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인물

천만불짜리 절대음감 소유자 박민수 형제

만나고 싶었습니다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사랑챔버 공연 중 박민수 형제가 어머니 송순행 집사의 도움을 받아 노래부르며 연주하고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프루츠먼과 함께 한 모습.
 
 
음악을 잘 모르는 아마추어가 들어도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사랑챔버(지적장애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박민수(예수사랑부) 형제의 피아노 연주와 노래 실력 말이다. 시각장애와 자폐증이 있는 박민수 형제는 참 특별한 능력이 있다.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음악천재이자 절대음감 소유자이다. 음악으로 표현하고, 하나님 찬양하는 아름다운 청년 박민수 형제를 만났다.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병헌, 윤여정), ‘레인맨’(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 ‘말아톤’(조승우), 드라마 ‘굿닥터’(주원, 문채원)의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들이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이다. 오늘 우리가 만난 주인공 박민수 형제도 서번트 증후군이 있다. 
서번트 증후군은 백치현자(idiot savant) 즉, 정상 이하의 지능을 가졌거나 감정 폭이 극히 제한적인 사람이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희귀한 증상을 말한다. 자폐증이나 지적장애가 있고,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 중에서 약 10%가 서번트 증후군을 갖고 있다고 한다. 
박민수 형제는 바로 그 10%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그는 음악 부문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절대음감 소유자로 피아노, 바이올린, 색소폰 등을 연주할 수 있다. 노래도 빼어나게 잘한다. 단 한 번도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일주일 만에 산산조각 난 꿈
 
소년같이 앳돼 보이는 박민수 형제는 올해 39살이다. 사랑챔버 단원 중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어머니 송순행 집사도 언뜻 보면 젊어 보이지만 올해 70세다. 사랑챔버 단원 부모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 나이로만 치면 권사 직분을 받고도 남았을 텐데 박민수 형제와 24시간 붙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임직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사랑챔버 활동을 올해 그만두려고 했었어요. 나이가 많아서요. 그런데 지난 3월 5사단 공연에서 민수의 연주를 듣더니 군목선생님이 군목생활을 하면서 오늘 같이 은혜로운 찬양은 처음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씀이 사랑챔버를 그만두지 말라는 하나님의 신호인 것 같았어요.”
박민수 형제의 부모는 태어날 아들에 대한 기대가 누구보다 컸다. 아버지는 아들을 정치가로 키우겠다는 원대한 꿈을 꿨다.    
“민수 생일이 3월 1일이에요. 그래서 애들 아빠는 민수를 정치가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박민수 형제가 태어나고 고작 일주일 만에 그 꿈이 산산조각 났다. 정말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엄청난 일과 마주해야 했다.  
“민수 눈동자가 희끄무레하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고통이 시작됐다. 태어난 지 고작 1주일밖에 안 된 갓난아기에게 주사바늘을 꽂았다. 주사 놓을 데도 없는 어린 아기에게 너무나 가혹한 시간이 이어졌다. 
“6개월 동안 거의 매일 병원을 다니면서 차도가 있는지를 확인했는데 소용없었어요. 그래서 안과로 데리고 갔더니 그 의사선생님 첫마디가 ‘하나님 믿습니까? 안 믿는다면 믿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였어요.” 
눈의 시신경이 마르는 병이었다. 차차 빛조차 못 보게 될 거라고 했다. 약물중독이 원인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민수를 가졌을 때 제 몸이 별로 안 좋았어요. 민수 위로 아이 둘(형, 누나)에 시누이 둘까지 데리고 있었거든요. 몸이 힘들었던지 코피가 계속 났어요. 그래서 민수 아버지가 동네 약국에서 비타민이 들어간 지혈제를 받아왔어요. 그 약을 임신 기간 내내 먹었던 게 장애의 원인이었어요.”  
송순행 집사는 아들의 장애가 자기 때문이라고 절망하고 자책했다. 남편은 남편대로 왜 하필 그 약을 사다줬는지 모르겠다고 자책했다.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왜 이런 시련이 닥쳤는지 알지 못해 원망도 했다. 그러나 아들을 키우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민수 덕분에 온가족이 하나님을 믿게 됐어요. 시부모님은 시동생이 목사였는데도 불구하고 절에 다닐 정도로 완고한 분이셨어요. 그분들이 민수 때문에 교회 가게 됐어요. 남편도 민수가 ‘아빠, 온누리교회 가자’해서 교회 나오게 됐어요.” 
 
아주 특별한 재능과 정체성
 
장애가 있는 아이를 어떻게 음악천재로 키울 수 있었을까?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던 것 아닐까?  
“당시에는 장애 관련 자료가 별로 없었어요. 신문에 실린 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의 후기가  고작이었어요. 저는 단순히 민수가 눈이 안 보이니까 뭐라도 많이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하고 24시간 라디오를 틀어줬어요.” 
어느 날 박민수 형제가 팝송을 따라 부르는데 본토발음 그대로 부르는 게 아닌가! 게다가 누나가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집에서 피아노 연습하는 걸 옆에서 듣더니 그대로 따라 치기까지 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피아노를 똑같이 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랐어요.” 
동네 피아노 학원에 아들을 데리고 갔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이 아이는 절대음감을 가진 아이라 자기는 못 가르친다”고 했다. 그 대신 음감이 발달된 사람은 피아노보다 현악기를 가르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바이올린 선생님을 소개시켜줬다. 그 선생님한테 잠시 바이올린을 배웠다. 그리고 맹학교에 들어갔다. 다행히 그 맹학교 밴드부 선생님이 현악기와 관악기를 모두 다룰 줄 아는 분이었다. 
“맹학교 밴드부 선생님이 나이 드신 분이셨는데 마치 할아버지처럼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살펴주셨어요.” 
박민수 형제가 온누리교회와 인연을 맺은 것도 그 맹학교 덕분이었다. 맹학교에 사회적응훈련 일환으로 장애인들에게 외부 견학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자원봉사자 선생님이 민수를 데리고 온누리교회를 갔다. 그리고 온누리신문에서 사랑챔버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됐다. 그때부터 꼬박 20년 동안 사랑챔버에서 활동하면서 음악으로 하나님을 전하고, 영광 돌리고 있다. 
“한번은 미국에서 공연을 했는데 어느 분이 그러더라고요. 자신이 30년 동안 하나님을 믿었는데 오늘처럼 큰 은혜를 받기는 처음이라고요. 그때 비로소 깨달았어요.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 민수의 정체성이라는 것을요.”
가끔 박민수 형제가 연습을 게을리 하거나 떼를 쓰면 송 집사는 “너의 정체성이 뭐야?”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박민수 형제는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거요”라고 소리친다. 절대음감을 가진 음악천재가 제대로 된 음악교육 한번 받지 않았는데도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있다. 박민수 형제를 보면서 영화 ‘말아톤’ 주인공이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고 했던 대사가 떠올랐다. 박민수 형제의 아주 특별한 재능과 가치는 천만불짜리다. 아니 그 이상이다.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기 때문이다.
 

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