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신앙에세이] “나를 따르라”

신앙에세이
 
“나를 따르라”
 
2026년 온누리교회 표어가 ‘나를 따르라’이다. 거기에 작은 부제가 붙어 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를 때 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하는가? 그 의미는 무엇일까? 
예수님을 따르려 할 때 가장 큰 방해가 되는 게 다름 아닌 ‘자기’, ‘나 자신’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란 심리학 용어로 ‘에고(ego)’를 말한다. 에고는 우리 삶 주위에 둘러친 일종의 방어막과 같은 것이다. 에고는 늘 두려움에 차 있고 항상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자신을 꼭 움켜쥐고 있다. 그것은 지나치게 방어적이고 매우 경쟁적이어서 자기중심적인 특성을 나타낸다. 물론 자기 보호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예수님을 따라가기 위해 주도권을 온전히 돌려드리는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된다. 즉, 나의 주도권을 포기하지 못하면 예수님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결국 싸워야 할 대상은 바로 에고이다. 마귀 사단이 우리의 가장 큰 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가장 큰 적은 나 자신이다. 위험한 적은 결코 외부에 있지 않다. 내부에 있다. 신앙 영성의 핵심은 사단을 대적하는 게 아니라 내 욕심과 자아(에고)를 십자가에 못 박는 데 있다. 예수님이 자기가 달려 죽으실 십자가를 친히 지고 가신 것처럼, 우리도 우리 자신을 못 박을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십자가는 무엇인가? 흔히들 자기 삶에서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이나 문제를 자기 십자가로 해석한다. 전 생애 동안 포기하지 못하고, 실패한 삶이 만들어 낸 무거운 짐들을 십자가로 보는 것이다. 
“주님, 저에게 문제가 많습니다. 이것이 제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이오니 잘 지고 가도록 도와 주세요…” 
그러나 그런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실지 모른다. 
“너희가 지고 가는 것은 십자가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너희에게 준 자유와 은혜를 잘못 사용해서 얻게 된 무거운 짐일 뿐이다.” 
거짓된 짐과 십자가를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거짓된 짐은 우리 스스로 만든 삶의 어려움이다. 내 욕심과 자아를 만족시키려고 쌓아 놓은 쓰레기 같은 일들이다. 그것들이 우리를 옥죄고 힘들게 하며 늙어 가게 한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우리가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당신의 멍에를 대신 메라고 말씀하신다(마 11:28~30). 그 멍에는 쉽고 가볍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멍에란 무엇일까? 바로 십자가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이나 무겁고 두렵기까지 한 십자가를 지는 것이 오히려 마음의 쉼을 주고, 삶을 가볍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 안에서 참되 쉼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만든 헛된 짐을 내어 버리고, 그분이 주신 십자가를 져야 한다. 이 십자가는 우리의 자아를 죽이고, 새롭게 거듭나게 할 사명의 짐이다. 영혼 구원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우리에게 주신 사명의 짐이다. 이것을 받을 때 곧 우리의 걱정 근심이 사라지고, 인생의 방황이 종결된다. 예수님이 주신 사명의 짐은 무척 무겁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사실은 가볍고 마음에 안식을 준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다 하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겉보기에는 힘들고 어려워 보일지라도 내적으로는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걱정 없이 헌신하면 된다. 올 한 해, 기쁜 마음으로 새롭게 주신 사명의 짐을 지고, 즐거이 예수님을 따라가기를 소망한다.   
/ 허원희 목사(과천의왕공동체)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