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대청

[라떼는 말이야]사랑하며 그리고 기도하며

라떼는 말이야 
 
사랑하며 그리고 기도하며 
 
“정말로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람을 안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불편한 사람, 거북한 사람, 싫은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알려주세요, 멘토님!”
 
 
며칠 전이다. “남편, 이 옷 어때요?” 평소 쇼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내가 오랜만에 옷 가게에서 새 옷 한 벌 입은 사진을 보내왔다. 
‘이런…’ 그런데 나는 그 옷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잠시 후 답장을 보냈다. 
“아내는 참 예쁜데 그 옷은 좀 덜 예쁘다.” 
그날 저녁 집에 와 보니 그 옷이 와 있었다. 아내가 다시 한 번 그 옷을 꺼내 입고 “남편, 어때요?” 하고 묻기에 나는 그 순간 결심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이 옷을 사랑할 것이다!’라고. 
“자기야, 사진으로 볼 때는 잘 안보였는데 지금 보니 디자인도 나쁘지 않고 촉감도 괜찮네.” 
“그치요?!” 
기쁨의 미소를 짓는 아내의 얼굴을 보고 주님께 감사드렸다. 그래, 나는 이렇게 사랑하며 살고 싶다. 내 판단과 주장을 내려놓고, 내가 사랑하는 이의 얼굴에 기쁨의 꽃이 피도록 살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어느 날 정진호 장로님의 강의를 듣다가 큰 감동을 받았다. 정진호 장로님은 회사 건물 10층까지 올라가면서 ‘하나님, 우리 영업부를 축복해 주시고… 우리 투자부를 축복해 주시고…’라며 부서 하나 하나 이름을 불러가며 축복하신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해보자 싶었다. 좋은 것은 무조건 따라해 보는 것이 인생의 지혜일 것이다. 그날부터 출근길에 우리 회사 리더십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가며 축복하고, 우리 본부의 팀장들을 축복하기 시작했다. 일단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 내가 기도해 주기 싫은 사람부터 이름을 불렀다. 그 반대로 하면 아마도 그 사람들은 빼먹기 십상일 것이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사무실에 도착하면 마치 전투에 나가기 전에 든든한 갑옷을 차려 입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내가 “중요한 회의에 갈 때 하이힐을 신으면 갑자기 자신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 아마 이런 기분이 아닐까 싶다. 그래! 나는 이렇게 기도하며 살고 싶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이들도 축복하고, 그들을 위해 예수님의 은혜를 구하는 멋진 삶을 살고 싶다. 
50대 중반이 되고 보니, 인생에서 사랑하며 그리고 기도하며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더 젊었던 시절에는 일에서 완벽을 추구하느라 언제나 사람보다 일의 완성을 중요시 했었다. 내 전문 영역에서 확실하게 내 위치를 구축하고 성공하고 나면, 그때부터 나도 사람을 돌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과 형편에도 신경을 쓰리라 했었다. 가진 것 아무 것도 없는 내가 남을 돌보고, 남들처럼 어울려 시간을 보내는 것은 턱없는 사치라고 여겼다. 그래서 모든 것을 성공 이후로 미루곤 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하는 이들을 밀어내고 모든 것을 성공 이후로 미루는 것은 사탄의 속임수였다. 그 끝은 허망한 외로움과 황폐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가 노래하듯,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내 인생에서도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도 울게 하셨나 보다. 그래서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이제는 좋으신 하나님 앞에 서서 매일같이 기도한다. 
“주님, 그저 사랑하며 기도하며 살게 하옵소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그 계명이,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하신 그 말씀이 나의 매일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제가 주님께 가는 날, 더할 나위 없이 활짝 핀 사랑의 국화꽃 한 송이 되어 가게 하옵소서. 
/ 허식 멘토(CHPLUS청년부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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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떼는 말이야’는 청년들의 고민에 대학청년부 멘토들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과 격려를 보내는 코너다. 질문 및 고민 보내실 곳: joo@onnuri.org

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