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기도 - 하나님과의 친밀감 / 유현목 목사
1. 기도와 영성2. 기도와 큐티3. 기도와 성령4. 기도와 선교5. 기도와 사역
<1. 기도와 영성>
하나님과의 친밀감(intimacy)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입니다. 기도란 내 호흡보다 더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며, 그 하나님께 나 자신을 개방해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할 때 어떤 기술이나 방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으며 어떤 존재가 되길 원하는지 단순하고 간단하게 아뢰기만 하면 됩니다. 마치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영혼의 의사이신 하나님께 가장 내밀한 고통의 문제를 솔직히 말씀드리고 그분이 내게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나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는지 조용히 그분의 얼굴을 기다리는 것이 기도의 본질입니다. 그러므로 내 욕망만을 채우기 위한 기도에 익숙한 우리가 날마다 내게 오시는 하나님께 자신을 열어 드리고 그분과의 친밀한 대화를 배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노력하고 인내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하나님과의 친밀감은 기도의 열매입니다. 대개 오랜 세월 동안 깊은 기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납니다. 첫째, 사랑의 강화.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습니다. 따라서 사랑은 인간의 본질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간은 사랑 받을 때 건강해지고 사랑을 실천할 때 온전해집니다. 기도란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통해 뜨거운 사랑을 체험하는 것이요, 그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그분께 열렬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은 내 삶의 모든 죄의 찌꺼기를 녹이는 용매 역할을 하면서 내 안에 감추어져 있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도록 작용합니다. 그러나 기도는 치유와 회복에 머물지 않습니다. 기도는 결국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웃들을 향하여 필연적으로 흘러넘쳐서 그들에게 자비(compassion)를 베푸는 데로 나아갑니다. 그 순간 다른 사람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됩니다. 그러므로 이웃 사랑이 없는 하나님 사랑은 위선이요, 하나님 사랑 없는 이웃 사랑은 자기 자랑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 사람의 기도의 수준은 그 사람의 사랑의 수준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기도를 아는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합니다.
생명으로 연결된 지체
둘째, 공동체 의식의 확장. 선악과를 따 먹은 인간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원망함으로 관계성이 깨어져 버렸습니다. 자연도 저주를 받아 엉겅퀴와 가시덤불을 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죄로 인해 파괴된 인간과 세상 만물을 새롭게 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러므로 기도가 깊어지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생명으로 연결된 지체라는 인식을 하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세상 모든 인류가 한 가족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세상의 역사와 구조적인 악의 문제에 무관심하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할 수 있도록 애를 씁니다. 더 나아가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 전도와 선교에 자기 목숨을 바칩니다. 또한 그는 인간도 피조물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자각하기 때문에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동안 인간은 피조세계와 자신을 단절시킨 채 그것을 착취하고 오용해 왔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오해하고 여기에 편승하였습니다. 그러나 기도를 통해 깊은 영성을 소유한 사람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갑니다. 성 프란시스코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늑대를 꾸짖어 회개시켰고 새들에게 설교를 했으며 심지어는 해와 달을 형제와 자매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피조물에게 영이 있다는 말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이 확장되면 피조세계와 내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영적 성숙의 절정=하나님과 연합
셋째, 하나님과의 연합.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순간 하나님의 영이 내 영혼 깊은 곳에 좌정하십니다. 이는 더럽고 냄새나는 말구유에 아기 예수님이 임마누엘 하시는 사건과 비슷합니다. 그 순간 죽었던 나의 영혼은 그 자리에서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신비입니다. 지금 나의 영혼은 실제로 하나님의 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거짓된 자아는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옛 사람의 본성을 따라 살아가려고 합니다. 기도란 진정한 나 자신이 성령의 도움을 받아 하나님과 교제하는 신비로운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이제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처음에는 하나님의 영과 나의 영이 구별됩니다. 그러나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친밀감이 깊어지면 어느 순간 나의 영과 하나님의 영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일치를 경험합니다. 이는 실제로 하나님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영적으로 깊어지면 하나님의 뜻이 나의 뜻이 되고, 하나님의 생각이 나의 생각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기독교 영성의 대가들은 영적 성숙의 절정을 하나님과의 일치 또는 연합(union)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오직 오랜 기도생활과 하나님의 은총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연합은 환상이나 자아도취에 이르지 아니하고 오히려 교회와 세상을 향해 헌신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오직 기도로 만나는 하나님
하나님과의 친밀감은 오직 기도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영성신학자 Richard Poster는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영혼을 향해 웃으시고 우리 영혼도 하나님을 향해 웃는다.” 기도의 사람 Forsyth는 말했습니다. “우리는 움직이시는 하나님을 향하여 움직인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는 것과 만나는 것 없이 기도할 수 없다.” 이것이 기도요 하나님과의 친밀감입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데 있어서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미숙합니다. “주여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 이것이 기도의 깊은 세계로 들어가길 원하는 우리의 갈망이기도 합니다. 찰싹거리는 파도를 보고 두려워하지 마시고 깊은 기도의 바다로 들어오시길 축원합니다.

/ 유현목 목사
작성자 온누리

