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깨어진 항아리의 축복

 

제게 2007년 9월 9일은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저희 가정의 ‘종전(終戰)기념일’이기 때문입니다. ‘종교 전쟁이 끝났다’는 뜻입니다. 그때까지 1년 반 동안 저는 성당에서, 아내와 두 딸은 교회에서 따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가족회의 끝에 온 가족이 함께 교회와 성당을 한 달씩 다녀오기로 하고 종교를 통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다음 날 가족이 함께 양재 온누리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나를 지으신 이가 하나님, 나를 부르신 이가 하나님. 나를 보내신 이도 하나님,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난생 처음 들어본 찬양인데 제 가슴을 울렸습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도 강렬하게 느껴져서 난생 처음 출석한 교회와 사람들 앞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펑펑 울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것이 성령 하나님의 만지심이었다는 것을. 그날 저희 가족은 모두 온누리교회의 교인이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성령 하나님의 열렬한 팬이 됐고, 늘 그 분의 임재를 간구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뜨거움은 자주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와이미션 스태프의 일원으로 지난 6월 21일 제54회 성령수련회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온누리 성령학교. 제가 받은 성령수련회의 첫 느낌입니다. 1박2일 동안 7시간에 걸쳐 강의와 나눔, 기도회로 빡빡하게 짜여진 시간표, 제법 두툼한 교재는 이런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이 해영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첫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전혀 다른 내가 되는 것. 이것이 성령수련회의 목표입니다.”
첫 느낌과 첫 말씀은 저를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2007년 9월 9일의 마음속 뜨거운 감동을 기대하며 여기에 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설교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기로 마음을 다잡고 집회에 집중했습니다.
강의는 구약과 신약을 종횡무진 오가며 성령님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동안 귀로 듣고 눈으로 읽었던 성령님에 대한 많은 말씀이 생각났고 깨달아졌습니다. 특히 ‘성령을 받았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말씀의 사람이 됐다’는 것이라는 목사님의 말씀은 감정적인 체험에 치우쳐 있던 저의 좁은 시각을 확 열어주었습니다.
클라이맥스는 네 번째 강의 ‘영적 전쟁’과 심야 기도회였습니다. “기드온 병사들의 항아리는 흙으로 만들어진 우리 인간을, 그 속에 감추어진 횃불은 성령님을 상징한다. 말씀에 순종해 항아리를 깨듯 우리의 자아(自我)를 깰 때 내주(內住)하신 성령님께서 우리를 승리로 인도하신다”는 말씀은 내 마음을 온통 사로잡아 버렸습니다.
밤 12시를 훌쩍 넘겨서까지 계속된 기도회에서 저는 ‘깨어짐의 축복’을 붙잡고 기도했습니다. 어느새 제 입에서는 “하나님은 토기장이시고, 저는 토기입니다. 제게서 당신의 모습이 드러날 때까지 저를 깨뜨려주십시오”라는 고백이 흘러 나왔습니다. 그때 2007년 9월 9일처럼 성령님께서 저를 만지셨습니다. 저는 또 한 번 난생 처음 만난 사람들 앞에서 울보가 됐습니다.
성령수련회는 제게 또 하나의 2007년 9월 9일이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마음(감성)과 목숨(의지)과 뜻(지성)을 다해 성령 하나님을 뜨겁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성령수련회는 제게 학교였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깨어짐의 축복’을 배웠습니다.

성령수련회 - 김재호집사
/ 김재호(송파공동체)

작성자  정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