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 부부는 서로에게 최고의 상담가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 상담
 
부부는 서로에게 최고의 상담가
 
“남편이 저와 대화하려 하지 않고 집중하지도 않습니다. 서운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남편이 저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화에 집중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신혼 같은 낭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화에 집중하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어느 중년 남성이 심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상담실에 찾아왔다. 그는 상담 시간 대부분을 자기 이야기만 했다. 상담사가 중간에 끼어들어 이야기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 남성은 그렇게 1시간 정도 자신의 이야기만 털어놓고 상담이 마무리되었다. 그는 상담실을 나가기 전에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제 마음의 어려움이 다 사라졌습니다. 선생님은 최고의 상담사이십니다”라고 피드백했다. 상담 시간 내내 상담사가 했던 것은 그의 말을 집중해서 듣는 것뿐이었다. 이야기를 잘 듣고 있고, 그 말에 공감한다는 표현으로 중간중간 “아 그랬군요”, “힘드셨겠어요” 등의 추임새를 넣었을 뿐이다. 자신의 말에 집중하고 공감해주는 상담사의 행동이 중년 남성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결과로 나타났다. 누군가 자신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주는 것은 그 사람을 회복시키는 능력이 있다. 상담사가 했던 역할을 부부가 서로에게 할 수 있으면 매우 유익하다.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헌신된 청자도 될 수 있고, 마음을 모두 털어놓는 화자도 될 수 있다. 부부는 서로에게 최고의 상담가가 되어줄 수 있다. 
배우자가 자신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부부의 상호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부는 결혼 관계에서 평생 상호작용하면서 살아간다. 부부가 서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면 ‘긍정적 상호작용’의 선순환을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이 있는 부부 관계는 ‘부정적 상호작용’을 주고받고 있을 것이다. 배우자가 보이는 행동은 상호작용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남편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아내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부부만이 알고 느끼는 어떠한 상호작용에서 형성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집중하지 않는 남편’이라는 현상적인 결과만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그 행동이 나오게 된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 배우자에게 부탁할 때는 평가 가능한 기대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내게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은 상대 배우자가 쉽게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자신은 집중이라고 생각하는데 배우자의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서로의 기대 수준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체적인 필요’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결혼 생활에 만족하는 행복한 부부는 자신의 기대와 요구가 상대방을 통해서 채워지는 것을 경험한다. 반면 자신의 기대와 요구가 좌절되면 불행감을 느낄 수 있다. 부부가 대화할 때 서로 평가 가능한 수준의 기대를 이야기하면서 행복감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5분 정도 나의 말에 귀 기울여 주세요”, “내가 이야기할 때 핸드폰을 보지 말아주세요”, “내가 이야기할 때 고개를 끄덕여 주세요” 등 자신의 기대를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구체적이고 평가 가능한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부부가 서로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소홀하게 되는 이유에는 배우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탓도 있다. 부부가 서로에게 호기심과 궁금증을 계속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부가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배우자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배우자가 이야기를 시작할 때 이미 상대 배우자는 이야기의 결말과 의미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대화 내용과 패턴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럴 거라는 빠른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빠른 판단이 문제가 된다. 사람은 시간과 환경에 따라 습관, 식성, 취향 등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대화를 시도할 때 결론을 예단하는 것은 배우자를 기계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날마다 호기심과 새로운 마음으로 배우자의 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말에 귀 기울이시고 헤아려 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
“여호와여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사 나의 심정을 헤아려 주소서 나의 왕,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소서 내가 주께 기도하나이다”(시 5:1~2).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그런 당신이 좋다> 저자)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