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맛있는 말씀 해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지금도 은혜로 선택을 받아 남은 사람이 있습니다”(롬 11:5).

맛있는 말씀 해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지금도 은혜로 선택을 받아 남은 사람이 있습니다”(롬 11:5).
 
은혜는 교회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종종 우리는 이 단어를 ‘자비’와 혼동해서 같은 의미로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 두 단어는 정의상 분명히 다르다. ‘자비’란 받아야 할 벌이나 대가를 받지 않는 것을 뜻한다. 즉, 하나님이 심판이나 정죄를 유보하시는 것이다. 반면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는 선물을 받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가 전혀 자격이 없음에도 하나님이 복을 주시는 것을 말한다. 
본문을 살펴보기 전에 바울이 이 말씀을 기록한 배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바울은 5절을 언급하기 전에 엘리야 이야기를 인용한다. 우리는 엘리야와 바알 선지자들이 대결했을 때 하나님이 참되신 하나님이심을 드러내신 사건을 잘 알고 있다. 이 시기 엘리야는 자신만 홀로 남았다고 탄식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 가운데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천 명을 예비하셨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바울은 엘리야 시대의 일과 똑같이 바울의 시대에도 유대인 중에 신실한 ‘남은 자들’이 있다고 말한다.
본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두 가지 핵심이 있다. 하나는 ‘은혜로 선택을 받아’(κατκλογν χριτο, 카트 에클로겐 카리토스)이고, 다른 하나는 ‘남은 사람’(λεμμα, 레임마)이다.
첫 번째 표현 ‘은혜로 선택을 받아’는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에 대한 주권적 선택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이는 우리가 선했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운 목적에 따라 선택하셨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의 구원이 행위에서 오는 게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가리킨다. 하나님이 독생자를 보내 주심으로써 우리가 구원을 누리게 된 것이다. 
두 번째 표현 ‘남은 사람’은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특별히 보호하시고 살려 두신 무리를 가리킨다. 바울은 이 말씀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 대부분 하나님을 떠나 있었을지라도 여전히 신실한 무리가 남아 있음을 강조한다. 이스라엘 역사에 수많은 위기가 있었음에도 하나님이 늘 남은 자들을 보존하셨고, 백성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셨다. 이는 교회의 존재가 하나님이 별도로 마련하신 계획이 아니라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구속 사역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하나님이 우상숭배에 빠지기 일쑤였던 옛 이스라엘을 보존하셨듯이, 오늘날에도 그분의 백성을 지키신다. 현대 사회가 도덕적, 영적으로 타락해 보일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확신할 수 있다. 엘리야 시대와 바울 시대에 그러하셨듯이,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 삶 가운데서 일하시고, 신실한 자들을 붙들어 주신다.
결국, <로마서> 11장 5절은 하나님의 신실하심, 은혜, 주권을 선포하는 핵심 구절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은 항상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시기에 은혜로 선포하신 본문이 우리의 구원에 대한 확신을 준다. 구원의 근원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다. 그것은 우리의 어떠함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호의와 은혜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고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나아가 우리가 사는 시대에도 ‘남은 사람’의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와 문화가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는 것처럼 보일 때도, 그분은 결코 뜻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역사 속에서 언제나 그분의 백성을 보존하시고, 새롭게 일으키심으로 궁극적인 구원 계획을 이루어 오셨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신실하심을 더욱 깊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남은 자의 존재가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서 전도와 선교가 불필요하다고 잘못 추론한다. 그러나 <로마서> 전반에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반드시 전파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힌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는 교회에서 혹은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이 예비하신 자들과 함께 동역하면서 세상에 하나님의 빛과 사랑을 전하는 ‘남은 사람’으로 쓰임 받기를 소망해야 한다.
/김태광 목사 (W청년부)

작성자  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