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독자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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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리치특집] 보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시고

NGO 메디엑세스 드림팀-네팔
 
보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시고 
 
공동체 장로님이 전화를 주셨다. 이번 여름 네팔 해외 의료 선교가 있는데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예전 같았으면 해외라는 게 부담스러워 그 자리에서 거절했을 텐데,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었는지 기도해 보고 알려 드리겠다며 전화를 끊고 기도했다.
만 49세가 되면서 하나님이 희년이라는 약속의 말씀을 보여주셨지만, 그 나이가 차도록 헌신한 것은 별로 없었다. 상황이 여의찮았으나 이번에는 하나님이 무언가 보여주시려는 게 있을 것만 같았다. 결국 가겠다고 전화를 드렸고,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이 보여주시려는 것을 깨닫게 해 달라고 구했다.
얼마 뒤 네팔 아웃리치 준비모임이 시작되었다. 몇 년 동안 헌신해 오신 선생님들과 집사님, 권사님들이 어색함 없이 편하게 맞아주셨다. 몇 차례 만나면서 한 분 한 분과 그동안 오지에서 고생하신 이야기와 헌신의 사연을 들었다. 그러는 사이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짐을 느꼈다.
네팔 카트만두가 해발 1,400m 정도라고 해서 고산병이 걱정되었는데, 트리부반 공항에 도착하고 보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같은 비행기에 다른 교회 두 팀도 타고 있었다. 숙소는 위생 문제를 고려해 3성급 호텔로 예약해 주셔서 매우 좋았다. 처음에는 여행을 온 듯한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이튿날 아침 일찍 현지 선교사님이 카트만두 인근 보건소를 예약해 주셨다. 함께 예배드리고 식사를 한 다음 보건소로 향했다. 보건소 공무원과 주민들이 천막을 치고 환영식을 열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는 몸 둘 바를 몰랐다. 선교하러 왔는데 대접을 받는 게 다소 어색했다. 그러나 네팔 민속 노래를 함께 부르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를 찬양하며 축복하자 금세 친해진 느낌이었다.
진료 침대를 세팅하자마자 인근 주민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진료했는지 모를 만큼 정신없이 지나갔다. 통역이 붙었지만, 현지인들과 손동작 발동작을 해 가며 대화를 나누며 마음이 통했다. 여기저기 아픈 환자가 많았는데, 몇몇은 마음이 아프다고 찾아왔다. 그때 문득 버스를 타고 오며 도로 곳곳에서 본 작은 사당들이 떠올랐다. 그 순간 하나님이 이 땅을 사랑하셔서 선교사님과 한국 교회의 많은 아웃리치 팀을 보내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둘째 날 진료를 마친 저녁에는 한국 식당을 통째로 빌려 선교사님이 현지에서 세운 전도자 18명과 아웃리치팀이 서로를 블레싱하는 시간을 가졌다. 네팔 산악지역에 현지 전도자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산악지대를 오토바이로 오랜 시간 달려 카트만두까지 오신 전도자들의 간증에는 하나님의 열심이 묻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할 때만 해도 길 것만 같았던 일정이 사흘째 오전 진료를 마치자 어느새 끝나 있었다. 나는 혼자 보건소 3층 옥상에 올라가 카트만두 땅을 내려다보았다. 우기라고 했는데 하늘은 청명했고,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귀국하고 며칠 뒤, 네팔에 대홍수가 나 카트만두 북부 수십 킬로미터 지역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피해자 가운데 한국 회사의 직원들이 있다는 사실도 들었다. 카카오톡으로 실종된 한국인 중에 선교사님이 아시는 신실한 크리스천 두 분이 계신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이 무거웠다. 하나님께 네팔 땅을 불쌍히 여겨 주시고 자녀들을 지켜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땅을 직접 보게 하시고, 그 땅을 위해 기도하게 하심을 감사드린다.
/ 이요한 성도(분당A공동체)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