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권사칼럼-병원선교 현장에서

홍혜선 권사

/ 홍혜선 권사(여의도공동체) 

 

병원선교 현장에서

 

겨울나무는 봄을 기다린다. 나무에 꼭 붙어있는 가지마다 봄이 오면 싹을 틔울게 분명하다. 새해 들어 처음 병원 봉사를 가는 날은 유난히 추웠다. 그래도 첫 주부터 빠지지 않기 위해, 오늘도 나를 기다릴 누군가를 생각하며 병원으로 향했다.
내가 병원사역을 시작한 것은 올해로 17년째다. 김정숙 목사님을 도와 2000년부터 병원사역을 시작했다. 병원에서 만났던 환우들과 가족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78세 할머니는 불교신자였는데 고사리 손으로 기도하는 손녀를 보고 얼어붙어 있던 마음이 녹았다. 그 할머니의 자녀들은 모두 교회에 다녔다. 그들의 마음은 이미 열려 있었다. 또 다른 침상에 누워계시던 할머니는 형제간에 우애가 남달라 보였다. 그 할머니는 흔쾌히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고 환하게 웃으셨다. 예수님을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20대 한 자매에게 내 친구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다. 자매는 기다렸다는 듯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하나님은 그들을 만나주셨다.
지금도 나는 환우들 앞에 서면 두렵고 떨린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오늘도 이 영혼들을 위해 나를 이 자리에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 만나는 사람들마다 병명도 다르다. 암 환자도 있고, 불치병 환자도 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이들을 만났다. 예전에는 한 해에 보통 50~60명을 전도했지만 요즘은 한 달에 한두 명 전도하는 것도 힘들다. 
남편은 내가 병원사역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전도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귀하고 복되다. 하나님은 언제나 소중한 만남을 예비하고 기다리고 계신다. 내가 오늘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랍다. “어떻게 이런 일을 하실 수 있지?” 병원은 전도의 황금어장이라 할 수 있다. 병원사역은 또한 나의 훈련 학교이기도 하다. 투병하는 환우들을 만나며 인생을 배우고 있다. 올해는 더 많은 봉사자들이 병원사역에 동참하면 좋겠다. 
병원전도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건강과 성령의 인도하심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건강하기에 지금껏 병원사역이 가능했다. 오늘까지 이 사역을 감당하도록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나는 주님이 허락하시는 날까지 이 사역을 계속할 것이다. 
전도할 때마다 성령님이 그 사람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해주신다. 그래서 나는 전도하기 전에 항상 기도한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한 영혼에게 인도해달라고 말이다. 전도현장에 가면 굉장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 사람을 위해 하나님이 나를 보내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죽음과 삶이 늘 공존한다. 요즘은 틈틈이 아프리카 아기들에게 보낼 털모자를 수선하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있다. 오늘도 내 삶에서 무엇이 죽고, 무엇이 살아야하는 지를 되새기며 산다.

작성자  김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