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새벽에 만난 사람들_서빙고 기관실 직원들

 

웃통을 벗을지라도 … 기관실 지킨다
최상의 예배 환경 만들기 위해 밤낮없다

기관실 김명일 집사가 보일러를 살펴보고 있다.

기관실 김명일 집사가 보일러를 살펴보고 있다.

 

“금녀의 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지난 20일 새벽 5시. 기관실 김명일 집사가 너스레소리로 인사했다.
여기는 서빙고 선교관 지하1층 비전홀 뒤편이다. 조그맣게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기관실이다. 들어서자마자 더운 공기가 엄습했다. 보일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때문에 후끈하다.
이번 주 새벽에 만난 사람들은 서빙고 기관실 직원들이다. 그들은 성도들이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섬기는 사람들이다.
기관실은 이름 모를 대형 기계와 파이프, 갖가지 밸브 등이 많아 어지럽다. 기계소음도 계속 난다. 치열한 현장이다. 기관실 직원들은 그곳이 예배의 자리라고 했다.

 

기관실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손길

 

서빙고 온누리교회에 기관실이 어디 있는지 아는 성도가 많지 않을 것이다. 교회 직원들조차 기관실이 어디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기관실은 보일러를 가동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온도조절을 해주고 있다. 교회 식당 온수 및 가스 제공, 화장실 정화조 관리, 동파 예방, 화재대비용 스프링쿨러 등도 점검하고 있다.
기관실 직원은 세 명이다. 남석창 팀장, 서흥석 집사, 김명일 집사가 전부다. 남 팀장은 9~18시까지 일근(日勤)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24시간 교대근무를 한다. 남 팀장은 23년, 서 집사 는 13년, 김 집사는 10년째 기관실을 섬기고 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협력하고 배려하면서 섬기고 있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일도 문제없이 할 수 있다.
기관실의 하루 일과는 새벽기도와 함께 시작된다. 새벽기도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보일러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예배당뿐만 아니라 2층 자모실 온도관리도 한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교회 식당에 가스와 온수를 공급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기관실 사무실에는 TV모니터 1대와 컴퓨터 모니터 2대가 있다. 본당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자동제어장치에 이상이 없는지 주시하기 위해서다.
기관실 직원들은 집에서 쉴 때조차도 마음이 편치 않다. 기관실 걱정 때문이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봐 불안하다.
“자동화기계지만 가끔 오작동이 있어요. 외근이 길어지면 혹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돼요.”
24시간 기관실에 있는 게 편하다는 김 집사의 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기관실에서 일하면서 힘든 업무는 무엇일까? 24시간 근무, 막힌 화장실 정화조 뚫기, 보일러 오작동이나 동파 사고 아닐까. 아니다. 여름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여름에 조금이라도 더우면 성도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칩니다. 에어컨을 계속 돌리다보면 기관실은 한증막이 되지요.”
가뜩이나 더운 여름, 대형 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견디는 것은 곤욕이다. 웃통 벗는 일이 다반사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금녀의 공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기관실 직원들은 24시간 모니터를 통해 본당 상황을 예의 주시한다. 자연스레 수많은 설교를 듣고, 감동받을 때가 많다. 김 집사가 처음 기관실에서 근무하게 되었을 때의 신앙은 크리스천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기관실 근무를 하면서 수많은 은혜를 받았다고 했다.
“주일 1부 예배부터 9부 예배까지 모니터를 통해 지켜보고 있어요. 새벽기도도 그렇고요. 일하면서 주옥같은 설교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몰라요.”
오늘도 기관실은 성도들이 따뜻하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보일러를 가동하고, 화장실에 더운물이 나오는지 24시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회시설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은 기관실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손길 덕분이다. 예배당이 조금 덥거나 추워도, 변기가 막혔어도 “왜 빨리 안 고쳐주냐”고 볼멘 소리하기보다 조금만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기관실 직원들의 숨은 노력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나에게 새벽예배는>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항상 우리를 도우시는 분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과 선택의 순간에 하나님보다 주어진 환경과 조건을 먼저 바라보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본능에 충실한 나를 말이다.
내 부모님은 농촌목회자셨다. 부모님을 통해 나는 늘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믿음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그 믿음의 유산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주와 함께라면 가시밭길도, 험산준령이라도 그곳이 나에게 허락된 은혜의 장소임을 알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내가 섬기고 있는 청년부 ‘길공동체’가 대학로에서 예배처소를 찾기 전이었다. 하나님께서는 1년 전에 대학로에서 청년들이 예배드릴 것을 말씀해 주셨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예배처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요지부동 상황에서 조급해하고 흔들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도움을 구할 수 없고, 어떤 노력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 같아 기도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때, 하나님은 나에게 새벽예배의 자리로 나아와 기도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당시 명동 홀리스타를 통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가장 빠른 해결책은 기도하는 것임을 깨닫게 하셨다. 기도의 응답은 나의 간구와 소원의 성취가 아니라, 기도의 응답 가운데 하나님의 계획과 뜻, 섭리가 나타나는 것임을 알게 하셨다.
기다림의 시간 가운데 하나님은 내가 기도하기를 원하셨다. 상황에 쫓겨 성급하게 나아가려 했던 나를 성실함과 신실함으로 겸비하게 하셨다. 기도가 쌓이고 더해질 때마다 내가 바라고 기대하며 기도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보여주셨다.
우리는 세상일에 뒤쳐지는 것은 견디지 못하면서, 주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것이 뒤쳐지는 것은 어려워하지 않는 세대 가운데 있는 것 같다.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해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임을 새벽기도 가운데 알게 하셨다. 새벽에 도우시는 하나님을 통해 알게 하셨다. 기도응답이 없는 것은 실패한 기도가 아니라, 기도하지 않는 순간 실패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혹시 뒤쳐지고 늦어서 실패할까봐 조급해하지 않습니까? 하루의 첫 시간을 주님께 드리는 거룩한 인생을 사십시오. 세상의 속도에 발맞추던 인생에서 하나님의 속도에 맞춰가는 인생으로 살아가십시오.

김영창 목사(대청)

/김영창 목사(대학청년부)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