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맛있는 말씀 해설] “세월을 아끼십시오…”(엡 5:16).


“세월을 아끼십시오…”(엡 5:16).
 
몇 해 전, 신실한 신앙인인 개그맨 형제의 간증을 들었다. 그 간증이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개그맨이 되고 나서도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어려운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했다. 당시에는 개그맨 선후배 관계에서 상당한 위계질서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특히 술자리에서는 더욱 심했다고 한다. 선배가 주는 술을 후배가 마다하는 것은 선후배 관계에 굉장한 어려움이 생기는 일일 뿐만 아니라 조롱거리가 되는 일이었다고 했다. 한번은 그 개그맨 형제가 술을 거부했더니 한 선배가 “너 기도 잘한다며 지금 기도해 봐”라며 조롱했다고 한다. 그 순간 개그맨 형제는 마음속으로 그것을 기회로 여기면서 선배의 왼쪽 귀에 대고 뜨겁게 기도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신앙인으로서 누구나 한 번쯤 이러한 순간을 겪을 수 있지만, 모두가 그것을 기회라고 여기지는 못할 것이다. ‘기분 나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개그맨 형제는 선배에게 조롱당하던 순간을 예수님을 전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 순간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작정 된 특별한 시간이었고, 그 개그맨 형제는 예수님을 전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에베소서> 5장 16절 “세월을 아끼십시오”라는 말씀은 단순히 자신의 욕망이나 어떤 목표를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세월을 아끼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그 시간을 사라’는 의미다. 여기서 시간은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로 구분되는데, ‘크로노스’는 절대적인 시간을 의미한다. 이 세상에 흘러가는 시간을 뜻한다. 반면 ‘카이로스’는 헬라 문화권에서 ‘특정한 의미 있는 시간’. ‘어떤 기회’를 뜻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기독교에서 ‘카이로스’는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작정 된 특정한 시간을 의미한다.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은 바로 카이로스,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특정한 시간, 어떤 기회를 사라, 쟁취하라는 의미다. 그리고 이어지는 17절 말씀에서 언급된 것처럼, 지각 없는 사람이 되지 말고 주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는 것이다.
바울은 에베소 성도들에게 그리스도인 삶의 방식에 대해 권면하면서 “어떻게 행할 것인지 주의 깊게 살펴서 어리석은 사람들같이 살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들같이 살라”고 이야기한다(15절). 이 지혜는 <에베소서> 1장 17절에서 언급된 것처럼, 하나님을 알게 하는 지혜이다. 세상의 지혜와 극명하게 구분된다. 
<고린도전서> 2장 6~8절 말씀에 의하면, 세상에는 이 지혜가 없었기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다고 한다. 즉, 세상의 지혜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지혜이고, 하늘의 지혜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 시간을 깨닫지 못하고, 그 기회를 쟁취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그 지혜가 ‘기회(카이로스)’를 붙잡게 한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이 시간이 하나님 기회이자 특정한 시간임을 깨닫고 그 기회를 붙잡는다. 지혜 있는 자들에게는 매 순간이 기회이자 하나님이 허락하신 특별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용기를 구하면 그분이 우리에게 용기를 낼 기회를 허락하시고, 우리가 하나님께 사랑을 구하면 그분이 우리에게 사랑할 대상을 붙여주신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주의 뜻을 분별해서 지혜로운 사람들같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쟁취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 양진범 목사(평택온누리교회)

작성자  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