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벌써 그립습니다” 피현희 목사 소천

 

피현희 목사가 소천했다. 암으로 투병하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했다.
피현희 목사는 경북여고와 이화여대, 보스턴신대원을 졸업하고 두란노에 입사했다. 두란노에서 편집차장을 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 후 편집장을 역임했다. 이후 목사안수를 받고 온누리교회에서 사역했다. 서빙고와 남양주, 양재 캠퍼스를 섬겼다.
유가족으로 모친 김성자 권사(79)와 남동생 피준환(53)이 있다.
/ 정지은 기자 jji@onnuri.org

피현희 목사 (2)
피현희 목사님을 보내며
아름다운 죽음, 그리운 천국

 

안양에서 피현희 목사님의 어머니를 모시고 장례식장으로 오던 길에 큰 위로의 말씀을 들었다.
피 목사님은 자신의 죽음을 예지하고 있었다. 며칠 전 어머니께 “엄마, 나 사월 마지막 날에 죽으면 좋겠다. 따뜻하고 꽃도 많고….” 라고 하셨단다.
죽음에 이르렀을 때 가족들과 지인들의 반응을 보면서 그 죽음이 아름다운 죽음이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피 목사님의 마지막 시간은 가족과 동료 목사들, DTS 사역자들과 함께 했다. 성도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사랑이 결집된 행복한 죽음이었다.
사월 마지막 날, 양재 온누리교회 목회자들은 아름다운 멜로디로 찬송을 불렀고, 간절한 기도와 사랑의 언어로 피 목사님을 위로하며 고통의 시간을 함께 하고 있었다. 그 시간 혼수상태가 시작되었다. 피 목사님은 혼수상태에서도 동료들의 사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안간힘을 쓰셨다. 그러나 연약해진 육체는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재훈 담임목사님이 손을 잡고 기도하셨다. 그때 서서히 육체의 겉옷을 벗던 피 목사님이 반응했다. 온 힘을 다해 감긴 눈을 떠서 바라보셨다. 모두가 깜짝 놀랐다. 이 상황은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반응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죽음 안에 내재 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조건을 아시고 영혼을 천국으로 입문하게 하신다.
피 목사님의 어머니께서 말씀을 이어가셨다.
“오늘 새벽부터 의사들이 여러 번 와서 알부민을 투여 하겠다고 하더군요. 딸의 몸에 주사 놓기가 어려웠던지라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그거 맞아서 살수 있다면, 얼마든지 맞혔지요….”
그리고 딸을 안고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사랑하는 내 딸아 나는 너 때문에 참으로 행복했단다. 너 때문에 예수님 더 잘 믿게 되었고, 좋은 분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너 때문에 나는 참으로 좋았다. 근데 알부민 안 놓은 것은 너를 너무 너무 사랑해서야….알제? 알제?”
눈물 흘리며 딸을 이해시키고 계신 어머님께 피 목사님은 혼수상태에서 잠시 깨어나 눈을 크게 뜨신 후 천상의 미소를 남기고 숨을 거뒀다. 그것이 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피 목사님이 어머니께 자신의 사랑을 보여 준 효도였다. 피 목사님의 죽음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효심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죽음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고통스러운 죽음도 평안하게 만드셨다. 이 세상에서 주어진 삶 마치고 영과 육이 분리되는 시간에는 통증도 사라지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하셨다. 그렇게 본향으로 돌아가게 하셨다.
지금 사랑하는 피현희 목사님은 하늘에서 환한 웃고 계실 것이다. 그리고 말씀 하실 것이다.
“저 때문에 수고 해주신 여러분 모두 천국에서 만납시다. 내가 못다 한 일들은 여러분이 더 열심히 해 주이소”
/김정숙 목사(삼성서울병원선교 담당)
항상 소녀 같은 피현희 목사님께

 

다시보고 싶은 피현희 목사님
작은 체구지만 그 안에서 품어져 나오는 열정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목사님
소녀같이 멋지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해맑은 웃음으로 기뻐하셨던 목사님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 이스라엘 국경을 통과할 때 목사님의 깊은 영성과 유창한 영어로 검문에 응해 군인을 감동시켰던 기억이 납니다. 목사님 덕분에 빨리 통과할 수 있어 모두가 박수치며 기뻐했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갈릴리 호수에서 물세례로 우리를 감동시켜 주셨던 목사님
때 맞춰 맞이한 저의 회갑잔치를 예배와 성찬식으로 특별한 축하를 해주셨던 목사님
단동 아웃리치에서 북한주민의 아픔을 통감하며 무릎 꿇고 기도하며 아파하셨던 목사님

성경일독학교 ‘하심탐사’를 통해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열정을 다하셨던 목사님
깊은 감동과 소망을 주시고, 은혜의 말씀으로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신 목사님
여성사역 리더들을 하나 되게 하시며 시야를 넓게, 아름답게 해주시려고 애쓰셨던 목사님
가벼운 발걸음으로 우리들이 못 따라갈 정도로 힘차게 걸어가셨던 목사님

항상 정이 많으셔서 힘들고 어려운 자매들을 위해 기도로, 야외데이트로 위로와 격려 해주시며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셨던 목사님
편찮으실 때 집을 방문하면 한 번도 그냥 보내지 않으시고 식사와 다과를 멋지게 장식해 내오셔서 우리를 깜작 놀라게 하셨던 목사님

멋을 알고 분위기를 즐기셨던 멋쟁이 목사님
피 목사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천국에서 하 목사님과 멋진 일 마음껏 펼쳐 일하세요.
/ 홍미화 권사(남양주 온누리교회)

 

작성자  정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