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 일
사역

“천국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말기 암 환우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어온 온누리 호스피스 학교가 지난 5월 30일 9주 과정을 마치고 5기 종강예배를 드렸다. 호스피스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삶을 돌아보고 의미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유언장을 쓰게 하는데 이번 기수에서는 49세였던 지난 2002년 유방암 악성을 판정받고 2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았던 정리틀 성도의 유언장이 모든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정 성도는 “암 판정을 받고 이틀 동안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그것도 다 하나님의 은혜였고,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는 통로, 축복이 됐다”고 고백했다. 다음은 정 성도가 쓴 유언장의 내용이다.

 

 

 

천국으로 인도하심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이 세상 사는 동안 내 마음 내 뜻대로 살던 저를 불러주셔서 주님의 자녀 삼아주시고 돌보아주시고 천국 백성 삼아 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의 삶 속에서 암이 생겼을 때, 잠시나마 주님을 원망했습니다. ‘왜 하필 나일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나 그 생각도 잠시 주님은 제게 평안을 주셨습니다. 마치 주님이 ‘왜 너는 안 되니’하고 물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2~30대에 떠나는 사람은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마음도 드니 저절로 감사가 나왔습니다. 주님, 지금까지 저의 생명을 연장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주님과 믿음의 선배들을 만날 소망도 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믿음 잘 지키고 잘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가족에게

 

사랑하는 오빠, 언니, 조카, 질녀야. 늘 마음으로는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까칠하게 대한 것에 대해 용서를 빈다. 좀 더 사랑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베풀지 못하고 인자하게 대하지 못한 것에 용서를 빌게. 사랑해 모두들. 나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가족들이었어. 고마워. 이제 나는 먼저 가지만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어. 모두 예수님 믿고 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 오빠, 언니, 작은 오빠, 신우 엄마, 용 오빠, 대우 엄마, 귀숙이 엄마, 찬길이, 영미 엄마, 찬경이 현미 엄마, 미향이, 은숙이, 춘우, 해우, 성우, 신우, 대우, 선아, 귀숙이 희우, 상선, 현미, 광우야. 고모의 마지막 이 말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단다. 하나님은 집나간 자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으로 우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신다는 것을 기억해줘. 사랑한다. 천국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남편에게

 

여보 고마워. 나같이 부족한 사람을 만나 병수발하고 믿음의 본이 되어준 나의 남편. 장인의 영혼 구원을 위해 직장에 사표를 내고 한국까지 따라와 준 당신, 정말 고마워. 내가 힘이 들 때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상기시키면서 힘을 실어주었던 당신 존경해. 당신을 주신 주님께도 무어라 말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해. 우리 천국에서 또 만나. 그날까지 잘 마무리하고 천천히 와. 여보, 슬퍼하지 말고 기쁘게 보내줘.

 

소유물 정리

 

여보, 우리가 항상 이야기했던 것 기억하지? 하나님께서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하시고 축복하신 것, 우리 검소하게 살다가 하나님의 복음 사역인 선교에 50%, 기아에 50% 쓰기로 한 것, 당신 기억하지? 당신이 선교 사역에 헌신함으로 드리고 마무리하고 와.

 

장례에 관하여

 

내가 어떤 병과 사고로 천국에 갈지는 모르지만 혹시라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편안하게 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혹시 내 몸의 장기가 필요하신분이 계시다면 주세요. 장례식은 기독교식으로 검소하게 치러주시고, 제가 좋아하는 찬양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와 ‘아 하나님의 은혜로’를 불러주세요.

 

/ 2012년 5월 11일 정리틀 성도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