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농사도우미 우리 목사님!

신년특집
성령 따라 온 누리로!

 

농사도우미 우리 목사님!
경남 산청 부곡교회 박재관 목사와 강명희 사모

 

잘 몰라서 그렇지 우리가 함께 섬기고 기도해야 할 사역지가 너무 많다. 본지에서는 ‘성령 따라 온 누리로!’를 주제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역과 사역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농어촌교회와 미자립교회, 선교사와 선교사 자녀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경상남도 산청군 오부면에 있는 부곡교회 박재관 목사와 강명희 사모다. 그들 부부는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 ‘우리 같이 오래 사입시더’편에 소개될 만큼 주민들과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 김영선 기자 k4458@onnuri.org

 

경상남도 산청군 오부면에 작은 시골 교회가 하나 있다. 부곡교회다. 박재관 목사와 강명희 사모, 30여 명의 성도들이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박 목사 부부와 성도들은 오부면(부곡지역) 일대 8개 마을 600여 명의 주민들을 내 가족처럼 섬기고 기도하고 있다. 특히 박재관 목사는 농사짓는 목사로 유명하다. 박 목사와 강명희 사모이야기는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에 방영되기도 했다.
박 목사는 농사철이면 눈코 뜰 새가 없다. 공짜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민들의 농사일을 거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봄에는 트랙터로 논을 갈아주고, 가을에는 콤바인으로 추수를 해준다. 전도하고 기도할 이웃들 찾아다니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강명희 사모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있다.

 

부곡교회의 ‘트랙터와 콤바인 선교’

 

부곡교회가 자리한 오부면 일대는 경상남도 쪽으로 뻗은 지리산 줄기 끝자락이다. 굽이치는 산자락마다 마을이 들어서 있다. 주변의 산세가 가마솥 형상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부곡이라는 이름을 갖게 될 정도로 외지고 척박한 곳이다. 그런데 척박한 땅 치고 주민수가 제법 많다. 이곳이 유기농 농산물 산지이기 때문이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농사 수익이 낮을 뿐 아니라 일손도 더 많이 필요 하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농촌에 일손이 부족한데 말이다. 오부면 부곡지역 일대 주민 대부분이 70~90대인데 지금껏 농사일을 계속 하는 데는 부곡교회 박 목사 역할이 한몫을 했다. 이를 증명하듯 부곡교회에는 농번기를 기다리고 있는 트랙터와 콤바인이 묵묵히 서있다. 트렉터와 콤바인이 부곡교회 최고의 선교도구이다.
트랙터는 주로 봄에 작물을 심기 전 논밭을 뒤엎는데 사용한다. 콤바인은 벼를 수확하는 탈곡기다. 콤바인이 황금 들녘을 훑고 지나가면 이삭에서 낟알만 탈곡해 커다란 통에 담아준다. 트랙터와 콤바인이 핵심 농기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든 농민들이 트랙터와 콤바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트랙터와 콤바인을 가지고 있는 농민들이 일당을 받아가며 그 일을 해준다.
부곡교회 박재관 목사는 바쁜 농사철에 농기계도 없고, 형편도 넉넉지 않은 농가에 일을 해준다. 조건부로 교회 한 번 나오라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가는 중요하지 않다.
“제가 섬기는 일은 정말 별 것 아니에요. 돕고 돕는 게 사람 사는 모양이잖아요? 그래서 하는 거예요. 주로 사람들이 잘 안가는 다랭이 논(경사진 산비탈을 개간하여 층층이 만든 계단식 논)이나 좁은 밭은 거리가 멀고 규모도 작아서 기피 경향이 있어요. 그런 논밭에 주로 가요.  저희 교회는 안과 밖을 나누지 않습니다. 모든 주민은 평등하고 예비성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봉사를 마치면 인사만 하고 돌아와요. 그러면 교회로 찾아와 헌금하는 분들도 있어요.”

 

말보다 행동으로 진심 보여주기

 

박재관 목사는 2009년 12월 31일 부곡교회에 부임했다. 올해로 10년째 어르신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목회하고 있다.
“주민들과 지역사회에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가슴 속의 깊은 상처를 생각하며 눈앞의 유익보다 한 영혼을 위한 진심을 보여 주기를 원해요. 부임 당시에 떠날 것을 염두에 두고 인사하는 주민들을 보고 놀랐어요. 함께 사는 목회자가 필요해요. 말보다는 같이 살아가는 수밖에 없어요.”
박 목사는 10여 년 동안 입은 무겁고 몸은 가볍게 생활했다. 말 그대로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보려고 했다. 주민들을 헌신적인 섬김 덕분에 이 지역 주민들은 박 목사를 주민으로 여긴다. 아니 믿고 의지한다.
“주민들도 교회에 나오면 좋은 건 아는데 주변의 친지들 관계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되도록 직접적인 전도보다 간접적인 전도를 하고 있습니다. 대신 주민들의 이름을 주보에 적어서 온 성도가 함께 중보기도를 합니다. 기도의 힘은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한 명씩 교회에 나오고 있어요. 작년에는 무당이었던 분이 자진해서 교회에 나와 등록하고 신앙생활하고 있어요.”
부곡교회는 현재 30여 명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교회에서 성경공부 하는게 왜 특별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곳에서는 정말 큰 열매다.
“하루에 2시간 정도 농사일 덜하고 성경공부를 하면 주민들은 큰일 나는 줄 알거든요. 그래도 성경공부를 하자고 강권했더니 한두 분씩 오시더라고요. 지금은 크리스천의 삶에 대해 강조하고 있어요. 예배드리고 배려하고, 양보하고, 사랑하고, 기도하는 봉사하는 삶 말이죠.”

 

“받은 사랑 먹고 살아요”

 

돈 한 푼 안 받고 퍼주기만 하면 목사님은 뭘 먹고 사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박재관 목사와 강명희 사모는 “받은 사랑 먹고 살아요”라고 말한다. 이 고백이 얼마나 겸손한 말인지 박 목사의 사정을 알면 알 수 있다.
부곡교회가 전보다 성장은 했지만 재정자립은 먼 훗날 이야기다. 박재관 목사와 강명희 사모는 농어촌 목회자들에게 지원해주는 지원금을 쪼개서 겨우 교회 살림과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 지원금에서 십일조와 선교헌금 등을 내고 나면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장을 보러 가면 먹고 싶은 게 있기 마련이잖아요? 딸기가 정말 먹고 싶어도 사정이 어려우니까 ‘조금 지나서 값이 떨어지면 그때 먹어요’라고 말하고 집에 왔는데 문 앞에 딸기가 한 상자 있더라고요. 주민들이 저희 먹으라고 두고 가신 거예요. 고기가 먹고 싶은 날에는 고기가 있고요. 하나님과 이웃들에게 받는 사랑이 얼마나 큰지 몰라요. 더 열심히 섬기라는 뜻으로 알고 더 열심히 할 거예요.”
박재관 목사가 온누리교회 성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KBS1 인간극장에 출연하면서 성도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너무 좋은 모습만 부각 돼서 부담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농어촌교회도 똑같이 힘들고, 목회자들도 정말 열심히 사역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 이야기에서 글자 몇 개만 바꾸면 다른 농어촌교회 이야기가 됩니다. 농어촌교회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섬겨주십시오. 농어촌은 선교지입니다.”
부곡교회 아웃리치는 사시사철 할 수 있다. 봄과 가을에는 농사일을 돕고, 여름에는 농사일에 지친 주민들을 위한 마을잔치를 열어주면 좋다. 근처에 학생 20여 명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있는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해도 좋다.
문의: 010-5407-6575

 

작성자  김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