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맛있는 말씀 해설] “…우상은 세상에 아무것도 아니며 또한 하나님은 한 분밖에 없는 줄 아노라”(고전 8:4).

맛있는 말씀 해설
 
“…우상은 세상에 아무것도 아니며 또한 하나님은 한 분밖에 없는 줄 아노라”(고전 8:4).
 
설 명절이나 추석이 오면 각 가정에서 제사와 관련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모처럼 한 가족이 마주하는데 기독교인이라고 제사를 거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앙인으로서 제사를 인정할 수도 없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 70% 이상이 제사와 차례를 중요시한다고 하니 명절이 적지 않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왜 믿지 않는 자들은 제사를 거부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할까? 그것은 제사를 단순한 예식으로 보는 게 아니라 종교 이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조상신을 제대로 모시지 않으면 인과응보로 가정에 우환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에서 제사 문제란 부모 공경을 넘어서 잘못된 무속신앙에 가깝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무속신앙은 부모와 조상이 죽으면 그 영혼이 신으로 변화돼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가르친다. 제사를 열심히 지내는 것도 조상신을 달래 화를 면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사 문제에 대해 성경은 어떤 말씀을 하고 있을까? 성경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물질세계에 영향을 주기는커녕 완전히 분리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죄로 타락한 인간의 본성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아가게 만든다. 그래서 믿음 없는 사람은 조상신의 진노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쩌면 신약시대 고린도교회 일부 성도도 제사 문제에 대해 이와 비슷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고린도 지역에서는 이방 신전에 제물로 바쳐진 모든 고기를 제사 후에 일반시장에 유통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성도들은 우상의 고기를 먹는 것은 우상숭배와 다름이 없고, 고기를 사 먹는 자들은 ‘배교자’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그러나 바울은 이 생각을 복음 안에서 단호히 배격했다. 성경적이지 않고 매우 잘못된 세계관이라고 비판한다. 예수를 믿게 된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령과 동행하며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믿음이 있는 자에게 고기는 고기일 뿐 우상숭배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어떤 이들이 고기를 먹는다면 주를 위하여 먹는 것이고, 먹지 않는 자라면 주를 위하여 먹지 않는 것이기에 정죄함이 없다는 것이다. 
교회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세워주고, 용납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이 사실에 비춰볼 때 그리스도인은 제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해해야 한다. 
첫째, 절하지 않거나 제사 드리지 않는 것이 불효라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효(孝)는 창조주 하나님을 먼저 사랑하고, 부모를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출 20:4, 엡 6:1~2).
둘째, 조상을 공경하는 것과 조상을 신으로 예배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부모를 섬기고 효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유교를 종교로 대체해 조상신이 인간의 화복을 주관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반성경적임을 알아야 한다.
셋째, 기독교인은 믿지 않는 가족을 더 잘 섬겨야 하고, 나와 다른 가족 구성원을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 이를테면 명절날 가족 모임에 더 일찍 참석해서 더 많은 수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도 가족 모임을 앞장서서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어 나눠주고, 살아있는 부모에게 효를 다해야 한다. 그럼에도 명절날 제사와 절을 하라고 강요한다면 유교 문화도 존중하지만, 기독교 문화도 존중해달라고 담대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제사 대신 추도, 추모예배를 드려보면 어떨지 권면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믿지 않는 가족 모임에서 제사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자세일 것이다.
/ 김상수 목사(대전온누리교회)

작성자  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