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새벽에 만난 사람들_ 서빙고 식당 직원들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이나요”
3,000원의 행복 ‘교회 식당’

서빙고 식당 직원들이 새벽기도를 마치고 온 성도들에게 아침식사를 배식하고 있다.

서빙고 식당 직원들이 새벽기도를 마치고 온 성도들에게 아침식사를 배식하고 있다.

 

따뜻한 밥과 국, 네 가지 반찬이 담긴 식사가 3,000원이다. 온누리교회 식당 한 끼 요금이다. 요즘 자장면 한 그릇이 6,000원이 넘는데 그 값보다 싸다. 웬만한 커피 한 잔 보다 싸다.
이번 주 새벽에 만난 사람들은 서빙고 온누리교회 식당 직원들이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온 성도들에게 따뜻한 밥한 끼 대접하기 위해 더 이른 새벽 출근하는 식당 직원들의 이야기다.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지난 15일 새벽 4시. 송구영신 40일 새벽기도회가 시작되려면 아직 한 시간 20분이나 남았다. 그 시각 서빙고 지하 1층 교회 식당 앞이 분주하다. 이동인 조리장이 매의 눈으로 납품된 식재료들을 검수하고 있다. 수량이 맞는지, 재료는 신선한지, 굴이나 바지락 같은 해산물은 더 세심하게 살핀다. 성도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다.
식당 직원들은 아침반(6시~14시)과 오후반(11시30분~19시30분)으로 나뉘어 근무한다. 이날 아침반 당번은 모두 7명이다. 아침식사 준비를 위해 근무시간보다 일찍 나온다고 한다. 사람이 모자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이날 아침 식단은 홍합무국, 메추리알장조림, 시금치나물, 가지 두반장볶음, 김치였다. 주방은 분주했다. 정해진 식단에 따라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고, 설거지하고, 배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직원들 간에 많은 대화가 필요 없다. 다년간 호흡을 맞춰온 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6시40분. 40일 송구영신 새벽기도회가 끝나자마자 식당 앞에 길게 줄이 섰다. 배식이 시작됐다. 식당은 순식간에 성도들로 가득 찼다.
오전 8시. 아침 식당 배식이 끝났다. 그러나 직원들은 쉬지 못한다. 식권 회수, 점심 메뉴 준비, 청소 등 할 일이 끊임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들의 일상이다. 칼, 불, 가스 등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곳이다 보니 안전사고도 발생한다. 칼에 베이거나, 화상을 입는 것은 기본이다.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져 발목이 골절되기도 했다.
365일 쉼 없이 돌아가는 식당에서 일하면서 언제가 가장 힘들까? 40일 새벽기도회 기간 아닐까. 예상이 빗나갔다. 교회 창립기념일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국수 1톤 삶아보셨어요? 아침부터 하루 종일 국수만 삶아요. 국수가 진저리날 정도에요.”
“야 이거 더 줘”
“너 같으면 먹겠어?”
가끔 함부로 말하는 성도들이 있다. 직원 중에 집사와 권사도 있는데 말이다.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된 갑을논란이 교회에도 있는 것 같아 부끄럽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도들은 교회 식당을 애용한다. 채미숙 성도는 자기처럼 혼자 사는 사람한테 교회 식당은 싼 비용으로 구색 갖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반복되는 반찬이 없어서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고 있어요. 어디서 이 가격에 이렇게 먹을 수 있겠어요.”
배수영 자매는 교회식당이 깨끗하고 위생적이어서 좋다고 했다.
“주방이 훤히 보여서 믿음이 가요. 이른 시간에 문 연 식당이 없는데 교회식당 덕분에 아침식사를 굶지 않아서 좋아요.”
식당 직원들은 성도들의 격려에 힘을 낸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해 줄 때”라고 했다.
교회 식당은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순모임 마친 성도들이 주린 배를 채우는 곳이다. 오늘도 묵묵히 성도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기 위해 애쓰고 있는 식당 직원들에게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하자. 칼에 베고 불에 덴 상처도 그 말 한마디면 낫는다.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연고와 반창고다.

 
<나에게 새벽예배는>

 

그들은 새벽을 깨우고, 하나님은 그들의 영혼을 깨운다

 

온누리교회의 대학청년부에서 사역한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멋지고 훌륭한 청년들이 많은지 모른다. 청년의 때에 하나님을 향하여 아름답게 헌신하는 지체들을 볼 때면, 가슴 깊이 울리는 감동과 도전을 받는다. 한국 기독교와 교회가 위기라는 이야기들을 종종 듣지만 이렇게 새벽이슬과 같은 청년들이 있음을 볼 때, 이 위기는 넉넉히 이길 것이라는 강한 소망과 기대가 생긴다.
대학청년부에는 홀리스타라는 특별한 새벽예배가 있다. 출근길에 손쉽게 들릴 수 있는 카페를 중심으로 청년들만의 새벽예배를 드린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아침에도 많은 청년들이 몰려와 함께 찬양하며 기도했다. 기도하지 않으면 세상 속의 소명을 감당할 수 없기에 모자란 아침잠을 깨우며 나오는 홀리스타 새벽예배는 청년 영성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몇해 전 일이다. 시청쪽에 있는 카페에서 드리는 홀리스타를 섬기기 위해 갔다. 이제 사회 첫발을 준비하는 사회초년생 형제가 카페 문을 열었다. 카페 직원들도 출근하기 전이기 때문에, 카페의 문을 여는 것도 홀리스타 스태프들의 몫인 경우가 많다. 그 형제를 필두로 몇몇 지체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고 건반과 스피커, 마이크와 스탠드를 준비했다. 세팅을 하는 동안 일찌감치 나온 지체들은 저마다의 자리에 앉아 먼저 기도에 들어간다. 누군가에게는 졸린 눈을 부비며 이제 막 일어날 시간인데, 이 지체들의 몸놀림은 마치 잘 훈련된 군사와 같았다. 뒤쪽에 앉아 설교문을 정리하던 내게 갑자기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들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킬 믿음의 사람들이구나!’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던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스펙이나 조건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짜 능력이 엿보였다. 하나님을 향한 신뢰로부터 나오는 기도의 습관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헌신이 내 마음속에 강하게 부딪혀 왔다. 그날 나는 참 많이 울었다. 감동의 눈물이었다. 감사의 눈물이었다. “이토록 기도하는 청년들이 세상 속에서 승리하게 하소서.” 그들을 향해 마음을 다해 중보기도했다. 그날 받은 감동과 은혜는 지금도 특별하게 남아있다.
많은 청년들이 서울 곳곳에서 카페와 학원 등을 빌려 ‘홀리스타’라는 이름으로 새벽예배를 드리고 있다. 내가 섬기고 있는 강남 홀리스타에서도 참 많은 헌신된 청년들이 매일같이 새벽을 깨우고 있다. 그들은 새벽을 깨우고, 하나님은 그들의 영혼을 깨우신다. 기도하는 청년들을 통해 이뤄 가실 새로운 역사가 기대된다.
홀리스타를 비롯한 새벽예배에 더 많은 청년들이 동참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매일같이 엎드려 기도했던 다니엘처럼, 기도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축복과 승리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기를 기도한다. 서울의 구석구석 더 많은 곳에 그치지 않는 기도의 자리가 생겨나기를 소망한다. 짙은 어둠을 깨우는 청년들의 기도가, 어둡고 절망적인 이 시대를 비추는 하나님의 영광의 통로가 될 것이다. 내일 또 홀리스타가 있음이, 주의 아름다운 청년들을 볼 것이 너무나 기대된다. 난 참 행복한 목회자다.
홀리스타 문의 : 02-3215-3744

/조준목 목사 조준목 목사(대학청년부 J4U)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