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이색교회를 가다(계란교회 ‧ 철도역교회‧ ㄱ자교회‧ 방주교회)
톡톡 튀는 이색교회를 가다
이렇게 생긴 교회도 있다
계란교회 ‧ 철도역교회‧ ㄱ자교회‧ 방주교회
예쁘게 차려진 음식이 더 맛깔스러운 것처럼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 교회가 있다면 한번쯤 방문하고 싶다.
세계적으로 물 위에 떠있는 일본 훗카이도의 ‘물의 교회’, 세계에서 가장 작은교회인 캐나다의 ‘리빙 워터 웨이사이드 채플’ 등이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교회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톡톡 튀는 외관을 자랑하는 이색교회들이 있다. 지하철역을 그대로 보존한 남양주의 ‘성시교회’, 양평의 카펠라 오비(라틴어로 계란교회), 김제의 ‘ㄱ자 교회’, 제주도의 ‘방주교회’가 바로 그 교회다. 봄맞이 나들이 장소로 이색교회를 가보는 것은 어떨까.
/ 정지은 기자, 조은실 기자, 사진 여준원, 채민
경기 남양주 – 성시교회
기차역에 세워진 교회, 복음의 레일을 깔다
기차역이 교회가 됐다. 구 금곡역을 단장해 성시교회를 세웠다. 2010년 경춘선 전철이 개통하면서 금곡역이 폐역이 되었다. 폐역에 교회를 세웠다. 역 모양 그대로를 보존했다. 금곡역이라고 써 붙은 간판도 그대로다.
박영환 담임목사는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이곳을 보존하고 싶었다고 했다. 언제든 들어올 수 있는 교회, 편하게 교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교회 한 켠에 북카페를 꾸몄다. 교회는 아늑했다.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알찼다. 의자도 책장도 강대상의 십자가도 나무로 만들었다.
교회 주보에 성시교회를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와 같은 교회’라고 소개했다. 문턱이 없는 교회, 생명의 말씀이 있는 교회, 뜨거운 기도, 사랑의 나눔, 풍성한 축복, 짐을 나눈 교회라는 비전이 적혀있었다.
청소년과 주민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성시교회는 청소년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쏟는다. 폐(閉)역사였을 당시 그곳을 아지트로 삼았던 청소년들이 요즘도 찾아온다. 그들에게 성시교회는 여전히 아지트다. 라면도 끓여주고, 피아노나 드럼을 치면서 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 대한 사랑은 더 각별하다. 역을 그대로 보존해 추억을 선물한 것처럼 주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선물하는 것이 이 교회의 꿈이다.
올해 4월에는 교회 뒤편에 자전거도로가 생긴다. 자전거를 후원받아 청소년들과 같이 자전거 탐방을 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주민들과 함께 하는 팝 잉글리쉬 교실과 청소년 영어교실도 시작했다. 참석자 중에는 불교신자도 있고, 천주교 신자도 있다. 벽이 없다.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넘쳐나는 교회이다.
성시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예배를 드렸다. 지금은 주일예배,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저녁기도회(월,화,목)가 열리고 있다. 출석 성도는 30명이다.
찾아가는 길
경기도 남양주시 경춘로 903번지(구 금곡역)
주변명소
세계문화유산 ‘홍릉, 유릉’
명산 중에 하나 ‘천마산’
먹을거리
한방 오리 백숙 ‘언덕위집’ 031-511-3387
곤드레나물이 듬뿍 경춘선맛집 ‘이대감’ 031-527-7434
경기 양평 – 카펠라 오비
한국에서 가장 작은 예배당 ‘계란교회’
경기도 양평 소나기마을을 지나 산길을 굽이굽이 차를 타고 올라가면 외관이 둥근 계란교회를 만날 수 있다. 카펠라 오비(라틴어로 계란교회)다. 높이 9m, 폭 6m, 내부 넓이는 약 15.9㎡(4.8평)다. 대여섯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 성경을 읽고 기도할 수 있는 작은 책상과 의자가 구비되어 있다.
계란교회는 미국의 3대 디자인스쿨로 손꼽히는 파슨스디자인학교의 앤드류 맥네어 교수와 건축가 정재성氏가 설계했다. 구상부터 완공까지 무려 4년이나 걸렸다. 건축은 1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브리스톨 요트회사의 장인들이 했다. 계란 모양의 예배당을 만들기 위해 매우 정교한 설계와 제작 공정이 필요했다. 12개의 쉘(Shell)과 돔 지붕, 창호, 문 등을 분리 제작해 해상운송을 했다.
언제든지 누구나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
초대형 예배당은 많지만 계란교회처럼 아주 작으면서 독특한 조형미를 갖춘 예배당은 세계 최초다. 계란교회의 관리는 가정사역NGO 하이패밀리(송길원 목사)가 한다.
계란교회는 한국에 온 첫 선교사 귀츨라프 입국 180주년과 가정사역 NGO 하이패밀리 창립 20주년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칼 귀츨라프 선교사는 토마스 선교사가 한국에 들어오기 53년 전인 1832년 7월17일 한국 땅을 밟았다. 복음을 전해보려 애썼지만 끝내 거절당했다.
카펠라 오비를 관리하는 송길원 목사는 계란교회가 1,200만 기독교 신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동시에 타종교인도 가보고 싶어 하는 어울림 마당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해마다 다문화가족을 초청해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 국내 최초로 ‘부활절 트리(Easter tree)’도 만든다.
계란교회에는 담임목사나 정해진 예배시간이 없다. 원하는 시간에 누구든 방문해 예배드릴 수 있다. 교회 앞에 넓은 부지도 있어 신청하면 예식장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유족들을 위한 수목장도 있다.
찾아가는 길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도정리 172(02-2057-0033)
주변명소
테마독서기행 ‘황순원 문학관’
먹을거리
입소문난 양평 커피공장 ‘테라로사’ 031-773-6966
봉이 김선달이 팔았다는 ‘문호리 팥죽’ 031-774-5969
ㄱ자교회를 아시나요?
전북 김제에 가면 ㄱ자교회로 불리는 금산교회가 있다. 1908년 4월 미국인 데이트 선교사가 지역주민 조덕삼과 이자익 등의 도움을 받아 건축했다. 외관은 많이 변형되었지만 내부는 당시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당시 금산교회는 주변을 통틀어 가장 교세가 큰 교회였다. ㄱ자로 구분 된 예배당은 남녀가 유별하던 시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남쪽은 남자석, 동쪽은 여자석으로 구분해서 예배를 드렸다. 상량문에는 성경구절이 적혀 있는데 남자석은 한문, 여자석은 한글로 써 있다.
1997년 7월 18일 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136호로 지정되었다. 방문하면 관리인이 금산교회 역사를 들려준다. 특히 조덕삼 장로와 이자익 목사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찾아가는 길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 290-1
주변명소
한국 최고(最古)최대(最大) 저수지 둑 ‘김제 벽골제’
바다 위에 문명을 연 ‘새만금 방조제’ 드라이브 코스
먹을거리
100년 역사 자랑하는 빵집 ‘군산 이성당’ 063-445-2772
얼큰한 민물고기 매운탕 진수 ‘운암매운탕’ 063-542-0431
조덕삼 장로와 이자익 목사
‘ㄱ자교회’로 불리는 ‘금산교회’는 데이트 선교사가 개척했다. 데이트 선교사는 가장 먼저 당시 마방을 운영하던 ‘조덕삼’이라는 사람을 전도했다. 조덕삼의 사랑방에서 교회가 시작되었다. 그의 하인들도 예배를 드렸는데 그 중에 ‘이자익’이라는 하인이 신앙생활에 열심이었다.
2년 후. 성도가 150명으로 늘어나자 장로를 선출을 해야 했다. 주인 조덕삼과 하인 이자익이 장로후보였다. 투표결과 하인 이자익이 당선되었다. 그 순간 테이트 선교사의 몸이 얼어붙었다.
“지금까지 전도한 모든 것이 헛수고가 아닌가.”
그 때 조덕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 투표는 하나님의 뜻대로 된 것입니다. 되어야 할 사람이 됐습니다. 이자익 형제는 신실한 하나님의 종입니다.”
몇 년 후, 조덕삼도 장로가 되었다. 조덕삼은 이자익이 장로로만 있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신학공부를 권유했다. 그렇게 이자익이 목사가 됐다. 조덕삼 장로는 이자익 목사를 자신의 교회로 다시 모셔왔다. 자신의 하인을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한 것이다.
이후 이자익 목사는 대전, 호남지역 인재양성을 위해서 대전신학교를 세웠다. 2005년 대전 신학교 창립기념 행사에 조덕삼 장로의 손자(前국회의원 조세영)와 이자익 목사의 손자(이규완 장로)가 참석했다. 그때 이규완 장로가 조세영 의원 앞에 무릎을 꿇고 고백했다.
“우리 가문은 조덕삼 장로님께서 베풀어준 은혜로 하나님 앞에 섰습니다.”
제주도- 방주교회
바다에 떠있는 방주, ‘방주교회’
“사람의 생명, 강인한 기원을 투영하지 않는 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주는 건축물은 태어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의 말이다. 바다를 동경했던 이타미 준에게 제주는 제2의 고향이었다. 그는 40여 년 동안의 건축여정의 정점을 찍는 대표작들을 제주도에서 진행했다. 방주교회를 비롯한 포도호텔, 수풍석(물, 바람, 돌)미술관, 핀크스 비오토피아 등에 모든 열정을 쏟아냈다. 이 건축물들은 자연친화적 설계로 2003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인 슈발리에를 수상했다.
아름다운 외관, 다양한 연주회도
방주교회는 지난 2009년 3월 16일 헌당 및 창립예배를 드렸다. ‘물 위의 교회’라는 별칭답게 산이 아닌 바다 위에 띄워진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했다. 교회는 방주가 머물 연못을 파고 그 위에 방주를 닮은 나무, 돌, 유리를 사용하여 건축했다. 얕은 연못이 교회 건물을 둘러싸고 있어 그런지 호수 위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2010년 건축상을 받은 방주교회는 지휘자 금난새가 꼭 한 번 연주회를 열고 싶다고 한 곳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외관뿐만 아니라 음악 연주에 적합하도록 공명을 신경 쓴 공간이 있어 다양한 연주회가 열리기도 한다. 내부도 아름다워 배우 최수종 하희라 부부가 리마인드 웨딩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교회 옆에는 작은 카페가 있어 방문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방주교회의 주일예배는 매주일 오전 9시30분(1부)와 오전 11시(2부)에 드려진다. 주일학교는 오전 9시30분에 시작한다.
/ 정지은 기자 jji@onnuri.org
찾아가는 길
제주도 서귀포 안덕면 상천리 427번지 비오토피아 단지 옆
주변명소
제주의 환경을 활용한 ‘수(水)·풍(風)·석(石) 미술관’
오름 사이의 마을을 포도송이처럼 옮겨놓은 ‘포도호텔’
먹을거리
핀크스 포도호텔 왕새우튀김우동 064-793-7000
직접 낚아 올린 활어만 취급하는 덕승식당 갈치조림, 성게국 064-794-0177
작성자 정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