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선교지 이야기 – 그들이 왼손을 쓰지 않는 이유(윤용국 목사)
(스리랑카 사람들의 장례식, 장례 때 마을주민들이 집으로 조문을 온다)
재미있는 선교지 이야기
스리랑카 사람들의 생활 문화
그들이 왼손을 쓰지 않는 이유
스리랑카의 식사 문화는 우리와 조금 다르다. 그들은 식사할 때 수저 대신 손가락을 사용한다. 양손을 사용하되 주로 오른손으로 식사를 한다. 왼손을 잘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스리랑카 사람들의 주식은 쌀과 커리다. 나는 언어연수를 하던 중 머물던 현지인 집 가족들 덕분에 아퍼, 도세, 누들, 고투, 에그 로티 등 평소에 맛보기 어려운 다양한 음식들을 먹어볼 수 있었다. 이번 주에는 라자 엉클 집에서 경험한 생활 문화들을 나누고자 한다.
스리랑카의 식사, 화장실, 조문 문화
스리랑카에서는 식사 전에 먼저 손 씻는 그릇(finger bowl)에 물을 가져다준다. 여기에다가 식사할 손을 씻는 것이다. 이런 문화를 모르고 손 씻으라고 가져다 준 물을 마신 적이 있다.
손을 씻은 후에는 자신의 빈 접시에 밥과 음식을 먹을 만큼 가져온 다음 그것을 손으로 비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조금 쥔 다음, 엄지손가락으로 약간 위로 밀듯이 음식을 입으로 집어넣는다.
스리랑카에서는 한국처럼 밥을 먹을 때 한 음식에 여러 사람이 젓가락과 숟가락을 넣어 먹는 것을 비위생적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손으로 먹는 것이 훨씬 위생적이라고 여긴다. 나는 2개월 동안 라자 엉클 집에 머물면서 매일 손으로 음식을 먹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점차 익숙해졌다. 다 먹고 난 다음에도 손 씻을 물을 준다. 식사의 마무리로 그 물에 손을 씻으면 된다.
스리랑카에서는 왼손으로 아이들 머리를 함부로 만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마 화장실 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라자 엉클의 집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었다. 휴지가 비싸기도 했고 아주 얇다. 품질도 좋지 않다. 화장실에는 조금 큰 물통에 물이 담겨 있다. 그 물통에 조그만 통이 하나 더 있다. 먼저 용변을 본 다음 조그만 통에 물을 담아서 용변을 처리한다. 화장지가 없기 때문에 물을 뿌리듯 하면서 왼손으로 동시에 용변을 처리하는 것이다. 제일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이 화장지 없는 화장실 문화였다. 좀 더 좋은 화장실에는 물통 대신 물 뿌리는 호수(비데, bidet)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스리랑카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오늘날의 비데를 사용해오고 있다. 매일 이렇게 화장실에서 왼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귀엽다고 왼손으로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내가 머문 현지인 집 둘째 딸 하르샤는 이십대 후반이라서 결혼적령기였다. 하루는 안티가 어떤 남자 사진을 가져왔다. 이 남자를 소개하는 것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 것은 이 두 사람의 별자리점(horoscope)이 서로 맞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리랑카에서는 중요한 일이 있으면 별자리점을 본다. 나도 안산에서 스리랑카 사역을 하면서 스리랑카 형제들이 별자리점이 서로 안 맞아서 헤어진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스리랑카에 와서 그것을 다시 한 번 봤다.
형제들에게 서로 사랑하면 결혼하는 것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다. 별자리점이 안 맞으면 결혼해도 큰 문제가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결혼은 하나님께서 맺어준 것인데 아직도 이런 미신을 믿고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현지인 집에 머물던 2개월의 시간이 지날 무렵 강한 불교도이신 안티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스리랑카에서는 시신을 집안 거실에 모셔 놓고 사람들이 와서 그 얼굴을 보면서 조문하도록 한다. 10여 명의 스님이 와서 불교식 위로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하나님께서는 이 죽음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내게 본국을 떠나 한국에 온 이주민 선교사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셨다.
작성자 정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