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문화 – 여성들의 삶
몽골 여성들의 삶
딱 하루 동안만…
>> 전통적으로 모계 중심의 문화를 가진 몽골.
전통적으로 땅을 일구고 살던 한국의 농경사회에서 남편은 하늘이었다. 남자를 최고로 여기는 남성 우월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 문화가 존재해 왔다. 최근 들어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 만연한 남녀차별이나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는 여전하다.
전통적 유목사회인 몽골의 남녀관계는 어떨까? 몽골에도 한국처럼 남성 연장자나 가장을 중시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하지만 유목민들은 여성들이 가정과 사회를 지켜주는 근원이라고 이야기한다. 오늘날 몽골사회의 분위기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몽골의 남편들은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일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가정보다는 바깥일에 열중한다. 반면 아내들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일부터 시작해서 아이들 뒷바라지며 교육, 부모 봉양까지 집안의 거의 모든 일을 담당하고 있다.
몽골말로 부인을 ‘에흐네르(ЭХНЭР)’라고 한다. ‘어머니(에흐: ЭХ)’와 ‘이름(네르: НЭР)’를 합친 뜻이다. 세상에서 무엇보다 고귀하고 고결한 이름이 어머니인 것은 어느 민족이나 비슷한 것 같다.
유목민들은 아내를 ‘어머니 이름’이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여성에 대한 존중과 존경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게다가 ‘에흐’라는 발음은 크고 높다는 뜻의 ‘이흐(ИХ)’와 비슷하다. 아내의 또 다른 이름은 ‘크고 높다’이다.
몽골의 ‘여성의 날’
몽골에서 여름을 지내본 사람들은 종종 아름답게 치장한 여성과 부랑아처럼 웃옷을 벗은 채 여성을 따라가는 남성을 봤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연인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곤 한다. 이것은 단순히 치장 문제가 아니다.
몽골에서는 자녀가 둘인 경우 아들보다 딸을 대학에 보낸다. 몽골 사람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남자는 등짐을 져서라도 살아갈 수 있지만, 여성은 힘이 없으니 반드시 배워서 먹고 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부부가 이혼을 하더라도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여성이 집과 양육권을 가진다. 이렇듯 몽골은 모계사회 전통을 가졌다. 21세기가 된 오늘날에도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몽골에는 특별한 기념일이 있다. 바로 ‘여성의 날’이다. 기념일이 많지 않은 몽골에서 여성의 날을 제정해 지키고 있다. 날짜는 3월 8일이다. 이날은 공휴일이지만 모두가 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성의 날의 가치와 분위기는 큰 명절과 맞먹는다. 여성의 날이 되면 몽골 전체가 시끄러워진다.
여성의 날은 러시아 문화권에 속해있는 나라에만 있는 날이라고 한다. 이날을 몽골어로 ‘에멕테추딩 바이르’라고 부른다. 이날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선물을 주면서 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축하해준다. 여성의 날 분위기는 우리나라의 ‘화이트 데이’와 비슷하지만 이날은 몽골의 국가공휴일이다. 러시아 문화권의 모든 나라가 함께 지키는 국제적인 행사이자 명절이다. 의미나 규모에서 화이트 데이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날 여성들은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 인사도 ‘안녕하세요’에서 ‘국제 여성의 날을 축하합니다’로 바뀐다. 어떤 여성이든 뭇 남성들의 축하를 받고 대접을 받는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여성들을 왕비나 공주처럼 대접해준다. 남성들은 마치 종처럼 여성들에게 먹을 것과 선물을 주면서 극진히 모신다.
이 즐겁고 기쁜 여성의 날이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다수의 몽골 여성들이 ‘여성의 날’이 아닌 평상시에는 가정은 뒷전인 남편들을 대신해 가족을 위해 죽도록 일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런 이유에서 여성의 날이 있겠지만 쉼과 기쁨이 딱 하루 동안만 주어진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 박광규 전도사(온누리M센터 몽골어예배)
작성자 정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