주시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체험하는 것이 바로 육아다. 아이를 재우면서 보낸 하나님과 나와의 시간은 은혜였다. 호로고루성을 마지막으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오늘의 여행이 끝났다.
요즘 여로보암과 르호보암의 행적을 묵상하고 있다. 그들의 언행은 역대기에 기록되었고, 역사가 되어 전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오늘이라는 우리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갔고,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장면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행복한 역사로 기록되었을 하루다.
/정명숙 성도(남양주 온누리 평내호평2순)

정명숙 성도 가족사진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