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과 순장에 대하여
<목회 칼럼>
“저는 순장으로서 부족합니다. 주변에서 권해서 순종하기로 결단했는데 잘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순장으로 섬기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 순장의 역할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부담을 느낄까? 순장은 가지고 있는 어떤 것이 드러나거나, 잘할 수 있는 것이 많아야 섬길 수 있는 직분일까? 순장의 정체성이 과연 무엇일까? 순장은 어떤 자세로 섬겨야할까? 그것을 함께 고민하고 싶다.
순장에게는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첫째, ‘바라봄의 법칙’이다. 순(荀)의 사전적 의미는 ‘나무나 풀의 줄기세포에서 새로 돋아나온 연한 싹’이다. 이 연한 싹이 자라서 열매를 맺기도 하고, 가지나 큰 줄기가 된다. 나무는 뿌리에서 가지 끝으로 양분을 빨아들이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성장한다. 이때 연한 순은 어떤 역할을 할까? 더 많은 태양빛을 흡수하기 위해 부지런히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뿌리에서부터 부지런히 양분을 빨아올려야하기 때문이다. 연한 순은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양분이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이 순의 역할이고, 순 성장의 비결이다.
순장의 역할도 이와 비슷하다. 순장의 역할은 나뭇가지 끝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햇빛을 흡수하려고 열심을 다하는 것이다.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알고, 겸손히 하나님을 바라보며 영적인 공급을 하는 사람이 바로 순장이다. 순장은 연약함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둘째, 수용의 법칙이다. 여린 순이 더 많은 양분을 빨아들이기 위해서는 뿌리가 튼튼해야한다. 뿌리가 깊이 박혀있어야 물과 양분이 부족함 없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뿌리가 양분을 빨아들이는데 걸림돌이 있다. 바로 땅 속에 박혀있는 돌덩어리들이다. 돌이 크고 단단할수록 뿌리내리기가 어렵다.
순장은 걸림돌을 없애려 하기보다 감싸줘야 한다. 걸림돌을 감싸려면 연한 뿌리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디고 나면 다른 나무들보다 튼튼하게 설 수 있다. 뿌리 밑에 있는 거대한 돌덩이가 폭풍우로부터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흔들리거나 뿌리째 뽑히는 일이 없어진다. 우리 안에도 큰 돌덩어리들이 있다. 그것이 내면의 상처일 수 있고, 직면하기 싫은 어려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 자기 자신을 직면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는 결코 넘어지거나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그 견고함이 다른 사람을 지지하고, 이끌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셋째, 재생산의 법칙이다. 싹을 틔우고, 지속적으로 여린 잎을 내는 것은 생명의 연속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생명이 생명을 낳는 자연의 원리다. 씨앗이나 열매로 또 다른 방법으로 재생산하는 것이다. 만약 잎만 무성하다면 열매 맺지 않은 무화과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하와이에는 독특한 방법으로 성장하는 나무가 있다. 가지가 땅으로 자라는 나무가 있다. 가지가 땅에 닿으면 그곳에 뿌리를 내린다. 땅이 있는 한 끝없이 펼쳐진다. 그 나무는 어지간한 집 두세 채 이상의 크기로 자라는 것이 흔하다고 한다. 이렇게 성장한 나무에는 다른 생물들이 살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주 안에서 겸손히 주님을 바라고, 자신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깊이 뿌리를 내린 순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쉼과 회복을 선물하게 된다. 회복은 또 다른 회복을 가져오고, 생명에 생명을 더하는 재생산이 이루어지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성실이다. 그것이 바로 주님 원하시는 것을 이뤄드리는 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김현실 목사(남양주 온누리교회 여성사역 담당)
작성자 이소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