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동 쪽방촌, 이곳이 천국입니다”
인천 구월4순, 독거노인과 함께 2년째 부활의 기쁨 누려
‘부활의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2년 전부터 진행해온 인천 부활절 찾아가는 예배가 지난 부활주일에도 어김없이 진행되었다. 인천 온누리는 2년 전부터 부활의 기쁨을 주변 이웃과 함께 나누고 있다. 찾아가는 예배의 시작은 독거노인, 불우한 이웃들을 각 동사무소에 의뢰하여 동사무소에서 정해주는 이웃을 랜덤으로 배정받아 1년에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절기 때 세 번 이웃을 찾아가 위로하고 섬기며 기쁨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지난 부활절에는 구월4순과 동행 길에 올랐다. 구월4순은 인천 온누리 성도들 중 제일 먼 지역을 배정받았지만 가는 내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간증을 나누며 그곳을 향했다. 이들이 만나러 가는 독거노인은 바로 만석동 쪽방촌에 사는 76세 이OO 할머니. 이OO 할머니는 천주교 신자다. 처음에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예배를 하거나 기도를 하지 않고 할머니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했는데, 긍정적인 할머니의 모습 때문에 금세 말씀을 나누고,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할 수 있었다. ‘감사함으로’ 매일을 사는 이OO 할머니. 좁지만 작은 집이라도 있는 것에 감사, 아파도 더 크게 아프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 항상 ‘감사’를 입에 달고 사신다.
이곳을 지금까지 꾸준히 방문한 김광겸 순장은 할머니를 방문하러 가는 마음가짐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할머니 댁을 가면 저희가 위로하러 가서 오히려 더 은혜를 받아요. 그곳은 저희에겐 영적인 천국이에요.” 은혜 받으러 간 곳에 큰 위로가 있었다는 고백은 김 순장 뿐 아니라 구월 4순 식구들 모두의 입에서 한결 같이 나오는 고백이다.
할머니가 지내는 방은 너무 작아서 들어가는 순서대로 앉고 역순대로 나와야한다. 최대 인원도 3~4명밖에는 들어가지 못할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은 김광겸 순장, 곽진옥 집사, 허인선 자매 이렇게 세 명이 방문했다. 지난번에는 아이 2명을 데리고 온 순원이 있었는데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자신이 만든 인형을 선물로 주며, 사랑을 나눴다. 이날도 처음 방문한 허인선 자매에게 본인이 선물 받은 새 신발이 안 맞는다며 선물했다.
끊이지 않는 할머니의 ‘감사 고백’ 드디어 구월4순에서 기대하고 기다렸던 복덩이 할머니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할머니는 기쁨으로 맞이하며 또 감사함에 대해 구구절절이 늘어놓았다.
“입원하지 않을 정도만 아프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비가 올 때 물이 새는 데 아무 문제없이 살 수 있는 것도 감사하죠.”
이렇게 매번 감사를 고백할 때 마다 평강의 영이 임한다고 했다. 그래서 특별히 염려와 걱정은 없지만 그래도 단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바로 혹시 치매나 중풍에 걸려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뿐이다. 이에 곽진옥 집사는 대답했다. “할머니처럼 감사하면서 사시는 분한테는 절대로 그런 병이 있을 수가 없어요.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거 에요.” 할머니는 곽 집사의 말에 바로 ‘할렐루야’, ‘아멘’을 연이어 외쳤다.
할머니는 어디를 가든지 늘 이렇게 기도한다고 한다. “하나님, 제가 어디를 가든지 지켜주시고, 갔던 길로 돌아오게 해 주세요.” 이렇게 하나님과 오랜 대화와 교제 때문인지 독거노인으로 긴 세월을 살았음에도 외롭지 않다고 한다. 무서운 것도 없고 그저 하나님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기뻐하며, 감사함으로 산다는 이OO 할머니의 모습 속에 ‘작은 예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사실 할머니는 상황으로만 봐서는 너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하나 밖에 없는 딸도 할머니를 ‘나 몰라’라 하고, 할아버지는 일찍이 돌아가신 상태다. 딸이 어머니를 외면하며 살지만 할머니는 이렇게 고백한다. “그럼에도 예수님께 감사해요. 저는 그냥 모든 게 감사해요. 저를 지켜주시고 보호해주시고, 늘 저와 함께 계시는 것만으로 감사할 따름이죠. 전부 감사하다고 고백하면 그 감사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체험해요”
하나님과 함께해서 외롭지 않아요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이 할머니에게는 외로울 시간조차 없다. 문화센터에서 태권도도 배우고, 손으로 인형 만드는 것도 배우고 있다. 혼자 있을 때는 성경 필사도 했다고 한다. 백내장으로 눈이 좋지 않음에도 신·구약을 한 번씩 다 썼다는 할머니. 그녀의 간증이 계속 이어졌다.
“이것도 하나님께서 쓰게 해주셨어요. 글씨를 잘 못 쓰고, 쓰다가 졸리기도 해서 49일 동안 기도하면서 썼어요.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도와주셔서 쓸 수 있었어요.”
또한 할머니자체가 워낙 부지런하기 때문에 늘 깔끔하게 단장하고 매너 있는 태도로 다른 사람을 대한다. 이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구월4순이 방문한다는 말에 곱게 화장하고 예쁘게 단장하고 있었다. 이런 할머니의 모습 속에서 순수함을 간직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천국을 사는 하나님 자녀의 모습
마지막으로 할머니가 말했다.
“저는 이미 영적으로 엄청나게 부자에요. 실제로 사는 것은 작은 방 한 칸에 혼자 살지만, 영적으로 하나님과 함께 하고 있음 자체가 부자 아니면 뭐에요? 물론 아픈데도 있고 시련주시는 것도 있지만 감당할 만큼의 시련과 아픔을 주심에 감사해요. 이것을 통해 하나님을 더 찾게 되니깐 이것도 감사, 저것도 감사 몽땅 다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교회에서 부활절을 맞아 작은 선물을 했다. 이에 할머니는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많은데 제가 이런 걸 받아도 되는지 염치가 없습니다”라고 겸손한 고백도 했다.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모두 손을 꼭 잡고 기도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2~3일 전부터 필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 게 있으면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주신다고 고백하는 할머니. 늘 이곳에서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따라 사는 할머니의 모습은 마치 천국에 사는 하나님 자녀의 모습이었다.
기쁨과 감사로 마무리 한 부활주일
할머니를 배웅하고 돌아가는 길에도 순 식구들은 하나같이 할머니의 모습 때문에 기뻐하고 감사했다고 하며 고백했다.
곽 집사가 먼저 이곳을 다녀온 소감에 대해 입을 열었다. “기도하실 때는 꼭 손을 잡고 기도하세요. 그리고 저희들이 그냥 찾아가서 들어주고 손잡아주면 좋아하세요.”
허 집사는 “매사에 하나님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시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큰 도전을 받고 돌아가요. 마음 자체가 감사함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얼굴에 평안이 느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김 순장은 감사 외에도 할머니의 좋은 습관이 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들이 방문한다고 예를 갖추는 모습이 참 좋아 보여요. 사실 부지런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을 맞이할 때 그 마음에 기쁨이 없으면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바로 우리가 예수님을 맞이할 때 저런 모습으로‘ 맞이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많은 도전이 되었어요.”
김 순장은 “만약 찾아가는 예배가 없어진다 할지라도 우리 순 자체 내에서 할머니와 관계를 유지하고 찾아뵙고 싶어요. 이곳을 방문하면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되어서 제 영이 더 충족되는 것을 경험해요.” 이렇게 김 순장과 곽 집사는 ‘찾아가는 예배’가 아니더라도 1년에 정기적으로 꼭 찾아갈 것을 결단했다.
할머니와의 만남 후 순원들이 이 찬양이 계속 입가에 맴돈다며 찬양가사를 되뇌었다.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중한 죄 짐 벗고 보니 슬픈 많은 이 세상도 천국으로 화하도다. 할렐루야, 찬양하세. 내 모든 죄 사함 받고,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오은지 기자 oej@onnuri.org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