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책장 채우고, 밭일 하고, 병을 고치고

안양평촌공동체 서울 평양산정현교회

 

 

이윤석

▲ 이윤석 순장(안양평촌공동체 신실한다락방)

 

“탈북미혼모 사역이요”

탈북미혼모 사역을 하는 교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금방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탈북여성들이 중국에서 강제로 결혼을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미혼모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성경에 적혀있는 ‘ 고아’ 와 ‘ 과부’ 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우리 공동체가 아웃리치를 가기로 한 ‘ 평양산정현교회’ 는 양천구 목동에 있는 탈북민교회다. 교역자도 교인도 모두 탈북민이다. 출석교인 30명 중에 여성이 23명인데 그 중에 미혼모가 10명이나 된다.

안양평촌공동체 아웃리치는 3개월 동안이나 이어졌다. 우리는 그들에게 ‘ 예수님을 바로 보여주는 신실한 사람들’ 이 되고 싶었다. 우리의 첫 번째 미션은 막 이사한 평양산정현교회의 책장을 채우는 것이었다. 공동체에 부탁해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과 동화책, 성인들을 위한 신앙서적 등 수백 권을 모았다. 책장을 다 채우고도 한 가득이나 남아 있다.

두 번째 미션은 평양산정현교회의 3천평(1만㎡)이나 되는 밭의 김매기였다. 누군가가 포천 산정호수 근처의 넓은 밭을 평양산정현교회에 빌려줬다고 한다. 평양산정현교회 성도들은 교회 자립을 위하여 직접 수확한 콩으로 간장과 된장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작년에는 추수한 콩을 누군가 훔쳐갔고, 올해는 멧돼지와 고라니가 콩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다. 결국 콩 대신 들깨를 심어야 했다. 우리팀은 그 밭의 김매기 작업을 도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보는 김매기였다. 그 밭은 겨울에 눈썰매를 타면 딱 좋을 정도로 경사진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었다. 일은 힘들었지만 다행히 하나님께서 일하기 좋은 날씨를 허락해 주셨다. 하루 종일 우리팀과 평양산정현교회 식구들이 하나 되어 들깨를 심고, 김을 매고, 밭 입구에 있는 갈대도 정리했다. 맛있는 식사와 뜨거운 기도회는 덤이었다.

세 번째 미션은 여름성경학교였다. 평양산정현교회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여름성경학교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 예수님 이야기’ 를 주제로 남북한 성도들이 함께 아름다운 성경학교를 준비했다. 유아 4명, 초등 2명, 중등 2명, 고등 1명이 참가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연령이 달라서 난감하기도 했지만 나이에 맞는 공과들을 구해왔고, 풍선도 불고. 포토존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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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산정현교회 어린이들과 함께한 여름성경학교.

 

여름성경학교에서는 그 아이들과 함께 정말 신나게 뛰어 놀았다.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을 즉석카메라로 담아 한쪽 벽을 수놓기도 했다. 네 번째 미션은 의료사역이었다. 탈북민들은 굶주리고, 인신매매로 팔려가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그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와 병이 많았다. 우리는 그들의 아픈 몸을 치유할 수 있는 의사들을 섭외했다. 짧은 시간에 섭외해야 했기에 쉽지 않을 것 같았지만 하나님께서 이미 내과, 한의사, 수기팀 등 귀한 일꾼들을 예비해 두셨다. 그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진료했고, 약도 처방했다. 그들의 아픈 마음과 몸을 어루만져줬다. 정말 귀한 시간이었고, 이런 사역을 펼칠 수 있는 우리 교회가 자랑스러웠다.

우리 팀이 여러 미션을 하는 동안 한 번도 온누리교회라는 이름을 내세우지 않았다. 모든 일에 같은 마음으로 참여해 준 지체들이 귀하고, 감사할 뿐이다. 대표장로님이 일회성 행사라면 처음부터 하지 말라고 하셨었는데 우리는 사도행전 29장을 썼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우리 공동체는 탈북미혼모들과의 사귐을 이어나갈 것이다.

작성자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