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권사칼럼] 나의 진정한 생일

살아온 세월이 길어질수록 잊고 살아가는 것들이 있다. 잊으려 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레 세지 않는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나이가 그렇다. 누군가 내게 몇 살이냐고 물으면 ‘내가 몇 살이지?’라는 생각이 스친다. 곧이어 알아차린 내 나이를 생소해 하며 대답하게 된다. 어느 때는 기억이 나지 않아서 50대 후반이라고 얼버무리는 일도 있다. 생일은 더욱 그렇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일을 잊고 살아간다. 
젊었을 때는 생일이 항상 설레는 날이었다. 오늘은 무슨 선물을 받을지, 누가 내게 축하 인사를 건넬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결혼해서도 생일은 특별한 기념일이었다. 항상 바쁜 남편과 멀리 있는 아이들이 혹시 내 생일을 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놓으라고 보채기도 했다. 그런데 항상 설레고 기대되었던 생일이 요즘은 점점 번거롭게만 느껴진다. 
교회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장례식에 많이 가게 된다. 그때마다 고인의 삶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그 분이 생전에 무엇을 하셨던 분이고, 어떤 것을 성취하셨고, 자녀는 누구인지등등의 세상의 자랑은 점차 희미해지고 고인이 천국에서 맞이하실 그 첫날을 생각하게 된다. 고인이 어떤 모습으로 주님과 만나고 계실지 모습을 그려본다. 신랑 되시는 예수님께서 천군 천사와 함께  마중 나와 주실 그 장면을 떠올려본다.
천국 문에 들어가실 고인의 얼굴을 그리면서 장례예배의 은혜에 잠긴다
장례예배를 드리고 오는 날이면 나의 죽음을 한번 생각해본다. 죽음 이후 맞이하는 천국에서의 첫 날! 을 그려본다. 물론 천국에서의 첫날이 어떨지 나는 전혀 알 수 없다. 이 땅에서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하늘에서 맞이하는 나의 새로운 삶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기대만 할 뿐이다. 그렇게 천국에 도착하는 날을 떠올리면 두렵기도 하고, 행복해서 미소가 저절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죽어야 사는 그 복음의 비밀이 풀리는 날이 진정으로 내가 다시 태어나는 날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친다. 이 땅에서의 죽음이야말로 천국에서 다시 태어나는 진정한 나의 생일이 되지 않을까? 
며칠 전 어느 사역팀 총무 집사님께서 내 생일을 물어보셨다. 생일을 챙겨주시겠다며 날짜를 물어오시는데 내 생일이 언제던가 생각이 스치다가 나도 모르게 웃으면서 이 대답이 튀어나왔다.
“제 생일이요? 하늘나라 가는 그날이요!”
내게 더이상 이 세상에서 받는 그 어떤 생일 축하도, 선물도 큰 의미가 없어졌다. 그저 예수님을 만날 그날이 그 어떤 것보다 값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만나 천국에서 누릴 호사들을 상상해본다.  오직 행복만 가득한 그 동산에서 주님을 찬양하며 뛰놀 모습이 기대된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 나영이와 준우가 먼 훗날 엄마가 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ᆢ 
헤어지는 그날을 잠깐의 이별로 너무 슬퍼하지 않길 바란다. 엄마가 떠나는 날을 천국에서 다시 태어나는 "엄마의 진정한 생일"로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저 천국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남은 삶을 아름답게 살아내기를 기도한다. 
다시 태어날 그 날! 본향으로 가는 그날! 내 진정한 생일을 위해 믿음의 여정을 계속 걸어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 최영미 권사(강동 온누리교회)

작성자  김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