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하나님과 함께하기 위해”

일대일 양육자반 졸업 간증문

“하나님과 함께하기 위해”

 

 

김승우(성동광진 성동13순)

 

 

 

부러웠던 일대일 양육자반

'올 1월 초 일대일 동반자 교육을 받기 전부터 교회 곳곳에서 보이는 일대일 양육자와 동반자의 모습은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 지난 해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아버지학교를 마치고 아내가 일대일 양육신청을 해놓은 터여서 나도 곧 일대일 양육을 받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지만 좀처럼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1월 9일 같은 동네에 사시는 안동헌 집사님을 양육자로 만났다. 그 분은 우리 순의 순장님이었지만 내가 순예배를 나가지 않아 처음 만난 사이였다. 결론적으로 안집사님을 일대일 양육자로 만난 것은 내겐 엄청난 축복이었다. 부인이신 강영숙 집사님과 함께 넘치는 사랑으로 성동광진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안집사님은 나를 정말로 친동생처럼 사랑으로, 기도로, 말씀으로 인도해 주셨다. 대개 일대일 양육은 주일날 식당이나 커피숍 등에서 이루어지지만 우리는 거의 안집사님 가정에서 만나 늦은 밤까지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었다. 일대일 양육이 시작된 지 두 달 쯤 지났을 때, 집사님과 나는 똑같이 좋지 않은 소식을 나누었다.

중소기업의 전문경영인이었던 안집사님은 실업자가 되었고 나는 암이 재발되었다는 선고를 받았다. 얼핏 보면 서로의 얼굴을 보기가 민망한 상황이었지만 이미 주님에 대한 믿음으로 무장이 된 집사님과 나는 기도로 눈물로 서로를 격려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정확한 검진을 위해 일산 국립 암센터에 입원했다. 병실에서도 일대일 양육은 계속됐다. 안집사님은 일주일치 분량을 하루에 끝내지 않고 절반씩 나누어 진행했다. 워낙 먼 길이기에 하루에 끝내자고 했으나 집사님은 환자가 무리하면 안 된다며 굳이 이틀에 걸쳐 마치셨다.

한편 졸지에 실업자가 된 안집사님은 예전부터 주님이 주신 비전이라며 중국으로 선교를 가시기 위해 준비를 하고 계셨다. 안집사님의 출국 날짜가 7월3일로 결정됐다. 안집사님과 나는 바쁘고 아픈 과정이지만 출국 직전 극적으로 일대일 양육을 마쳤다. 수료식후에는 빨리 시작하는 양육자반을 찾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양육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건강 찾는 대로 양육자 될 터

양육자반은 14주라고 했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아직은 몸을 움직이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지만 대장암이 말기로 전이됐다고 했을 때 어떤 의사는 3개월, 어떤 의사는 5~6개월쯤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하나님이 고쳐 주시겠다’는 응답을 받은 터여서 다 나은 다음에 양육자반을 시작할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럴 경우 16주가 늦어질 것 같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강의 첫날 강의를 맡으신 나봉균 목사님이 장례 사역을 맡고 계시다고 했다. 순간 마음이 놓였다. 강의 기간 중에 혹시 내가 하늘나라에 가면 나를 맡으실 목사님이 양육자반 강사라니, 하나님은 이것까지 예비하신 것일까.

강의는 순조로웠다. 그러던 10월 내 몸에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복막에 퍼진 암세포가 내 대장을 쥐어뜯는 것 같았고 밤마다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늘어만 갔다. 나는 그제야 목사님에게 사정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주일 아침마다 내 머리 속에서 부딪치는 갈등. ‘너무 아프니 오늘은 쉬자’, ‘아니야 강의는 무조건 가야해’. 성도가 하는 하나님 일은 언제나 갈림길의 연속이지만 결론은 언제나 한가지였다. 하지 않아도 될 이유는 수백 가지지만 해야 할 이유는 단 한 가지 하나님과 함께 하기 위함이다. 나는 하나님과 함께 하기 위해 강의실을 선택했다. 물론 통증을 잊으려면 진통제를 먹고 교회가면 되겠지만 몽롱한 상태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만난단 말인가. 종강이 다가올수록 통증은 심해져만 갔다. 나중에는 복수가 차 걷기는커녕 설수도 없는 지경이 됐다. 게다가 체중이 극심하게 빠져 온 몸에 살이라고는 없었다. 딱딱한 강의실 의자에 도저히 앉을 수 없었고 강의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오직 장기와 엉덩이의 통증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종강 일주일을 앞두고 목사님께 ‘지난 14주 강의가 아깝기는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 그만두어야 겠다’고 말씀드렸다. 나목사님은 ‘지금까지 강의만으로도 졸업자격은 충분하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16주 과정을 모두 마치던 날 뿌듯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비록 양육자로서의 계획서는 제출할 입장이 아니었지만 언제든지 건강을 찾는 대로 양육자가 될 수 있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나는 이제 준비된 양육자다. 내가 우리 양육자님께 은 것 같은 사랑을 실천하는 양육자가 되겠다. 주님이 그 기회를 주시리라 확실히 믿는다.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