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손과 발이 되어…
온누리복지재단 봉사자들의 고백
주의 손과 발이 되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보상이 없어도
“주의 손과 발 되어 세상을 치유하며 주 섬기게 하소서”
온누리복지재단 봉사자들의 섬김을 보면서 떠오른 찬양이다. 1999년 설립된 온누리복지재단은 노인, 장애인, 청소년 등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고 있다. 특히 온누리복지재단 8개 산하 시설 봉사자들은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따로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헌신적일 수가 없다.
/ 홍하영 기자 hha0@onnuri.org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감동이 밀려왔다. 섬기고 있는 봉사현장을 ‘하나님이 보내신 자리’라고 여기고 있다는 봉자자들의 고백을 들으면서 전율이 느껴졌다. 어쩜 그렇게 헌신적일 수 있냐는 질문에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그곳에 갔고, 하나님이 주신 마음으로 봉사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기에 봉사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다짐도 들을 수 있었다. 봉사자 한 명이 아니라 봉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송현숙 집사(신용산공동체)는 노인들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송 집사는 온누리복지재단 산하 시설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목욕을 도와드리고, 말벗봉사를 하고 있다. 송 집사는 부모 같은 어르신들을 만나려고 매주 두 번씩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를 찾아간다. 화요일에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목욕을 돕고, 목요일에는 어르신들의 발을 마사지 해드리며 말벗이 되어 준다. 매주 봉사하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그 자리를 결코 떠나지 않는다.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가 개원할 때 자원봉사자 모집 광고를 봤는데 저도 모르게 어떤 일을 섬길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없기 때문에 ‘몸으로 섬길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어요.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봉사하러 갈 때마다 감사해요. 저를 이 자리로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는 것도 감사해요.”
이 정도면 천사가 따로 없다. 송 집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목욕봉사는 건장한 청년이 감당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목욕 시키는 일은 해본 사람만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요즘은 기계를 사용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송 집사도 힘들고 쉬고 싶을 때가 왜 없었을까? 그럼에도 송 집사가 꾸준히 봉사할 수 있는 비결은 어르신들의 웃음 때문이다.
“저는 어르신들이 웃는 모습만 봐도 정말 행복해요. 제가 씻겨드리면 처음에는 부끄러워하시다가 나가실 때는 꼭 웃어주시거든요. 그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날마다 보고 싶다니까요?”
송 집사는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어르신들과 보내는 일분일초를 아주 소중하게 여긴다. 어르신들이 언제 천국으로 떠나실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어르신들에게 더 큰 사랑을 드리려고 한다.
“하루는 목욕봉사를 마친 어르신이 ‘아이구야 참 고맙다!’라고 인사를 하셨어요. 저도 웃으면서 인사를 했는데 그 다음 주에 그 어르신께서 소천하셨어요. 그 인사가 마지막 인사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아프더라고요. 그날 이후로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만날 때마다 오늘이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사랑을 더 많이 드리려고 애쓰고 있어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팔십이 넘어도 봉사를 멈출 순 없다
계인옥 권사(충신교회)는 청파노인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봉사를 하고 있다. 계 권사 역시 노인이다. 팔십 세가 넘었다. 얼마 전까지 암 투병을 했지만 봉사를 멈출 수는 없었다.
“글씨를 몰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보면 얼마나 마음 아픈지 몰라요. 어떤 할머니는 글씨를 못 읽어서 버스도 못 타요. 자녀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도 글을 몰라 못 쓰는 분들이 얼마나 많다고요. 그분들을 보면 자꾸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계 권사에게 봉사는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이기 때문에 아무리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도 아깝지 않다. 30년 교사 경력을 살려 직접 한글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미국에서 오신 할머니가 계셨어요. 미국에서 오래 살다 오셔서 한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셨어요. 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용기 내서 찾아오신 할머니를 그냥 지나칠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센터에서 하는 한글수업뿐만 아니라 날마다 그 할머니를 모시고 다니면서 한글을 가르쳐 드렸어요. 함께 간판을 읽으면서 연습을 했어요.”
정성 가득한 계인옥 권사의 섬김 덕분에 풍성한 열매들이 많이 맺혔다. 글을 읽지 못해 혼자서는 버스를 탈 수 없었던 할머니가 혼자 버스타고 시장에 가신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어르신은 편지로 마음을 전하고 있다. 마음속에만 깊이 간직하고 있던 순수하고 예쁜 말들을 시로 노래하는 어르신들도 있다.
아주 특별한 하나님의 사람들
오영은 성도(강남C공동체)는 번동코이노니아(지적장애인 및 지체장애인 보호 작업장) 예손작업장에서 미술교사로 봉사하고 있다 예손화가들(지적장애인 작가)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달란트를 찾아주는 일을 한다. 그는 대학시절 서양화를 전공했다.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봉사를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체험했다.
“예손작가들의 그림을 볼 때마다 깜짝 놀라요. 그들의 그림에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묻어있거든요. 그들은 개성과 색깔을 뚜렷하게 갖춘 훌륭한 화가들이에요. 그들의 잠재능력이 작품으로 표현되는 것을 볼 때마다 하나님이 예손화가들에게 주신 달란트를 발견하게 돼요.”
오영은 성도는 예손화가들과 만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예손화가 한 명 한 명을 귀하게 여기며 보살핀다.
“그림에 재능은 있는데 다른 수업에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런데 제 수업은 곧장 잘 따라오고 표정도 밝더라고요. 원래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수업 인원이 바뀌는데 그 친구를 제가 2년 동안 가르쳤어요. 그 친구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거든요. 지금은 다른 수업도 열심히 듣고 작품도 만들어 제출했답니다.”
예손화가들을 돕는 아주 특별한 하나님의 사람들도 있다. 번동코이노니아 동행팀(김정숙 권사, 이지연 권사, 김수미 권사, 박현분 집사)이다. 동행팀은 매월 한 번씩 예손화가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그림이 있는 전시회를 보러 간다. 예손 화가들이 동행팀이 방문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릴 정도이다. 동행팀의 봉사는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예손화가들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기에 봉사를 멈출 수가 없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예손화가들이 먼저 생각날 정도로 이제는 한 가족이 되었다.
“예손화가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도 덩달아 행복해요. 그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을 주고 싶어요.”
온누리복지재단 상임이사 정호옥 목사는 봉사자들을 보고 있으면 꼭 고넬료(사도행전10장)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고넬료의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께 상달되어 기억되었듯이 온누리복지재단 봉사자들의 섬김 역시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면서 더 큰 축복과 은혜를 누리는 봉사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홍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