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선교지에서 온 편지 – 작은 기적

작은 기적
나는 병원을 참 싫어한다. 환자들을 보는 것도 힘들고, 병원냄새도 역겨워한다. 그런 내가 요즘 병원사역을 한다. 환자들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복음을 전한다. 우리 병원에는투석환자와 호스피스 환자들이 많다. 갖가지사연과 어려움을 안고 오는 사람들이다.12살 소녀 D는 호스피스 병실에 누워있다.

 

불치병인데다가 의사의 잘못된 치료로 몸이만신창이가 되었다. B선교사의 수고로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손댈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다. 웃으며 친구들과 뛰어놀 나이인데 말이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수줍은 소녀의 미소로 세상을 밝힐 나이인데너무 안타깝다. 그 소녀는 지금도 차디찬 침대에 혼자 누워 어둠을 헤매고 있다. 약 기운에 얼굴은 퉁퉁 부었고 비뚤어져 있다. 양 발과 양 손은 절단 된 채 몸뚱이만 남아 있다. 자신의 힘으로는 앉을 수도 일어설 수도 없다.침대에만 누워 있으니 엉덩이 부분에 욕창이심하다. 짓물러 있다. 그 아이의 몸부림치는울부짖음을 매일 들어야 한다. 그 아이의 울음소리는 듣는 이의 가슴을 참 아프게 한다.환자 E는 목에 깁스를 한 채 천장만 쳐다보고 있다. 한 달 전 이곳의 수도에서 기독교 컨퍼런스가 있었는데 돌아가는 길에 사고가 있었다. 그 사고로 척추와 목뼈를 다쳐 하반신마비가 되었다.

 

환자들의 비참하고 안타까운 처지가 너무안타깝다. 함께 고통스러워하고, 함께 아파하게 된다. 환자의 손을 멀리하던 내가 이제는환자의 손을 꼭 잡는다. 초췌하고 앙상한 환자의 얼굴을 피하던 내가 이제는 그들을 가까이 한다. 그들을 위해 기적이 일어나도록 기도한다. 기적 외에는 그들이 빛을 볼 수 있는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큰 기적보다 작은 기적들을 보는 것이 더 큰 기쁨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병원에는 매일매일 작은 기적들이 일어난다. 소녀 D의 울음소리가 잦아들고 예수님을 찾는다. 가끔 해맑은 웃음이 얼굴에서번져 나오는 기적도 일어난다. E의 얼굴도 변하기 시작했다. 두려움과 걱정과 원망의 눈빛이 평안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예수님이 베푸시는 작은 기적들이 매일매일 병원을 수놓고있다. 우리는 예수님의 은혜의 작품들로 벽을장식하려고 한다.“예수님, 당신의 작품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C·E 선교사(동아시아 A국)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