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맛있는 말씀해설]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마 24:7)

맛있는 말씀해설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마 24:7)
 
올해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강진에 이어 9월에는 모로코에도 강진이 일어나 수많은 사상자가 생겼다. 이 두 번의 강진이 발생할 때마다 하늘에 정체 모를 빛이 발생해 화제가 되었다. ‘지진광’이라고 추정되는 이 빛이 왜 발생하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다.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여기는 과학자들도 많다. 그런데 지진과 지진광을 보면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곳곳에 지진이 있을 것(마 24:7)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지진광이 혹시 하늘의 징조(눅 21:11)는 아닌지 두려운 마음도 든다. 
이 시대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지판이 안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진에 관한 과학적 탐구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마지막 때와 연관해 지진을 언급하신 이유를 아는 것이다. 땅이 흔들리는 지진은 그 자체 위력도 대단하지만, 상상하기 힘든 심리적인 공포를 안겨준다. 내가 땅 위에 안전하게 서 있을 수 있다는 당연한 믿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지진은 가장 안정적인 땅을 흔듦으로써 우리가 당연히 누리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거라 믿는 많은 것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예수님이 지진과 함께 언급하신 것은 ‘전쟁’, ‘기근’, ‘전염병’ 등이다(눅 21:11). 이 시대는 과거보다 강력하고 참혹한 지진을 비롯해 예수님이 말씀하신 마지막 때의 징조들을 모두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 사건들로 인해 세상은 그전에 누리던 게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등으로 평화가 당연한 게 아니라 언제든지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19 전염병이 각 나라를 단절시켜 재화와 제품이 자유롭게 유통되던 세계화 시대를 빠르게 끝내버렸다. 전염병 시대 뿌려졌던 엄청난 돈이 인플레와 고금리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왔다. 저금리의 풍요한 시대가 사라진 것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기후변화 위기를 체감하는 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산불 등의 기후재난은 기후변화가 코앞의 위기임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한 가장 큰 영향이 영양부족 곧, ‘기근’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폭우와 가뭄으로 농토가 사라져 살 곳을 잃어버린 수많은 굶주린 기후 난민들이 발생하고 있다.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과 달리 이들의 굶주림은 주변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예수님은 마지막 때 우리의 할 일이 “깨어 기도하며(눅 21:36), 충성되고 지혜롭게 주님이 시키신 일을 하는 것(마 24:45)”이라고 말씀하셨다. 동시에 미혹과 불법이 성하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을 거라고 경고하셨다(마 24:11, 12).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일곱 교회는 시대적 흐름을 대표하는 교회라고 신학자들이 해석하는데, 마지막 교회인 라오디게아교회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아 입에서 뱉어낼 거라고 주님이 말씀하셨다.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것은 사랑이 식은 것이다. 교회에 출석은 하는데 하나님께 대한 진정한 믿음, 뜨거운 사랑이 없는 것이다. 하나님께 대한 사랑이 식어 세상과 구별되지 않는 우리의 마음 문을 두드리고 계신다. 자신의 음성을 듣고 문을 열어 하나님과 함께하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하나님과 뜨거운 사랑을 회복하면 지진과 전쟁의 소식이 들려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상속받았기 때문이다(히 12:28). 굶주린 자의 외침이 들릴 때 우리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열심을 내어 먹일 것이다. 우리에게 맡기신 하나님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통해 사람들이 지진, 전쟁, 기근, 전염병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세상에서 반석이 되시는 하나님을 찾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며 우리는 오늘도 기도드린다.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 이은일 장로(성북공동체,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작성자  김다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