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장로칼럼] 우리가 함께 듣고 읽는 이유

 
우리가 함께 듣고 읽는 이유
 
성경을 가까이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그리스도인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아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 사이에 생각보다 큰 간격이 있다는 데 있다. 성경을 펼쳤다가도 바쁜 일상에 밀려 중단하기 쉽고, 좋은 신앙 서적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한 권을 끝까지 읽는 일도 만만치 않다. 나 역시 오랫동안 같은 고민을 해왔다. ‘어떻게 하면 말씀을 일상의 중심에 둘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성경을 읽는 일이 의무가 아니라 기쁨이 되고, 좋은 신앙의 유산을 꾸준히 배우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 고민 속에서 시작한 것이 ‘공동체 성경읽기’와 ‘신앙 고전 읽기’다.
우리는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말씀을 읽는다. 눈으로만 읽는 게 아니라 함께 듣는다. 오디오 바이블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오디오북을 통해 믿음의 선배들이 남긴 신앙 고전을 듣는다. 그리고 각자의 마음에 남은 말씀과 깨달음을 서로 나눈다. 
함께 듣다 보면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혼자였다면 중간에 멈췄을 성경을 계속 듣게 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신앙 고전도 한 권씩 끝까지 만나게 된다. 그렇게 말씀과 신앙의 깊은 통찰이 어느새 우리의 생각 속에 스며들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느니라”(롬 10:17).
나는 이 말씀을 묵상하며 ‘들음’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됐다.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귀로 소리를 듣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반복해서 듣고 마음에 새기며, 서로 나누고, 마침내 그 말씀에 순종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임의 목표는 성경을 몇 번 읽었는지, 신앙 고전을 몇 권 완독했는지에 있지 않다. 말씀을 많이 아는 것을 넘어서 말씀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가 함께 듣고 읽는 이유다.
신앙 고전을 함께 읽는 이유도 같다. 시대는 달라도 하나님 앞에서 치열하게 씨름했던 믿음 선배들의 질문과 고백에는 우리의 신앙을 비춰주는 힘이 있다. 그들의 글을 통해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믿음을 다시 돌아보고, 복음이 무엇인지 묻고, 예수 그리스도를 더 깊이 알아가게 된다. 성경이 신앙의 유일하고 확실한 토대라면, 좋은 신앙 고전은 그 말씀을 붙들고 먼저 걸어간 이들이 남겨 준 귀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임을 계속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함께함의 힘’이다. 같은 성경을 듣고, 같은 책을 읽어도 마음에 들어오는 말씀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쳤던 한 구절이 다른 사람에게는 삶을 붙드는 말씀이 되기도 하고,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깨달음을 다른 사람의 나눔을 통해 만나기도 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말씀이 더욱 풍성해지고, 어느새 우리는 서로에게 믿음의 격려가 되고, 신앙의 길동무가 된다.
오늘 우리의 삶은 너무나 분주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수많은 정보와 목소리가 끊임없이 우리 안으로 들어온다. 세상의 소리는 점점 커지는데, 정작 하나님의 음성을 조용히 듣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말씀 앞에 머무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좋은 신앙의 가르침을 가까이하며, 함께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작은 습관이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결국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될 것이라 믿는다.
혼자서는 멀게 느껴졌던 성경과 신앙 고전도 함께하면 어느새 우리 마음 가까이 와 있을 것이다. 말씀을 듣는 작은 습관이 쌓이면서 어느 날 우리가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말씀을 듣고 있는 나를 넘어서, 말씀으로 생각하고, 말씀으로 살아가는 나를 말이다. 이번 가을, 그 기쁨의 여정에 당신을 초대한다.
문의: 010-4549-2925(금요PRS 총무)
/ 강신익 장로(OCC공동체)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