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신앙에세이] 누가 당신의 주인입니까?

신앙에세이
 
누가 당신의 주인입니까?
 
예수님 당시, 하나님을 가장 열심히 믿는다고 여겨졌던 사람들은 바리새인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오히려 비웃었다. 재물이 많은 것이 곧 하나님께 복을 받은 증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의 마음속에는 하나님보다 재물이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셧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한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한쪽을 무시할 것이다.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 6:24).
예수님은 두 주인을 섬기는 것이 ‘어렵다’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단호하게 “불가능하다”고 선포하셨다. 결론적으로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재물은 단순히 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붙잡고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려는 힘, 즉 ‘맘모나스(μαμων)’를 뜻한다.
돈의 속성을 이해하기 위해 ‘불’ 비유를 떠올릴 수 있다. 불은 추위를 녹이고 음식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유익한 도구다. 그러나 통제력을 잃고 번져나갈 때 불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재앙이 된다. 이를 ‘불 화(火), 마귀 마(魔)’ 자를 써서 ‘화마(火魔)’라 부른다. 마치 마귀와 같은 존재로 돌변한다. 중요한 것은 불의 크기가 아니다. 아무리 작은 불씨라도 관리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온 산을 태워버린다. 반대로 큰불이라도 잘 다스리면 도시 전체를 밝히는 에너지가 된다. 
재물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재물을 다스리지 못하면 인생 전체를 집어삼키는 맘몬이 되지만, 하나님이 주인이 되시면 재물은 사람을 살리고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도구가 된다. 故 하용조 목사님은 <마태복음> 강해에서 이렇게 통찰하셨다. 
“불에 타고 없어지는 재물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하나님 심판의 불에서도 견딜 수 있는 재물, 그것만이 영원한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세상의 거센 파도 앞에서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위험한 착각에 빠진다. ‘돈 전(錢)’ 자를 쓰는 가짜 ‘전지전능(錢知錢能)’에 삶을 의탁하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돈은 우리의 영혼을 구원할 수 없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책임져 주지도 못한다. 오직 십자가의 사랑으로 우리를 위해 하나뿐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신 하나님만이 삶을 영원히 책임지시는 분이시다. 그분만이 ‘온전할 전(全)’ 자의 참된 전지전능(全知全能)이시다.
성경은 돈 자체를 정죄하지 않는다. 핵심은 ‘소유’가 아니라 ‘주인’이다. 돈이 맘몬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우리는 평생에 걸쳐 다음 세 가지 영적 방화벽을 세워야 한다. 
첫째, 끊임없는 점검이다. 돈이 내 삶의 ‘도구’로 쓰이고 있는지, 아니면 그 자체로 ‘목적’이 되었는지 수시로 살펴야 한다. 둘째, 타협 없는 정직이다. “이 정도쯤이야” 하는 틈으로 맘몬은 스며든다. 재정을 다루는 데 있어 투명함과 정직함은 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한 가장 강력한 울타리다. 셋째, 범사에 감사는 태도다. 감사는 돈이 맘몬이 되지 못하게 막는 틀과 같다. 재물이 많을 때나 적을 때나 동일하게 감사하면 돈이 더는 우리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단호하지만 부드럽게 묻고 계신다. 
“나를 너의 진정한 주인으로 삼아줄 수 있겠니?” 
돈이 주인이면 우리는 돈의 종이 된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인이면 돈은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는 도구가 된다. 우리는 전(錢)을 붙잡고 불안해하는 존재가 아니라,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신 하나님을 붙잡고 평안을 누리는 사람들이다. 하나님 한 분만을 주인으로 모시고 좁은 문과 좁은 길을 걸어가기를 소망한다.
/ 황유일 목사(꿈이자라는땅)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