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넘치는 은혜
31기 양재 순장학교를 마치고
/ 이상화 성도(서초B공동체)
작년 여름 순장을 맡아주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하고 있는 일과 예정된 일들이 많아 거절했다. 사실 일이 바쁜 것도 있었지만 순장이라는 직분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다행히 다른 분이 순장을 흔쾌히 맡아 주셔서 순장 제의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우리 순 모임은 매주 은혜롭게 이루어졌고 그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느 누구도 순장님이 인도하시는 마지막 순예배가 될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순장님은 순예배 다음날 저녁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다. 순장님은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섬기셨고, 순원들을 잘 이끌어 주셨다. 교회에서는 순원들을 원하는 순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순을 지키고 키워나가기를 강하게 원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순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서초B공동체 33순의 새로운 순장이 되었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하나님의 은혜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만큼 더 바빴지만 작년에는 고사하던 순장을 스스로 맡겠다고 했다. 나의 좁은 생각으로 준비를 더 하고 순장을 맡겠다고 했지만 하나님은 준비되지 않은 나를 부르셔서 순장 직분을 맡기셨다.나에게 순장학교는 맡겨진 직분을 더 잘 섬기기 위한 훈련 장소였다. 그러다 보니 매주 목사님들의 설교가 순을 잘 이끌어가기 위한 가이드로 여겨졌다.
아웃리치를 통해서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서울역 인근 쪽방촌 문을 두드리며 전도하기도 하고 예배를 드렸다. 그곳에 사는 분들에 비해 내가 경제적, 육체적, 심리적으로 더 나을 수는 있겠지만 과연 하나님과의 은밀한 영적 관계에 있어 더 낫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매일 바쁘다는 이유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최우선시하고 있지 않은 나였다. 그런 나를 하나님은 쪽방촌 주민들보다 더 안타까워하실 것 같았다. 이 모든 것은 순장학교가 아니면 알 수 없었을 소중한 경험들이다. 나는 이번에 바쁜 일정들 때문에 출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수료하지 못했다. 하지만 순장학교를 통해 부어주신 하나님의 크고 넘치는 은혜를 고백한다.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