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맛있는 말씀 해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마 19:24).

맛있는 말씀 해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마 19:24).
 
이 말씀을 들으면 누구나 마음속에 의문이 생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인데, 예수님은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일이 그보다 어렵다고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일까? 당시 제자들조차 놀라며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예수님의 대답은 분명했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
이 말씀은 인간의 힘과 노력으로는 결코 구원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왜 ‘낙타’와 ‘바늘귀’를 비유로 드셨을까? 낙타는 당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알고 있던 가장 큰 동물이었고, 바늘귀는 사람이 사용하는 가장 작은 구멍이었다. 예수님이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며 인간은 불가능한 일임을 강하게 드러내신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예루살렘 성문중에서 작은 문을 가리킨다거나, ‘낙타’ 대신 ‘굵은 밧줄’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문의 흐름과 공관복음 전체의 병행 구절을 보면, 예수님의 의도는 명확하다. 애초에 과장된 표현을 통해 충격을 주려는 것이었다. 인간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점을 뚜렷하게 드러내신 것이다.
그렇다면 왜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 돈 자체가 죄라는 의미는 아니다. 문제는 돈이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기 쉽다는 데 있다. 재물이 많아질수록 그것을 의지하게 되고,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 의존은 약해진다. <마태복음> 6장에서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하신 말씀이 바로 그것이다. <마가복음>은 이 점을 더욱 분명히 보여주며, “재물을 의지하는 자들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라고 기록한다. 단순히 가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신뢰하는 태도가 문제임을 드러내는 말씀이다. 결국, 재물은 마음의 우상이 되기 쉽고, 그것이 천국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것이다.
초대교회에 부자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예수님의 장례를 위해 자기 무덤을 내어놓은 부자였고, 삭개오는 회개한 이후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며 참된 제자의 길을 걸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이 아니라, 부자가 하나님께 온전히 의지하지 않으면 그만큼 더 위험하다는 경고이다. 오히려 하나님을 신뢰하며 재물을 선하게 사용하는 부자들은 하나님 나라 확장에 귀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성경은 보여준다.
우리의 신앙에도 이 말씀은 날카로운 도전이 된다. 현대 사회에서 재물은 곧 성공과 안정의 상징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것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말씀하신다. 부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각자가 의지하는 무언가(돈, 명예, 지식, 혹은 자기 능력)가 하나님보다 앞서 있다면 그것이 바로 바늘귀 앞의 낙타와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마음의 중심을 다시 하나님께 두고,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것이다.
이 말씀을 두려움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예수님은 불가능을 말씀하시며 동시에 가능한 길을 보여주시기 때문이다. 재물은 우리 손에 있지만, 마음은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움켜쥐는 대신 그것을 나누고 베풀 때, 그 재물은 나를 속박하는 쇠사슬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넓히는 씨앗이 된다. 부자든, 가난한 자든 동일하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믿음이다. 
우리는 이렇게 기도할 수 있다. 
“저의 소유와 능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신뢰하게 하소서. 재물이 저를 지배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도구가 되게 하소서.”
이 고백 속에서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오은규 목사(성동광진 공동체)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