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독자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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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질문있습니다(13) “시댁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요?”

Q: 저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믿지 않는 가정에 시집을 왔습니다. 명절 때만 되면 시댁 식구들이 제사를 지내는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몇 년 전 기독교 신자인 아내가 주일날 제사 참석을 거부했다가 남편으로부터 이혼 및 자녀 양육권 소송을 당해 패소한 법원 판례가 있었습니다.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아내는 공교롭게도 주일과 겹친 설날, 교회에 가야한다며 시댁 제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부부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법원은 종교적 갈등에 의한 이혼 소송을 받아들였고, 양육권마저 남편에게 넘겼습니다.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절은 하지 않아도 되니 참여를 권유했으나 며느리는 신앙적인 이유로 완강히 거부했고, 이로 인해 가정이 파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제사 불참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된 것은 아니지만, 그 사건이 원인이 되어 파경을 맞은 이러한 경우처럼, 비신앙인의 가정에 시집이나 장가를 간 경우, 제사와 관련된 갈등은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합니다.

 

먼저 제사를 드리는 비신앙인들의 내적, 외적 동기를 이해하는 것은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해야 할지 힌트를 제공해 줍니다. 전통 제사를 지내는 기본 동기는 자기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조상에 대한 감사와 효도에 있습니다. 또한 제사를 드리면서 자손들이 복을 받고자 하는 기복적인 세계관이 그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정성된 제사가 자손들에게 임할 재앙을 피하도록 한다는 다소 미신적인 가치관에 바탕에 두고 있는데, 이것은 재앙을 피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오랫동안 지켜왔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회적 관습의 영향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와 동기들을 통해 볼 때, 제사 행위의 깊은 내면에는 복에 대한 갈망,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오랜 관습, 감사의 표현 등 인간이 지닌 기본적인 욕구와 갈망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교식 제사제도의 가장 불신앙적인 부분은 제사를 지낼 때, 죽었던 조상의 영혼이 음식을 먹기 위해 온다는 그릇된 믿음입니다. 이것은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남고, 그 영혼은 자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근거한 신념이지요. 그러나 성경은 사람의 영혼은 죽는 즉시 천국 아니면 지옥으로 가며, 천국에 간 영혼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 참 평안을 누리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눅 16:19-31; 계 14:13, 21:1-7 참조). 그리고 우리의 경배와 제사를 받으실 대상은 창조주이시며, 구속자이신 하나님 한 분 밖에 없으며(출 20:3-6 참조),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한 영원한 제물로서 단번에 받으셨기에 다른 제물을 원치 않으신다(히 7:26-28 참조)고 강조합니다. 성경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의 영혼에게 제사 드리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행 14:8-18 참조).

 

문제는 불신가정에서 부득이하게 행하지는 제사에 대해 신자로서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해야 하느냐 하는 것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 제사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정이라면 제사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를 설명하여 제사를 드리는 대신 추모식을 갖도록 제안해보는 것입니다. 만약 남편이 신앙인이라면 함께 지혜를 모을 수 있겠지요. 예를 들면, 전통 제사는 돌아가신 영혼에게 제사하는 행위이지만, 성경은 살아계신 어른들께 효도하는 것과 가정 안의 화목과 사랑을 가르치고 있음을 말씀드리십시오. 그리고 집안이 잘되고 복을 받고, 재앙을 피하기 위해 조상의 영혼에게 빌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시는 하나님께 구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쉽지 않고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둘째, 대화나 말로 설득하기 어려운 가정의 경우, 때를 기다리며 인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에 살아계신 집안 어른들에게 정성껏 효도를 하고, 좋은 며느리라는 인식을 갖도록 노력하며, 어려운 시댁 식구들을 돌아보고 사랑을 베푸는 일에 솔선하십시오. 제사 때에도 가서 시댁 식구들과 만나고, 제사에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교제에 나누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말과 행실로 모범을 보여줌으로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정 안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혹 남편이 아직 불신앙 상태에 있다면, 먼저 남편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그리고 집안 식구들 가운데 복음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 분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기회가 되면 복음을 전하십시오. 이러한 수고와 노력, 인내를 통해 온 가족이 하나님을 믿으며 예배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신앙고민문의 ezra621@onnuri.org)

 

이창규 목사

이창규 목사(전 목회와신학 편집장)

 

 

 

작성자  조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