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독자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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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질문 있습니다(12) “타종교재단의 직장에 취업해도 괜찮을까요?”

Q: 취업준비중인 26살 청년입니다. 며칠 전, 제가 원하는 조건의 직장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 직장이 원불교재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몇 년 동안 준비한 직장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취업하기 힘든 때에 원하는 조건의 직장에 합격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타종교재단의 직장이라는 이유로 인해 생긴 신앙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나누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실 취직 자체가 힘든 때이기에 일단 취직부터 하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앞으로 일하게 될 직장에서의 신앙생활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고, 고민을 나누는 것은 지혜롭고 현명한 태도입니다.

 

먼저, 입사를 결정하기 전에 확인해 보아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타종교가 운영하는 직장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실제적 불이익은 없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보십시오. 신입사원이 회사와 다른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 대우는 하지 않는지, 개종을 강요한다든가, 비윤리적인 행동은 요구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회사의 재단이 특정 종교를 가졌다고 해서 사원들에게 해당 종교를 강요하지는 못하게 되어 있지만, 때때로 이러한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 부담을 주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단이나 비윤리적인 종교단체에서 하는 직장에 취직했다가 많은 상처를 입고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만일 그 회사가 타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한다거나, 비윤리적인 행위를 요구한다면, 혹은 회사의 종교 행사에 강제로 참여를 종용한다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직장이라도 입사하는 것은 지혜로운 선택이 아닙니다. 직장은 열정과 꿈을 갖고 헌신해야 하는 곳인데, 이러한 신앙적, 윤리적 갈등은 직장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헌신하기 힘들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 회사가 다른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이나 부당한 강요, 또는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면, 기도함으로 입사를 조심스럽게 고민해 보실 것을 권면 드리고 싶습니다.

 

독일어로 직업(일)을 “베루프”(Beruf)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소명(부르심)입니다. 개혁교회 전통 속에서도 일은 하나님의 부르심, 즉 소명이며, 일을 하는 목적은 하나님을 높이고 인류를 번성케 하는 문화 창출에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소명이라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십시오. “내가 지금 가려고 하는 직장,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소명이며, 부르심인가?” 이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이 가능하다면, 지금 성도님이 가려고 하는 직장은 하나님의 부르심일 수 있습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인을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마태복음 5:13-16). 또한 “세상” 속에 살아가지만, 이 세상에 속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씀합니다(요 18:36). 즉,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사명을 다함으로 나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함과 동시에, 나의 정체성이 세상에 속하지 않고 하늘에 속했음을 알고 거룩한 천국 시민의식을 갖고 세상 속에 살아야 함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시대는 어느 때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세상 속에서 바른 가치관과 직업의식을 갖고 윤리적으로 살아갈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또한 타인에게 유익을 주고 선을 끼치는 삶으로 초대받은 이타적인 존재입니다. 도전이 많은 세상 가운데 직업을 통해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는 <팀 켈러의 일과 영성>의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신앙고민문의 ezra621@onnuri.org)

 

이창규 목사

 이창규 목사(전 목회와신학 편집장)

 

 

 

작성자  조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