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 열왕기
1: 열왕기를 읽는 관점
오늘부터 시작해서 7월까지 <생명의삶>이 ‘열왕기’를 다룬다. 이에 성도님들의 큐티를 돕기 위해 ‘Talk Talk 열왕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이야기하다’란 뜻의 talk가 말해주듯, 열왕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또 열왕기를 ‘톡톡’ 두드려 보자는 뜻도 된다. 아무쪼록 더 깊은 큐티 묵상이 되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열왕기상하에 나타난 관점
열왕기상하는 히브리어 성경에서는 한 권의 책이다.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 성경에서 상하 두 권으로 나눠졌고, 한글성경은 이를 따른 것이다. 우리말에서 ‘열왕(列王)’이란 ‘왕’의 복수형인 ‘왕들’이란 뜻이다. ‘열방(列邦)’이란 단어가 ‘세상의 여러 나라들’이란 뜻인 것처럼 말이다.
열왕기는 다윗 왕이 죽고 솔로몬이 왕이 되는 이야기로 시작해, 그의 사후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된 두 나라가 외국 군대(앗수르와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하는 이야기로 끝난다(북이스라엘 멸망 주전 722년/남유다 멸망 주전 586년). 열왕기하 마지막인 25장은 예루살렘이 바벨론 군대에 의해 함락되고, 남유다 마지막 왕 시드기야가 두 눈이 뽑힌 채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는 이야기다. 하나님이 택한 백성이 왜 이렇게 비참한 멸망을 당해야 했을까? 바로 열왕기는 이런 문제 의식에서 기록됐다.
이런 점에서 열왕기는 <조선왕조실록>과 다르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編年體)로 기록한 책이다. 총 1893권 888책이 있다. 이 방대한 분량 때문일까,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그러나 열왕기는 약 380년의 기간을 다루는데, 조선왕조실록의 472년에 비교할 때 80%에 해당하는 기간이지만, 고작 47장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왕조실록은 25명의 왕을 다루지만, 열왕기는 다윗의 아들 솔로몬부터 시작해 북이스라엘 왕 20명, 남유다 왕 20명, 모두 41명이 등장한다. 이런 사실은 열왕기가 왕의 통치 전반을 구구절절 기록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열왕기는 ‘특정한 관점’을 갖고 왕을 평가한다. 그 관점이란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지켰는가다. 얼마나 정치적, 경제적 업적을 많이 이뤘는가가 아니었다.
다윗이 죽기 전 솔로몬에게 남긴 유언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키라 그리하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할지라”(왕상 2:3)였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준 유언(수 1:7~8)과 흡사하다. 또 여호수아가 말년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남긴 유언(수 23:6)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상하, 그리고 열왕기상하에 이르기까지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이었다. 말씀 순종은 하나님만 사랑한다는 것을 뜻한다. 십계명 1-2계명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사관을 ‘신명기적 역사관’이라고 부른다.
하나님만 사랑하여 말씀을 온전히 순종한 왕의 모델로 꼽히는 사람이 바로 다윗이다. 열왕기 저자는 남유다 왕들을 다윗과 같았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로 평가한다. 유다로부터 독립해 북이스라엘을 세운 여로보암에게도 하나님은 “네가 만일 내가 명령한 모든 일에 순종하고 내 길로 행하며 내 눈에 합당한 일을 하며 내 종 다윗이 행함 같이 내 율례와 명령을 지키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내가 다윗을 위하여 세운 것 같이 너를 위하여 견고한 집을 세우고 이스라엘을 네게 주리라”(왕상 11:38)고 약속하셨다.
다윗과 같은 삶은 왕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서 왕은 하나님이 택한 백성을 대표하는 자다. 그렇다면 왕은 물론이요, 하나님의 백성 역시 하나님만 사랑하고 말씀을 준행하는 자들이어야 한다. 이들에게 하나님은 형통을 약속하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열왕기에 등장하는 다수의 왕들은 그렇지 못했다. 권력을 쥔 왕이었으나 왕답지 못했다.
“왕처럼 삽시다. 왕답게 삽시다.” 그 왕의 길을 다음 편부터 자세히 살펴보겠다.
/최원준 목사(강동 온누리교회)
작성자 김남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