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독자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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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 쪽방촌을 다녀와서

 

발걸음도 가볍고, 마음도 따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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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겨울, 유난히 추웠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 창신동 쪽방촌을 처음 갔다.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날 갈렙공동체 청년들은 창신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도배와 청소를 해드렸다. 청년들과 함께 방문한 집들은 하나같이 비좁고, 열악했다. 쪽방촌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의 불편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창신동 쪽방촌은 여러 가지 궁금증을 가지게 했다. 누추한 이곳에서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이곳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가족들은 있는지에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수많은 물음을 뒤로한 채 섬김에 최선을 다했다. 처음해보는 도배지만 열심히 했다. 청소도하고, 허드렛일도 도왔다.
그 날 이후 지금껏 매월 한 번씩 창신동 쪽방촌을 방문하고 있다. 그분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순 없지만 꼬박꼬박 방문하는데 의미를 뒀다. 시간이 허락되는 한 매월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있다. 그곳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생신을 축하해드리는 것이 가장 큰 사역이다. 항상 반겨주시던 어르신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벌써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어르신들에게 처음에 가졌던 궁금증이 없어졌다. 내가 어떻게 이 분들을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도 위선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전에는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주거공간과 환경을 보고 안쓰러웠다. 내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판단하고, 감정을 내새웠던 것이 부끄럽다.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면서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나는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내가 도움을 주면 그들은 받는 일방적인 관계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아가면 어르신들은 늘 고마움을 표현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도 외로움 속에 계셨던 어르신들은 그게 아닌가보다. 그 모습이 눈에 선했다. 어르신들이 느끼는 고독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어르신들을 위해 더욱 기도하게 되었다.
주말에 시간을 들여 창신동 쪽방촌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때도 있다. 가고 싶지 않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항상 창신동 쪽방촌을 다녀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마음도 따뜻했다.
그래서 이 사역을 2년째 지속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먼저 마음을 주고 싶어 창신동 어르신들을 대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르신 말씀에 귀 기울이며 공감해나가려고 애쓰는 내 모습에 놀랄 때도 많다. 올 겨울에도 창신동 쪽방촌에 따뜻한 이불 같은 사랑을 전할 것이다.

백현욱
/ 백현욱 형제(갈렙공동체)

작성자  김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