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21세기 新선교 트렌드 – 왜 과학기술 선교인가?

아프리카에서 물을 구하는 일은 녹록치 않다. 몇 십 킬로미터를 가야 물을 구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물 떠오는 일은 대부분 여자와 어린이들이 한다. 사용하기에 양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큐드럼(Q Drum)’ 물통이 개발됐다.

큐드럼은 도넛모양의 플라스틱에 끈을 달아 만든 물통이다. 이 물통을 이용하면 손쉽게 물을 운반할 수 있다. 평소 한 사람이 뜰 수 있는 양의 5배 이상 담을 수 있다. 이것을 적정기술이라고 한다. 선교지 사람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기술을 의미한다.
적정기술을 활용해 복음을 전하는 과학기술 선교가 뜨고 있다. 21세기 新선교 트랜드 ‘과학기술 선교’를 소개한다.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큐드럼(Q-Drum)물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통이라고 불린다. 한번에 50리터의 물을 담을 수 있다. 끌수있어 물통을 들거나 이는 것보다 힘이 훨씬 덜 든다.

큐드럼(Q-Drum)물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통이라고 불린다. 한번에 50리터의 물을 담을 수 있다. 끌수있어 물통을 들거나 이는 것보다 힘이 훨씬 덜 든다.

 

소외된 90%를 위한 착한기술을 선교에 접목

 
21세기를 살고 있는 인간은 최첨단 기술에 둘러싸여 있다. 노트북, 인터넷,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과학기술 발달로 만들어진 기기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70억 인구 중 10억 명은 아직도 과학기술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하루 수입은 2달러가 되지 않는다. 오염된 물을 마시고, 모기장이 없어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전기가 없는 곳은 허다하다.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제3세계를 돕기 위한 친환경 · 로테크(low tech)기술을 총칭해 ‘적정기술’(適正技術,Appropriate Technology)이라고 한다. 비싸지 않고, 누구나 쉽게 배워 쓸 수 있는 기술이다. 기술을 이용할 사람들의 형편에 맞고, 삶의 질 향상을 돕는 것이 적정기술의 필요조건이다.
적정기술은 첨단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선진국에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때다. 전기와 수도가 끊긴 마을을 밝혀준 것은 태양열 램프(Solar lantern)였다. 적정기술은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도 활용된다. 저렴하고 간단한 기술로 기후변화나 재난에 대비하는 착한기술이다.
 

적정기술의 역사

 

적정기술의 시초는 비폭력운동을 전개한 인도의 ‘간디’다. 그는 영국의 값싼 직물이 인도에 들어오면서 인도경제가 큰 타격을 받자 직접 물레를 돌려 직물을 생산했다. ‘빈곤해결은 대량생산기술이 아니라 대중에 의한 생산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말이 그의 철학을 대변해준다.
이런 간디의 사상은 1973년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를 쓴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에게 영향을 끼쳤다. 슈마허는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대중에 의한 생산기술을 제안했다. 저개발국의 토착기술보다 훨씬 우수하지만, 부자들의 거대기술에 비해서는 값싸고 소박하다면서 이것을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이라고 명명했다. 이 중간기술이라는 용어가 ‘적정기술’로 바뀌었다. 구호개발기구나 사회적 기업 등을 통해 퍼져 나갔다.

 

적정기술을 활용한 사례

 

적정기술은 다양한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적정기술로 개발된 제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만큼 수요가 많았다.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는 오염된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 휴대용 정수기다. 빨대안의 필터가 오염된 물을 정화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준다.
아프리카 농민들을 위해 개발한 수동식 간이 펌프 ‘머니메이커(MoneyMaker)’도 인기다. 발로 밟아서 농작물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는 기계다. 이 기기를 활용하자 농민들의 소득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아프리카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절대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필리핀의 가난한 마을 ‘Sitio Maligaya’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낮에도 어둡다. 이곳 사람들에게 페트병 전구가 빛을 선물해줬다. 지붕에 구멍을 뚫고, 정제수와 표백제를 넣은 페트병을 끼웠다. 태양과 달빛이 굴절되는 원리를 활용했다. 어둠을 밝히는 도구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말라리아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모기장 ‘퍼마넷(PermaNet)’도 있다. 스무번 이상 세탁해도 4년 동안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세계보건기구가 추천한 제품이다.
대한민국 적정기술 1호인 ‘G세이버(G-saver)’는 추운 나라 사람들을 위한 난방기구다. 1년 중 7개월이 겨울인 몽골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다. 몽골사람들은 생활비 중에 난방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다. 매연과 호흡기질환에 시달리면서도 추위를 이기려면 어쩔 수 없다. ‘G세이버(G-saver)’는 열효율은 높고, 매연은 줄인 축열기다. 몽골사람들의 생활개선과 환경보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항아리 냉장고(Pot-in-pot)’도 빼놓을 수 없다. 질항아리 안에 작은 항아리를 넣고, 그 사이에 젖은 모래를 넣으면 완성되는 간단한 장치다. 항아리 냉장고를 이용하면 열대지방에서도 이십일 가량 식품을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다. 운송수단이나 전기가 없는 곳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페달을 밟아 드럼통을 돌려 빨래하는 ‘자전거 세탁기’도 있다. 태양열을 모아 음식을 조리하는 ‘태양열 조리기’, 사탕수수로 만든 ‘숯’, 버려진 캔과 땅콩기름을 이용해 만든 ‘깡통라디오’, 중고차로 만든 ‘인큐베이터’ 등 적정기술을 활용해 만든 기기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모른다.

라이프 스트로

라이프 스트로

자전거 세탁기

자전거 세탁기

 

솔라랜턴(Solar Lantern):낮에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 축전기에 저장했다가 밤에 LED전등을 켜는데 활용한다. 밤에 불을 밝히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됐다.

솔라랜턴(Solar Lantern):낮에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 축전기에 저장했다가 밤에 LED전등을 켜는데 활용한다. 밤에 불을 밝히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됐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적정기술

효성블루스토브

효성블루스토브

햇빛영화관

햇빛영화관

 

우리나라도 적정기술을 제3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효성 블루챌린저’는 ㈜효성이 소외된 지역에 적정기술로 희망을 전하기 위해 기아대책과 함께 출범시킨 대학생 봉사단이다. 국내 최초 적정기술 봉사단이다. 이들이 만든 ‘블루스토브’는 실내에서 장작을 때 난방과 요리를 동시에 하는 기기다. 실내오염이 가장 심각한 베트남 등지에서 각광받고 있다. 내부에서 완전연소를 시켜 연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연기를 줄여 실내공기 오염을 막는 것 외에도 장착 채집으로 인한 산림 파괴도 막아 준다. 부수적으로 만들어진 숯을 이용해 난방 및 취사도 한다.
‘LG 친환경 적정기술 연구회’의 활동도 눈여겨볼만 하다. 이들이 개발해 아프리카에 보급한 ‘솔라멀티차저(Solar Multi Charger)’는 태양광으로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제품이다. 사회제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무슨 휴대전화냐고 하겠지만, 아프리카인들에게 휴대전화는 이미 생활의 일부다. 문제는 전력인데 태양광을 이용해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LED램프도 충전할 수 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는 ‘햇빛 영화관’(HATBIT LAB)도 있다. 임팩트투자컨설팅 회사인 MYSC와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이 함께 만들었다. 주민들의 필요와 아이디어에 기반했다. 전력은 태양광 발전으로 사용한다. 이동 및 유지·보수가 간편하다. 2012년 말라위, 2013년 에티오피아, 올해는 네팔의 고아원에서 시범사업을 펼쳤다.

 

바로 그 방법 ‘적정기술 선교’

 

그렇다면 왜 적정기술 선교가 21세기 新선교의 트렌드인가?
선교의 주 대상 지역은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이다. 이 지역들은 대부분 환경이 낙후되어 있다. 가난하고, 여러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 삶의 질이 낮다.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어려운 지역들이다. 이 지역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다. 그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주고, 에너지와 식량을 찾아주고, 교육서비스와 소득을 높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이 예수님을 만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적정기술 선교가 각광 받을 수밖에 없다.
배고픈 지역에서 관계전도는 한계가 있다. 관계전도가 현지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적정기술을 활용한 과학기술 선교가 좋다고 해도 현지 사람들의 요구와 문화적 차이를 무시하면 안 된다. 일방적인 태도도 금물이다. 현지인들이 과학기술에만 의존해 자생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햇빛영화관’을 통해 선교지에서 기독교 영화가 상영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한 번도 영화를 본적 없는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까. 성경도 없고, 선교의 자유가 없는 곳에서 무엇보다 강력하게 선교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적정기술은 저렴하고 간단하다. 적정기술은 희망을 준다. 적정기술은 따뜻하다. 적정기술에 선교를 더하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적정기술 관련 단체 및 사이트
▷국내 적정기술 단체
굿네이버스 : www.goodneighbors.kr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 www.sewb.org
국제기아대책기구 : www.kfhi.or.kr
나눔과 기술 : www.stiweb.net
에너지팜 : www.energyfarm.or.kr
▷국외 적정기술 단체
킥스타트 : www.kickstart.org
IDE : www.ide-international.org
▷기타 적정기술 관련 참고 사이트
www.theuntoday.com

 

적정기술 참고도서
<적정기술이란 무엇인가> 김정태,홍성욱지음 /살림 출판사 / 4,800원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스미소니언 연구소 / 에딧더월드 출판사 / 20,500원,
<소외된 90%를 위한 비즈니스> 폴 폴락 지음 / 더퀘스트 출판사 / 15,000원
<국경없는 과학기술자들> 이경선 지음 / 뜨인돌 출판사 / 18,000원

 

문의 :
온누리교회 과학기술선교팀
이일형 팀장 010-3064-1660
성지중 총무 010-3771-0107

 

<Talk & Talk>

 

적정기술과 선교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들의 삶에 기여한 공로를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오늘날의 첨단 기술은 과거처럼 인류 모두에게 혜택이 나눠지지 않고 있다. 시장의 요구에 맞춰 제품에 대한 연구가 설정되고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구매력이 부족한 절대빈곤층은 해당기술에 더욱 더 접근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반갑게도 반세기 전 슈마허에 의해 처음으로 제안된 적정기술이 그 대안으로 등장했다.
적정기술(適正技術,Appropriate Technology,AT)은 ‘한 공동체의 문화,정치,환경적인 면들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기술’로 정의된다. 최근에는 단지 기술 그 자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기술개발 흐름에 대한 반성 및 문제점 자각, 기술개발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술로 확장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적정기술은 우리 생활 주변뿐 아니라, 전기와 식수같은 기본 인프라가 없는 나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기에 실제로 여러 개발도상국과 빈곤국에 전파되어 큰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오염된 물로 인해 하루에 6천여명이 사망하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한 빨대형 정수기 라이프스트로, 저소득층의 소득증대를 위해 발로 밟아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머니메이커, 전기가 필요없는 램(Ram)펌프, 화덕연기로 인한 각종 질병의 폐해가 없는 연기 안나는 안전 화로, 태양열을 이용한 조리기구(Solar Cooker)와 간이전등(Solar Bulb Light), 냄새안나는 위생 화장실(VIP)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만큼 많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적정기술은 이제 ‘인간과 기술의 만남’으로 인식되고 있고, 적정기술이 요긴하게 사용되는 빈곤국이나 개도국의 대부분은 우리의 선교지다. 그런 까닭에 이런 나라들의 적정기술 이전(移轉)에는 크리스천 과학자와 기술자들, 소수의 선교사들의 헌신이 숨어 있었다. 이제 선교를 소망하는 우리 모든 크리스천들 사이에 적정기술은 공론화되어야 하고, 더 넓고 깊게 논의되어야 한다.
더구나 참으로 적정기술의 원조는 예수님 아니신가! 이땅에 사시면서 하늘나라의 것을 세상에 ‘적정’하게 구현하셨을 뿐만 아니라, 이땅을 떠나신 후 지금까지도 모든 인류가 사는 이 세상이 계속해서 잘 기능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또한 영혼구원과 함께 그들의 세계관과 삶까지도 구원시키신 예수님의 선교방식을 따르려면 이 시대 선교를 위한 하나님의 선물인 적정기술에 대해 우리 크리스천들은 더 잘 알고 더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선교적 차원에서의 적정기술활용을 위한 몇가지 알아야할 기본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단순히 유용한 도구(Tool)로만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다. 대부분 적정기술은 그 원리와 사용법이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적용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직접 체험해보고 고민해봐야 쉽고 간단하지만 ‘생명력있는 유용한 적정기술’이 된다.
둘째, 기획단계부터 ‘지속가능한 적정기술’이 되도록 계획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지 자원활용의 극대화, 현지에서 부품구입의 용이화, 쉽게 배우고 전할 수 있는 방법 모색, 현지 자연환경과 생태계 및 문화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현지인들과 시작단계부터 함께할 때 이런 과제들은 쉽게 해결된다.
셋째, 현지인들이 이를 이용하여 ‘수익창출’을 할수 있도록 고안되어야 한다. 모든 시설에는 운영과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므로, 현지인들에 의한 유지와 비용분담 뿐 아니라, 소득증대로 이어지도록 적정기술이 활용되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작은 규모에서부터 비즈니스모델로 기획해 진행하면 성공률도 높아지고, 그들이 주도권을 갖게되어 이양도 쉬워진다.
인도의 자생 적정기술 NGO인 맨발대학교(Barefoot College)에는 재미있는 슬로건이 있다. ‘할머니를 훈련하여 세상을 바꾸자(Train a grandmother, change the world)’이다. 이 학교에서 6개월정도 훈련받은 할머니들이 지역사회뿐 아니라, 언어장벽이 있는 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까지 파견나가 솔라에너지 기술을 가르치고 그 지역사회에 변화를 불어넣는 주인공이 된다. 적정기술을 배우는데 연령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을 뛰어넘어, 적정기술 배우기에 뛰어들어보자!
박대호장로/박대호 장로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