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서빙고 일대일사역팀 러시아
/이기영 집사
(서빙고일대일사역팀,성북공동체)
서빙고 일대일사역팀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아웃리치를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남편(서빙고 일대일사역팀장)만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여자 신청자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통역을 두고 일대일 제자양육을 해야 한다는 것과 연이어 해외에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앞서 선뜻 신청하지 못했다. OBC 이사야 공부를 하던 중에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사41:10)는 말씀이 나의 마음을 찔렀다. 하나님께서 내게 가라고 하셨고 나는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말씀과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용어와 개념이 동반자에게 잘 전달될까 하는 염려였다.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한 가지 사실을 떠오르게 하셨다. 1994년 일본에서 일대일 제자양육을 했을 때였다. 일본인 아주머니와 대만인 유학생을 일대일 제자양육 했는데 당시 내가 일본어를 잘하지 못했는데도 성령의 도우심으로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며 러시아 아웃리치에 임했다.
밤 10시 40분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새벽 2시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내렸다.다시 연해주신학교에 도착한 것이 새벽 3시쯤이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 10시부터 예배를 드리고 일대일 제자양육을 시작했다. 오전에 두 과, 오후에 두 과, 저녁에 한 과를 진행했다. 나의 동반자는 러시아인 전도사였다. 통역은 고려인 목사님이 해주셨다. 고려인 목사님은 일대일 제자양육 경험이 있는 분이었다. 나눔과 말씀의 은혜가 잘 전달될 수 있을까라는 나의 염려를 하나님께서 말끔히 해결해 주셨다. 우리 세 명(동반자, 통역자, 나)은 비록 진정한 의미의 일대일 제자양육은 아니었지만 말씀 가운데 서로의 어려운 일들을 나누고, 함께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며, 즐거운 일에는 함께 웃기도 했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은혜와 사랑의 교제를 했다.
요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알코올중독자, 굶는 사람들, 무너진 가정이 많다. 어린이들도 술을 마신다고 한다. 통역을 도와준 고려인 목사님은 시골 교회를 개척해 집시들, 노숙자, 알코올중독자, 배고픈 사람들을 데려다가 밥을 주고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집시들은 일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데 목사님은 그들을 데려다가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마당 쓸기나 잔디 깎기 같은 간단한 일을 시키면서 일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했다. 그러면 그들은 다음에 또 배가 고프면 일거리를 찾아 교회로 온다고 한다. 목사님은 그때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성경공부를 한다고 했다. 내 동반자는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치매초기 진단을 받아 머리가 아프고 심장도 좋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그럼에도 동반자는 나와의 일대일 제자양육에 성실하게 임했다.신기하게도 일대일 제자양육을 하는 동안 머리도 심장도 하나도 안 아팠다고 고백했다. 그 날의 과정을 마치고 저녁에 누우면 너무 행복해서 다음날이 기다려졌다고 말하며 나를 꼭 껴안아줬다. 내 볼에 뽀뽀까지 해주었다. 참 감사하고 눈물이 나는 순간이었다. 일대일 제자양육을 마치며 동반자와 통역 목사님은 제자를 재생산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일대일 제자양육이 그리스도의 비전을 이루는 귀중하고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는 것을 다시금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러시아 아웃리치를 위해 참으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신학교를 운영하고 계신 선교사님, 그 신학교에서 말씀을 배우고 복음을 전하는 현지인 목사님과 신학생들, 러시아 시골교회를 돌아보며 비전을 심어주는 또 다른 목사님, 침을 놓으며 복음을 전하는 한의사 선교사님 등이 도움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그분들을 통해 합력하여 선을 이루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을 목도하게 하셨다. 블라디보스토크는 ‘ 동방을 지배하라’ 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배되어 러시아 온 땅과 북한, 러시아 주변의 ‘ 스탄’ 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들과 땅 끝까지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이 전해지길 소망한다.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